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한달] “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나야 돌파구”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7-1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존 메릴(John Merrill)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
존 메릴(John Merrill)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
RFA PHOTO/이규상

존 메릴 전 미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 인터뷰

앵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의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가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북 협상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메릴 전 국장은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한 만큼 대북제재의 완화, 평화체제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하는 상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협상에서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할 것도 조언했습니다.

또 비핵화는 복잡하고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과정인 만큼 인내를 갖고,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두 정상이 다시 만나야 한다고 메릴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존 메릴(John Merrill)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국장을 직접 만났습니다.

==============================================================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북한 비핵화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지만, 미국과 북한의 협상 동력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핵화의 요구’와 ‘평화체제, 종전 선언에 대한 논의’를 두고 미국과 북한의 이견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있을 미북 간 실무협상에서 어떻게 간격을 좁혀 나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2일 “수십 년간 이어진 문제를 몇 시간 만에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잘 지내고 있고, 일도 잘하고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불식시키려 애썼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미국 의회와 일부 언론, 전문가 사이에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은 “회담이 나쁘지 않았으며, 여전히 미북 협상을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의 시간표를 요구했듯이 미국도 대북제재의 완화, 평화체제 논의 시간표를 제시하는, 상호적인 협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 메릴 전 국장은 앞으로 비핵화 협상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대북정책의 유연성과 함께 미북 정상의 후속 회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에 관해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국장의 견해와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 폼페이오 방북∙고위급 회담, 나쁘지 않았다.
- 정상회담 이후 미∙북 합의이행 조치도 긍정적, 양측 더 보여줄 필요 있어
-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 미국의 제재 완화∙평화체제 논의 시간표는?
- 트럼프 대통령, 협상을 잘 이해하고 있어 낙관적 기대
- 협상 진전을 위해선 논의내용 비핵화에서 무기 통제로 옮겨가야


- 존 메릴 전 국장님, 반갑습니다. 우선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존 메릴]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확실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실망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고위급 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논평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잘 안 된 것만을 찾고 있는데요. 저는 회담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3가지 쟁점이 논의됐습니다. 첫째는 비핵화, 둘째는 새로운 미북 관계, 셋째는 미북 관계의 개선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직 비핵화의 부분에만 집중하고 다른 약속은 잊고 있습니다.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무슨 내용이 오갔는지 잘 모르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비핵화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고, 확실하게 말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1950년대 초부터 시작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 하룻밤 사이에 해결책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비대칭 권력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유일한 억지력은 핵무기와 특수화된 재래식 군사력뿐인데, 다량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처음부터 북한에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겁니다. 이는 비현실적이고 갈등을 불러올 수 있죠. 따라서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논의의 내용이 비핵화에서 무기 통제 쪽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했고요.

[존 메릴] 그렇죠. 하지만 북한도 핵실험을 중단했고요. 지금은 수소 폭탄 수준이죠. 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도 중단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 능력을 시험하고 있죠. 제가 볼 때 미국도 북한도 서로 무언가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더 이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북한의 불만은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협조적이지 않고, 무조건 비핵화만을 먼저 요구하고 것에 있다는 일부 견해도 있습니다.

[존 메릴] 저도 미국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먼저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그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될 거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년 전에 TV 인터뷰에서 이제는 한국 전쟁을 끝낼 때라고 말했는데, 지금 미국 행정부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현 미국 행정부의 문제인 것이죠.

(기자: 미북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합의 이행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했고요.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 헀으니까요.

- 미국이 미북 협상에서 북측에 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존 메릴] 그럼요. 미국은 왜 아무런 대북제재를 해제 또는 완화하지 않았죠? 북한이 비핵화에 얼마나 진정성을 보였다고 확언할 수 없지만, 일부 상징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그래야겠죠. 그리고 양측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협상에서 주고받는 문제입니다. 오직 받을 수만은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은 북한 측에 비핵화의 시간표를 원하고 있습니다.

[존 메릴] 그것도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의 시간표를 원하죠? 그럼 대북제재 해제의 시간표는 어떻게 되나요?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시간표는요?

특히 제재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 상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재는 재무부 스스로 주장하는 방법인데, 제재가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북제재가 해제 또는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통상적인 상업활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가 장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 비핵화의 정의 모호, 북한도 선행 조치 보일 필요 있어
- 미국도 상호적인 조치 취해야, 협상 탄력을 위해 추가 미북 정상회담도
- 연락사무소 개설∙대북제재 완화∙북한여행 허가 등 추가 조치 필요해
- 두 정상의 결정으로 시작된 비핵화, 섣부른 부정적 평가보다 인내 필요


-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 선거 이전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원할 테고, 그렇지 않으면 인내심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존 메릴] 그럴 수도 있지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아주 명백합니다. 조금 전 말했듯이 25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의 종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고, 그것이 옳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는 아니지만, 단 한 가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예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작부터 아주 잘 해왔습니다. 초반에 다소 거친 대화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와 방식에 이견을 보인다는 분석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양측이 비핵화의 정의와 방법을 먼저 정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존 메릴] 비핵화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 핵 과학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모두 처형해야 하나요? 북한의 모든 핵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기록도 모조리 불태울까요? 핵무기를 제조하는 지식이나 정보는 이미 북한에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광범위하게 퍼져있습니다. 북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스라엘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핵무기 개발을 눈앞에 둔 다른 나라는 언급하지 않나요?

반면 북한이 만약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온다면, 일본과 한국의 즉각적인 대응도 각오해야 할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상황을 진정시키고, 서서히 핵 프로그램의 규모를 축소하고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을 겁니다.

비핵화의 정의와 방식을 정하는 문제는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관련해서 저는 폼페이오 장관에 동의합니다.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먼저 계약금 형식으로 무언가를 주는 모습을 보길 원합니다. 내부 장치를 뺀 탄두 몇 개를 주는 것, 그걸 왜 못합니까?


- 올해 말까지 미북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존 메릴] 핵 문제와 관련해서 전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의 견해를 따릅니다. 해커 박사가 말하길 비핵화까지 아마도 10~15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핵 물질을 정화하고 압축해 북한 외부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재처리 과정이 필요한데, 이 일을 몇 달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릴 거에요. 1년 안에 핵 프로그램이 해체될 수 있다는 말도 잊어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단 우리는 협상에서 미국도 상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 올해 안에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까요?

[존 메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UN 총회나, 미국 플로리다주의 대통령 별장, 아니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교가 있는 스위스가 될 수 있다고 언론들이 이야기하죠. 잘 모르겠지만, 미북 협상 과정에 좀 더 탄력이 붙어야 하고,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북 두 정상이 재확인을 위해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 현재 미국과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교류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요. 어떤 교류를 예상할 수 있을까요?

[존 메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연락사무소가 개설됐으면 좋겠습니다. 평양에 대사관이 생기면 더 좋겠지만, 최소한 연락사무소라도 생기길 바랍니다. 또 북한과 상업 활동의 정상화도 원하는 바입니다. 미국 시민이 북한을 여행하거나 북한과 사업을 할 때 굳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압박 전술이 북한을 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압박 때문에 북한이 요즘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정상적인 관계 말입니다.


-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끝으로 미북 회담을 지켜본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존 메릴] ]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는 매우 쉽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이 어떠했는가를 보면 현재 우리는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와있습니다. 정상회담 이전에 우리는 전쟁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이를 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두 정상에 의해 진행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물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실무그룹이 이 문제를 영구적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두 정상의 만남이 더 필요하고, 그렇게 되길 희망합니다.


-네. 존 메릴 전 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