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이산가족도 화상상봉 절실”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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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 이산가족도 화상상봉 절실”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내에 설치된 화상상봉실.
/연합뉴스

앵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면서 미국 내 한인들이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 친지들과 대면 상봉을 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때문에 남북 간 추진 중인 화상 이산가족 상봉에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도 동참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화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미국 내 반응과 전망을 박수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 전 이산가족 상봉 추진 약속

[차덕철] 향후 남북관계 복원 시 언제라도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사전에 화상상봉장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긴요한 일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8월 20일) 한국 통일부 정례 브리핑에서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비대면 방식의 화상상봉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내 7개 화상 이산가족 상봉장 증설도 곧 완료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도 한인 이산가족들의 상봉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무부는 최근 (9월1일) 미국 내 한인들을 위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 내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미주 한인들의 비통한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인 이산가족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가 최근 (9월1일) 미국 시민들에 대한 북한여행 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면서 미국 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대면 상봉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댄 제스퍼 미국친우봉사단(AFSC) 워싱턴 사무소장은 북한여행 금지 조치 철회는 북한 내 이산가족과 재회를 바라던 미주 한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간단하게 취할 수 정책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댄 제스퍼]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 후보가 선거 전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면밀히 검토했으면 합니다.

제스퍼 사무소장은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송원석 워싱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총장은 여행금지 조치가 아니더라도 북한을 방문하는 일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원석] 사실은 현재는 아시다시피 북한 여행 금지 때문에 미국의 한인들이 북한으로 가서 만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아예 없고요. 또 가족을 찾는다는 것은 중간에 이런 일을 해주는 중개인을 고용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었는데요. 거기에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그 과정에 사기를 당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고요. 그리고 북한으로 여행하는 과정 가운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든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현 미 행정부 반응 없어…남북 화상 상봉 성사 시 도움 될 것

이처럼 대면 이산가족 상봉이 더 어려워진 가운데, 미북 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은 가능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차희 재미 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National Coalition on the Divided Families: Divided Families USA) 사무총장은 최근 (9월2일) 자유아시아방송 (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에서 계류중인 이산가족 상봉 법안(H.R.826)도 한국 정부의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미주 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했습니다.

[이차희] 우리가 죽기 전에 고향 땅을 밟고 가족을 만나는 것이 우리에겐 한이 맺힌 일입니다. 이것이 화상 상봉으로 대체될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화상 상봉으로 인해서 상봉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상 상봉은 하나의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남북 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미주 한인들도 재회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송원석 사무총장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대면 이산가족 상봉을 대신할 순 없지만, 이산가족들에게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원석] 다시 대화가 돼서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 자체로도, 미주에 있는 한인들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주 한인들에겐 화상 이산가족 상봉 또한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입니다.

[송원석] 사실 상원에서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통과가 돼도 그 법안 자체가 화상 상봉을 포함한 북미 간의 이산가족 상봉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상봉으로 이뤄지기까지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여성평화단체인 위민 크로스 DMZ(Women Cross DMZ)의 이현정 조직국장도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의회에서는 적극 논의되고 있지만, 행정부 내에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정] 의회 쪽에서는 지지 표명을 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행정부 쪽에서는 여기에 대한 입장을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며칠 전에 기고했잖아요? 반드시 이산가족은 재회하게 하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지금까지 전혀 거기에 대한 정책이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고요.

미국 내 이산가족들, 생사 확인위해 화상 이산가족 상봉 촉구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미북 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절실한 이유 중 하나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꼽습니다.

아차희 사무총장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의 85%가 80~90대 노인들이라며 이들에게 장거리 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부분 북한 내 가족들의 생사조차 쉽사리 확인할 수 없어 화상상봉부터 시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차희] (미주 한인 이산가족)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중간에서 대화가 끊어졌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영문을 모르고 있습니다.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끊어졌는지, 사정이 있어서 편지가 끊어졌는지. 편지하시던 분 중 상당수가 왜 연락이 끊어졌는지 모르고 계십니다.

그는 재미 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 측에서도 북한 내 이산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이유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송원석 사무총장도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은 70년의 세월 동안 가족과 분단된 삶을 살고 있다며 화상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기대했습니다.

[송원석] 그분들에게 본인의 가족들을 다시 찾아서 이분들과 화상으로나마 얘기할 수 있고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미북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이산가족 상봉도 가능할 걸로 전망했습니다.

[송원석]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적 문제와는 다르게 가족과 인도적 차원에서 다뤄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서 언제든지 가능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현정 조직국장은 미국 내 한인단체가 미국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지속해서 호소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현정] 그래서 계속 시민 사회에서 행정부에 연락하고 왜 이게 중요한지에 대해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KAMA) 소속으로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펴온 박기범 미 하버드대 교수는 “이산가족들이 북한 내 가족들을 방문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들이 이른 시일 안에 화상상봉을 통해 북한의 가족, 친지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대면상봉까지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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