아인혼 “협상 계속 조건 중간합의가 합리적”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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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부르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부르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RFA PHOTO/ 이규상

앵커: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크고 명확해진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다시 스몰딜, 또는 중간 합의로 되돌아가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 될 것이라고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이 밝혔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의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의 준비에 나선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국인 한국을 고려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의 재개에 대한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만났습니다.

-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북 숨고르기 시간

- 서로 계산 착오, 현 상황 검토 중

- 서로 비핵화 정의, 대북제재의 해제 시점 인식 달라


-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님.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 2월 말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간의 기싸움이 팽팽합니다. 우선 지금 상황에 대한 평가부터 이야기해주시죠.

[로버트 아인혼]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미국과 북한 모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지금의 상황을 검토 중에 있다고 봅니다. 우선 미북 양측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잘못 계산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으로 대북제재의 완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오판했고, 미국도 북한에 모든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폐기를 통 크게 요구하면 북한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 것이 계산 착오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양측 모두 앞으로 최선책을 찾기 위한 재평가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서로가 상당한 조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 지금 미국과 북한에게 중요한 핵심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비핵화의 정의’와 ‘대북제재의 해제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보님께서 정의하시는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시점은 무엇입니까?

[로버트 아인혼] 미국과 북한이 서로 다른 비핵화의 정의를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미국은 일종의 고전적인 비핵화 정의를 갖고 있는데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분열성 물질, 미사일과 미사일 생산 시설을 포함한 핵생산 능력, 그리고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까지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비핵화의 정의를 담은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고, 여기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안 된다’고 말했죠.

한편, 과거 북한의 성명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에 대한 어떠한 핵위협, 예를 들어 북한을 사정권으로 둔 미국의 전략폭격기나 잠수함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위협을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분명한 것은 미국과 북한의 최종 비핵화의 목적지와 결론이 다르다는 겁니다.

대북제재가 언제 해제돼야 하는지에 관련해 미국은 가능한 오랫동안 제재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물론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 일부 제재에 대한 완화 조치가 있을 수 있지만, 마지막 비핵화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미국이 주요 경제제재는 해제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대북제재 북한에 큰 영향 미쳤지만, 비핵화까지 충분치 않아

- 트럼프 행정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예외 허용할 수도


- 대북제재의 전문가로서 지금 대북제재가 북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지난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한 5개 항의 대북제재 완화 조치는 과연 무리한 요구였다고 보시는지요?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대북제재는 2016년 3월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내용입니다. 이 대북제재는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해산물, 섬유 등 주요 물자의 수출과 원유, 석유 정제품에 대한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제재였고, 북한에 상당히 큰 충격을 줬기 때문에 북한은 이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대북제재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만큼 충분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 대북제재 국면에서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제 협력도 언급됐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와 북한도 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로버트 아인혼] 북한에 현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에 대한 대북제재의 예외를 두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예외 조치를 바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의 예외에 동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는 우방국에게 상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면서도 석탄 수출 금지를 없애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 스몰딜∙중간 합의로 다시 접근 시도해야

-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 교환

- 북, 핵∙미사일 실험 재개처럼 어리석은 발언∙행동 삼가야


- 비핵화의 정의, 대북제재의 해제 조건 등 미북 양측의 견해차가 크고 명확해진 상황에서 앞으로 미북 대화가 재개될 경우 이를 어떻게 좁혀나갈지가 관건입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로버트 아인혼] 양측의 견해차는 매우 큽니다. 따라서 스몰딜(작은 합의)로 되돌아가는 것이 하나의 접근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요 핵시설인 영변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종전선언,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주의 지원 등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개성공단의 재개처럼 일부 대북제재의 예외 조치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거래(small deal)로 되돌아가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고, 영구적인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의 중단 등 중간 합의도(interim agreement)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 중간 합의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약속과 연계해야 할 겁니다. 저는 중간 합의가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미국에서는 다시 북한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곧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발표가 있을 것이란 예고도 있고요. 아인혼 특보께서 지금 북한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조언하신다면 무엇을 말씀하시겠습니까?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면, 최근 북한이 발표한 성명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핵∙미사일 발사 실험의 중단을 계속할지, 미북 협상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발언이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이 미북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더 실용적인 해결책을 위한 고민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김정은 정권에 과장된 발언을 하지 말라고, 또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 네.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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