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 위원장 설득 주력하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9-1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오는 18일에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이행을 모색함과 동시에 비핵화의 진전을 이끌어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적을 띄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를 이끌어가는 당사자로서, 미북 관계의 중재자로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결국 미북 관계가 풀려야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설득하는 데 주력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워싱턴의 기대와 우려를 노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판문점 선언 구체적 이행 포함 남북 간 논의 중요

-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

- 김 위원장에게 ‘핵신고’, ‘핵물질 생산 중단’ 설득해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3차 남북정상회담의 첫 번째 핵심 의제는 지난 4월에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이행입니다.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의 완화’,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남북 정상이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특히 3차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입니다.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의 진전을 연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무장지대의 군축과 감시초소의 철수, 지뢰 제거, 유해발굴 등이 그것입니다.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의 김중호 객원 연구원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를 떠나 우선 남북정상회담 자체적인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북 간에 주체적으로 논의할 현안이 있다는 겁니다.

[김중호] 한국 쪽에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개선하고, 한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 있죠. 지난 4월에 했던 남북정상회담의 합의가 있잖아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주변국, 유엔의 허락 없이 남북 간에 주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 내용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깊이 논의되고,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는 거죠.

이밖에 남북 간 철도와 도로의 연결, 개선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남북교류가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판문점 선언에도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고 명시한 데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의지를 재차 명확히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최소한 핵 물질 생산의 중단을 설득해 비핵화의 중요한 진전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존 메릴]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있기를 바랍니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분열 물질에 대한 동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이 계속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 비난의 주요 원인인데요.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매우 좋은 모습이 될 겁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북한전문가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미국이 관심을 둔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핵 신고서 제출이나 핵 물질 생산의 중단처럼 중요한 비핵화 조치를 설득하는 것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프랭크 엄]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든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관한 중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문 대통령도 미국 측에 북한과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Graphic_news3.jpg

-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 도출에 회의적

-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폼페이오 방북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 영향

- 북한의 중요한 양보 이끌어내고, 미국에 동시 행동 설득하는 역할 필요

- 이전 정상회담 수준 합의에 그치면… 한국∙미국 모두에 부담

반면, 미국 내에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통해 미북 관계가 풀려야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비롯한 경제협력 등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은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여전히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 의도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포괄적인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한다’는 이전 정상회담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또 이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나서는 한국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세 번이나 북한을 방문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도 세 번째이지만,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상현] 제일 큰 어려움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전 두 번의 정상회담보다 더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겠죠.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작다는 겁니다. 정상회담을 세 번이나 했는데 아직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안 나오면, 이번에는 매우 실망스러울 겁니다. 제가 알기에는 북한은 아직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에 합의할 의도가 별로 없다는 것이거든요. 폼페이오 장관이 세 번이나 북한을 방북해 여러 차례 조율했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요. 이번에도 포괄적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남북이 동의한다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Graphic_news4.jpg

이런 가운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실질적인 조치가 엿보여야 미북 정상회담이 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봅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도 북한이 중요한 양보를 하느냐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이 달려 있지만, 이것이 꼭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일 필요는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프랭크 엄]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은 북한이 얼마나 양보할 의지가 있느냐에 달렸는데요. 이것은 꼭 북한이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동시에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북한의 중요한 양보가 있어야 하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북한의 양보) 확실히 하고, 미국에 이를 설득해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생산적인 논의를 거치면 바로 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겠죠.

- 남북경제협력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

- 비핵화 조치보다 앞서는 남북협력 움직임에 미국 정부 부담

- 남북경협 전제로 대북제재 완화에는 부정적 기류가 지배적

- 미북 관계 개선돼야 남북 간 할 일 많아진다는 현실적인 설득 필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이 관심을 두는 경제협력에 관한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우선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관계의 훈풍으로 이어져야 남북경제협력이 거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대북제재 국면에서 남북경제협력에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에 미국 정부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비핵화의 진전보다 앞선 남북경제협력은 한미 관계에 불편함과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국 내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은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해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고,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선임연구원도 남북경제협력은 대북제재 조치를 보완하는 유용한 당근이 될 수 있지만, 한미 양국의 입장이 조율됐을 경우에 한해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더글라스 팔 연구부회장도 남북경제협력은 비핵화를 진전을 약화한다고 지적했으며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도 한국 정부의 입장이 미국의 의도와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반면,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켄 고스 미 CNA국제관계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제안할 경제적 카드가 없다면 성공적인 회담이 될 확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메릴 전 국장도 대북제재는 남북경제협력의 진전을 지연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기에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메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 측의 입장에서 이를 거론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대북제재가 너무 멀리 나갔기 때문에 대북제재의 적용에 대한 새로운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는 남북경제협력의 진전을 지연시키는 부정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이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는 유엔 총회 기간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제기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이달 초 이뤄진 한국 특사단의 방북,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급물살을 탄 미북 정상회담의 가능성 사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역할이 커졌다는 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견을 달지 않습니다.

특히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신고와 핵물질 생산의 중단 등의 양보를 설득하는 중재 노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또 이를 통해 미북 관계가 개선돼야 남북경제협력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의 이행도 순조로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김 위원장에게 반드시 전달돼야 한다는 것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선입니다.

[켄 고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달려있는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해 가능한 최선의 협상을 이뤄내기를 기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 미북 관계 개선에 급물살을 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