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인터뷰: 한반도 정세 어디로?]④ 헤이스팅스 “북 변화 분기점”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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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인터뷰: 한반도 정세 어디로?]④ 헤이스팅스 “북 변화 분기점”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 북중 최접경 도시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에서 바라본 북한 온성군 남양에는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은 중국 투먼 두만강변에 설치된 철책.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대북 제재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국경을 봉쇄하는 한 제재 완화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의 굳건한 국경 봉쇄 조치는 비공식 무역과 시장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북한 경제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호주 시드니대 저스틴 헤이스팅스 교수는 밝혔습니다.

[연쇄 인터뷰: 한반도 정세 어디로?]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박수영 기자가 ‘세계 경제 속 북한’의 저자로 북한 경제 전문가인 헤이스팅스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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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헤이스팅스 교수


⦁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가 20개월을 넘어섰습니다. 북한 당국의 코로나 19 대책,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저스틴 헤이스팅스] 북한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바다를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까 걱정해서 한동안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북한 내에서는 코로나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수용소에 감금되는데요. 북한 당국은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격리하려고 합니다. 이는 의료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구하는 전략이 될 수는 있죠. 실제로 북한에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거나 코로나 대유행에 대처할 방법은 전혀 없으니까요.

⦁ 북한 당국이 방역을 빌미로 주민들의 삶을 필요 이상으로 통제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등 인권을 침해해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동의하시는지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인권침해는 북한이 주민들을 통제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북한은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 이미 가혹한 행위들을 광범위하게 저질러 왔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과 중국 사이의 출장조차도 불법이었습니다. 예전부터 그런 것들을 단속해왔고요. 북한에서는 도시 간 이동조차도 허가 없이는 불법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 대유행 이후 전에 하던 것과 같은 형식의 인권침해지만, 훨씬 더 가혹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예전보다 더 심해지긴 했지만,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는 않은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 국경봉쇄 조치가 북한 경제에 어떤 여파가 있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북한이 세계 경제에 얼마나 통합되어 있고 또 무역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입니다. 무역을 차단함으로써, 북한은 사실상 스스로를 더 궁핍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식료품 무역이 끊긴 후,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심지어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던 지역들에서도 식료품 가격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는 시장 내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죠. 북한은 현재 매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분명 어떤 식으로든 무역을 재개하고 싶어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들여보내지 않고 무역을 재개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 일부에서는 북한 내 자생적 시장이 붕괴하면서 시장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던 북한 여성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장기간 국경봉쇄에 따른 사회적 영향은 어떠했다고 보시는지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북한 여성의 비공식 시장 참여는 항상 큰 관심사였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알게 된 것은 북한 사회 내에서 북한 여성들의 지위가 그들이 생계를 꾸리는 사람, 즉 여성들이 전형적인 북한 가장이 되면서, 시장으로부터 여성들의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붕괴와 함께,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던 여성의 지위도 함께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것이 북한의 여성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주목할 만한 또 한 가지는 북한의 국경봉쇄가 더 연장될 경우 무역을 재개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북한은 앞으로 정치적으로 승인된 회사들, 정치적으로 증명된 개인들과 고위계층을 통해서만 무역을 재개하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현재 북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분기점에 있는데요. 남성은 국영기업에서 일하고, 여성들은 비공식적인 시장에서 자주 관여하게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국영 무역 회사들이 코로나 대유행 이후의 세계와 무역을 지배하리란 겁니다. 다만 비공식 시장에선 여성의 역할이 분명 필요할 것입니다.

⦁ 그렇다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북한이 경제 회복에 접어들면 여성의 지위는 어떻게 될 것이라 보시나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현재 여성의 지위는 북한 시장의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북한 정부가 중국과 무역을 재개하더라도 국영 기업들을 통해 시장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병행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시장이 바로 활기를 띠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시장은 일반 북한 가정에 식량과 생필품을 분배하기 위해 분명히 필요합니다. 국가가 시장의 기능을 대체할 수 없죠. 북한 여성들은 이러한 시장들의 기능에 있어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따라서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고 북한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여성의 지위는 차차 다시 높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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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그래픽


⦁ 북한 당국은 이번 기회에 시장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듯합니다. 성공할 걸로 보시는지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단기적으로, 북한 정부는 북한을 드나드는 주요 무역통로를 지배할 순 있습니다. 북한이 바라는 것은 허가받은 국영기업들만이 북한과 중국 간 무역을 장악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밀수를 지배해왔고 적어도 밀수업자들은 단속 대상이었습니다. 현재까진 이 단속이 계속될 추세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항상 시장 통제를 강화하려고 노력하지만, 당국도 시장이 가져다주는 수입에 의존하기도 하고 시장에 제공하는 유통망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특정한 수단이 비공식 무역을 대체할 수 있을 때까지, 완전한 통제는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은 시장을 엄격하게 통제하려고 할 것이고 아마도 국영기업들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장을 지배하도록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 당국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은 또 청년들을 중심으로 소위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사상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나섰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반발하지는 않을까요?

[저스틴 헤이스팅스]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비공식적인 시장에서 자랐기 때문에 '장마당세대'라고 불리죠. 그들은 소비문화를 접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그것이 장마당 세대를 정치적으로 독립하게 만든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죠. 사상 통제는 실제로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사상통제를 통해 의도한 것은 정권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막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집단행동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려할 수 있는 점은 젊은 사람들이 시장활동에 참가하면서 그들이 배고픔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사용했던 각자의 전략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존 전략들은 결국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쌓고, 신뢰를 쌓고, 북한 주민들이 국가 밖에서 교류하고 관계를 맺게 했습니다. 따라서 시장이 성장할수록, 많은 인구가 국가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활동에 종사하게 됩니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가의 지배적인 힘이 아닌 주민들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삶을 구축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국가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변화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시드니대 국제관계학 저스틴 헤이스팅스 교수님과 함께 현 북한의 경제 상황과 전망에 대한 견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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