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구체적 위협 없어…대화 여지”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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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구체적 위협 없어…대화 여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에디터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북 미사일 발사 등 구체적 도발 행위 언급없어

<기자> 한미연합훈련이 참여 인원만 축소하는 선에서 사전연습에 들어갔습니다. 마키노 기자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또 담화를 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 어떤 노림수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10일 발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이번 달 1일에 발표했던 담화에 비교하면 심하게 한미 양국을 비판하는 표현이 늘었다고 하는데,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같은 구체적인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19년 6월에 발표했던 담화에서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도 시사했습니다. 이번 담화는 2019년 당시 담화하고 비교하면 애매하고, 대화의 여지를 좀 남긴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원래 과거 ‘서울 불바다’ 발언이나 김정은 총비서가 2018년 1월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고 얘기한 것처럼 좀 직선적으로 협박하는 발언이 많은 듯합니다. 이번에 그런 방식이 아니고 이례적인 담화를 발표한 배경은 북한을 둘러싼 어려운 상황 때문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20년 7월 담화에서 이제는 제재완화와 비핵화조치가 아니라 적대시정책 철회와 대화재개가 의제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무조건 대화 재개하자고 하면서 그런 전제 아래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그런 조치는 취하려고 하지 않는 듯합니다. 미국은 그렇게 (북한의 제안을) 무시하면서, 북한에 양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나 자연재해, 제재로 너무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런 첫 번째 조치가 7월 27일 시행된 남북 통신선 복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냥 복구만 한다고 하면 북한 시민이나 군 강경파 사이에서 ‘왜 우리만 양보해야 하는지’ 그런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북한 내에 불만도 없이 해야 하고, 한국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하라고 압박하는 그런 담화를 발표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는 김여정 부부장의 10일 담화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남북통신선 복구는 북한 내에서는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일단 ‘아, 북한 당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구나’라고 그렇게 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북한도 일단 한미 양국이 이번 달에 훈련을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그러니까 11일 발표했던 담화도 좀 미심쩍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일단 첫 번째, 북한은 국내 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교착상태인 미북 관계를 변화시키고 싶다. 두 번째, 하지만 그냥 대화 노선을 추진하기만 하면 북한 내부에서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세 번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견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냈다. 네 번째, 그래도 첫 번째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강경한 군사도발을 예고하는 것을 피했다. 그런 결과가 아닌가 보고 있고요. 북한도 10일 오후 남북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불만 표시를 하면서 더 이상의 도발은 안 하지 않겠냐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남북 간 관개개선 조치는 어려울 듯

<기자> 지난 시간에 훈련이 실시돼도 북한이 판을 깨는 수준의 강력한 반발은 피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훈련이 끝난 뒤 남북 또는 미북 간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그건 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사일 발사도 하면 통신선 복구시켰던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래도 바로 남북 사이에서 관계 개선으로 하는 그런 조치를 취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말로는 심하게 견제하면서 구체적인 행동은 적어도 10월에 예정된 노동당 창당 기념일까지는 피하지 않을까 보고 있고요. 내년 2월에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 그리고 3월에는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김정은 총비서도 베이징을 방문해서 외교를 추진할 건지 아니면 강경노선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래 여력이 있다고 하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내부적인 상황, 경제나 북한 내 여러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이라서 그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내년 초까지는 일단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미북 간 대화 재개라는,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조건을 버리고 양보할 건지, 아니면 또 강경한 도발 수단으로 나가는지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지 않겠냐고 봅니다.

김정은 총비서, 수해 복구 전면에 안 나서

<기자> 북한이 올해도 수해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함경남도에서 이달 초 발생한 홍수로 주택 1천여 세대가 침수되고 주민 5천여 명이 긴급 대피했는데요, 현재 북한 상황, 많이 어려울 듯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예, 맞습니다. 올해 수해 같은 자연재해 복구에 대해서는 예년과 달리 좀 어려운 상황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다 아시다시피,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 때문에 시민들의 자유로운 행동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북한 지도부가 돌격대나 군부대를 피해 지역에 파견했다는 것인데,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행동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중국경이 계속해서 봉쇄되고 있기 때문에 복구공사에 필요한 원자재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수해 때는 김정은 총비서가 바로 현지를 방문했는데, 올해는 일단 함경남도 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전달했을 뿐입니다. 재해복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져야 하는 책임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고 김정은 총비서가 전면에 나서지 않도록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어려움 인정은 주민들 공감대 얻기 위해서

<기자> 그런데 북한은 최근 수해 뒤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난관’이라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북제재 등 ‘삼중고’를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좀처럼 외부에 어려움을 잘 드러내지 않는 북한의 이례적 태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그건 김정은 체제의 하나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7년 신년사에서도 자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고백한 바 있었고, 요즘에도 올해 6월에 식량상황이 긴장하고 있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이나 전반기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완벽한 독재자가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는 능력도 경험도 인맥도 모자라기 때문에 노동당이나 군 간부들하고 공생관계를 마련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완벽한 독재자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솔직히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시민들한테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겠냐는 그런 계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북한에도 핸드폰이 600만 대 이상 유통돼서 정보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더는 통하지 못한다는 그런 사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량미 풀었지만 주민 반응은 엇갈려

<기자> 한편 식량난 속에서 북한에서 군량미가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는데요, 무상배급이 아니라 시장가격보다 약간 낮은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건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 보도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좀 더 복잡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정보통제가 심해져서 여러 정보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시장가격보다 조금 낮은, 쌀은 1kg당 4천 원, 옥수수는 1kg당 2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정보도 들은 바 있습니다. 한편, 100원에도 미치지 않는 국정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는 정보도 있고요.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아 시장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어서 반가웠다’라는 반응도 있고. ‘옛날에는 국정 가격으로 아니면 공짜로 배급해 줬는데 왜 지금은 돈을 지급해야 하나’라는 반발하는 반응도 있었고. 그리고 ‘다른 지역보다 우리 지역은 가격이 비쌌다’라고 반발하는 그런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로는 과거보다 더 많이 더 큰 범위로 군량미를 풀었다고 생 각하는데, 가격은 일단 과거보다 조금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돈이 있더라도 식량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은 기뻐할 수도 있고 돈도 없고 식량도 없는 시민들은 화가 난다는 그런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상황을 간단하게, 단순하게 분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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