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시장활동 위축 탓 식량 구매 더 어려워”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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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시장활동 위축 탓 식량 구매 더 어려워” 평안북도의 한 길가에서 북한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다.
/AP

앵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북한의 식량부족. 올 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식량난을 언급할 만큼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국제기구는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올 여름부터 수확기인 가을 사이에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 방송이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북한의 올 식량난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진행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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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시장활동 위축으로 식량 구매력 떨어져 더 큰 고통

[기자] 북한이 올 해 110만 톤의 곡물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할 것으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 (FAO)가 최근 (6월14일) 발표한 “2020/2021 북한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에서 예상했습니다. 이 중 20만 톤 정도를 수입한다고 해도 북한 주민들의 두 달치 식량에 해당하는 86만 톤 정도는 부족할 전망입니다. FAO는 부족한 식량 확보에 실패할 경우 올 8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FAO의 경고에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식량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며 식량부족을 시인했습니다. 권태진 원장님, 올 해 북한의 식량난 과연 얼마나 심각한가요?

[권태진 원장] (노동당) 전체회의죠. 거기에서 식량문제를 굉장히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설정을 하고, 특히 ‘식량 사정이 어려운 주민에 대해서는 소위 군량미 (2호미)를 풀어서라도 식량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했습니다. 그만큼 식량문제가 어렵다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고. 사실 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이 지난해 가을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제대로 식량을 수입할 수 없었고, 그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년 5월말까지 북한이 상업적으로 식량을 수입한 실적은 전혀 없습니다. 또 2017년 하반기부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본격화됐죠.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제가 본격화돼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도 과거에 비해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코로나 대유행 상황하고 맞물려서 국경이 봉쇄됨으로 해서, 시장활동이 굉장히 줄어들었죠. 그래서 주민들은 시장활동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식량을 구매하게 되는데, 시장활동이 줄다보니까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 없는 것이죠. 구매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북한 전체주민은 아닐지 몰라도 배급이 나오지 않는 주민들은 식량사정이 굉장히 어렵다. 특히 북중접경지대. 지역을 말씀드리자면 양강도, 함경북도, 자강도 또 평안북도 일부 이런 지역 주민들은 식량사정이 더 어렵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국경봉쇄로 비공식 무역 타격…접경지역 주민들 큰 고통

[기자] 북한의 식량 부족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올 해 유독 식량부족이 심각한 배경은 뭔가요? 올 해 식량난이 예년과 다른 점은 뭔가요?

[권태진 원장] 지금은 고난의 행군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김정은 위원장 집권이후에 올해는 식량생산이 가장 어려운 해 중 하나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지난 6월말에 수확한 이모작 작황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는 더 좋았습니다. 작황이 괜찮았는데, 지난해 가을작황이 나빴습니다. 북한 주민 한 2천 500만명 중에서 부분적으로 배급을 받는 주민이 있고, 전혀 배급을 받지 못하는 주민이 있습니다. 전체 주민의 한 3분의 1정도는 농민이니까, 농민은 배급을 받지 않는 계층입니다. 이들은 주로 협동농장활동을 통해서 분배를 받으니까 농민은 가난하긴 하지만 식량 문제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른 도시주민보다는 좀 나은 상황이고. 그 다음에 나머지 주민 중에서 당 간부라던지 중견 간부라던지 이런 계층들은 전체적으로 충분한 양의 배급은 아닐진 몰라도 그래도 배급을 받죠. 그런데 나머지 농민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의 3분의 1정도는 전혀 배급대상이 아닙니다. 이들은 스스로 힘으로 식량을 사먹어야하는 상황인데, 문제는 이들 주민들이 식량을 충분히 사먹을 수 있을 만한 소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올해가 다른해와 다른 부분이죠. 또 북중 국경이 봉쇄가 되다보니까 소위 공식 무역은 물론이고 비공식 무역이 굉장히 타격을 받습니다. 사실은 이제 북한이 부족한 식량 중에 상당한 부분을, 특히 접경지대에 있는 그 지역은 비공식 무역을 통해서 식량문제를 해결합니다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안되는거죠. 그래서 식량도 부족하고, 생활 필수품이 부족해서 생활 필수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른 해와는 좀 다른 그런 국면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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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발표된 2021 유엔 식량안보 및 영양상태보고서 표지. /FAO

최악 외화난 북한, 부족한 식량 수입도 어려워

[기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국에 긴급식량원조를 요청할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권태진 원장] FAO는 올해 북한이 추가로 확보해야할 식량을 86만톤으로 잡았거든요. 86만톤같으면 대게 북한 전체 주민이 석 달정도 먹을 양입니다. 하루에 만 톤 정도 잡으면 석 달동안 북한 전체 2천500만정도 주민이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올 해 도래할 것이다 이렇게 예상하는 것이죠. 그러면 북한으로서는 대안을 찾아야할 텐데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적은 양은 지원되고 있습니다만, 이 양은 많아봤자 10만 톤 안쪽이기 때문에 70만톤에 가까운 식량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수입을 통해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현재 북한이 외환사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현재 북한의 외화사정은 아마 김정은 정권뿐만 아니고 북한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상업적으로 수입을 통해서 확보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적이죠.

그렇다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 쪽일텐데, 전통적으로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서 밀가루 등을 지원하긴 했지만 그런 많은 양을 지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은 중국이 마지막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요. 아마 북한은 올해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식량지원 그것도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중국은 북한의 요청을 거절하기에는 너무도 정치적인 부담이 클 것이다하는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중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 북한이 요청하면 식량지원 나설 수밖에 없어

[기자] 북한은 현재 중국에게 '생존형 밀착'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이 북한의 식량 지원 요청에 응할까요? 만약 응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까요?

[권태진 원장] 북한이 거의 굶어죽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중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식량지원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지금 현재 중국도 사실은 다른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고, 특히 미국을 비롯해서 우방국가들이 압박을 굉장히 강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아군이 필요하죠. 북한이 동맹국가로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동맥국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식량지원을 거절했다가는 국제사회로부터 굉장히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많죠. 어떤 나라들 특히 한국과 같은 나라는 북한에 대해서 식량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식량지원을 우리가 먼저 제안하는 상황인데, 만일에 중국이 북한의 인도적지원을 요청받고도 지원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이 굉장히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은 아마 북한이 요구하는 양을, 전체를 다 들어줄지 몰라도, 상당히 많은 양의 식량을 올해는 지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일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대북지원 인도적 식량지원 한정…생필품 부족은 이어질 것

[기자] 북중 무역의 문을 굳게 닫는 바람에 경제까지 많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북한이 중국의 원조를 받게 되면 북한 경제와 물가도 안정되리라고 보시나요?

[권태진 원장] 그렇게 되기는(북한의 경제와 물가가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북한에 지원을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지원에 그칠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재 장마당 물가라고 하는게 식량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식량을 제외한 식품류의 가격이 매우 높은 상황에 처해있거든요. 그것은 결국은 북한이 이런 식품류를 중국에서 통상 수입을 하는데 북중 교역이 막히다 보니까, 수입이 안되다 보니까, 식품류 가격이 굉장히 치솟아있는데. 중국이 이런 식품류까지 북한에 지원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주민들 동요 우려해 한국의 지원 제안 거절

[기자] 북한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대북 지원제안에는 끝까지 거절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권태진 원장] 과거에 한국이 북한에 대해서 2010년부터 2016-17년까지 대규모의 식량지원을 하지 않았습니까. 대게 250만톤 정도의 식량을 지원한 것으로 실적이 있는데. 그때도 북한주민들은 누가 소문을 낸 것도 아닌데, 이 식량이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모르는 주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졌고 이게 사실상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됐던 것이죠. 그래서 사실 만일에 이번에도 한국으로부터 식량을 지원받았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굉장히 감당하기 어려운 (그런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북한주민들이 소위 한류라고해서 한국의 문화라던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동경을 하고, 그리고 또 한국과 북한을 비교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았다가는 주민들의 동요가 더욱 심할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이 부분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기자] 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의 올해 식량난의 실태에 대해서 들여다보는 시간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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