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도 ‘스타벅스’ 커피를 판다?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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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도 ‘스타벅스’ 커피를 판다? 북한 평양의 ‘해맞이 커피’ 메뉴판.
사진 제공 – 린지 밀러 (Lindsey Miller)

앵커: 북한에서 미국의 유명 상표인 ‘스타벅스’ 커피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커피 중 하나인데요. 북한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는 말에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확인해 본 결과 북∙중 국경이 봉쇄되기 전인 2019년까지도 평양의 한 커피점에서 ‘스타박스 커피콩’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팔고 있었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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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차림표에 스타박스(Starbucks) 커피 콩

영국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평양에서 생활했던 린지 밀러 씨는 해맞이 커피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밀러 씨는 그곳에서 미국의 유명 상표인 ‘스타벅스커피가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봤다고 (지난 14) RFA에 확인했습니다. 밀러 씨가 RFA에 제공한 해맞이 커피차림표를 보면 스타박스 커피콩 (STARBUCKS COFFEE BEAN)’이라고 쓰여 있고, 그 아래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문으로 ‘Starbucks’란 이름 표기도 똑같습니다.

밀러 씨는 북한 주민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에서 스타벅스란 이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외부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밀러 씨가 최근 발간한 책(비슷한 곳조차 없는)에도 스타벅스 커피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중국에 자주 다녀오는 사람 중 일부가 도중에 스타벅스 커피를 몇 봉지씩 슬쩍 사오기도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갔던 북한 주민이 귀국할 때 담배, 위스키, 브랜디 등을 사가는 것이 흔한 일이었기 때문에 스타벅스 커피도 누군가 해외에서 들여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북한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장도 2년 전, 북한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난 13) RFA에 밝혔습니다. 코로나비루스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북한을 여행한 중국인 관광객의 동영상에서 스타벅스이름을 발견한 겁니다. 밀러 씨가 말한 해맞이 커피점과 동일했습니다.    

[안경수] 스타벅스 커피 콩으로 내린 커피를 파는 커피점이 있습니다. 정확히 2019년 영상이거든요. 코로나 이전만 해도 북한에 여행객이 많았잖아요. 중국인 여행객들이 북한에 가면 영상을 종종 찍거든요. 그 중에 한 영상을 유심히 봤는데, 북한 평양에 있는 커피점에 들어가 메뉴를 찍었거든요. 그걸 보니, 메뉴판에 정확히 한글로 스타박스 커피콩이렇게 한글로 되어 있고, 영어로는 ‘Starbucks coffee bean’이라고 정확히 쓰여있는 메뉴판이 있습니다. 그 아래 메뉴가 꽤 많습니다.

해맞이 커피점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창전 해맞이식당이란 이름으로 평양직할시 평양 승리거리에 있다고 소개됐습니다. 이곳은 20129,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부인 리설주가 다녀간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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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한 북한 ‘해맞이 커피’점 - Photo courtesy of Google

일반 커피보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

해맞이 커피차림표의 커피 메뉴에는 스타박스 커피(STARBUCKS COFFEE BEAN)’와 일반 커피(COFFEE)로 나눠져 있습니다. 스타박스 커피로는 깜뿌치노(CAPPUCCINO)’, ‘에쓰쁘렛쏘(ESPRESSO)’, ‘에쓰쁘렛쏘 콘파나(ESPRESSO CONPANA)’, ‘블랙커피(BLACK COFFEE)’, ‘랭커피(ICE COFFEE)’, ‘라떼커피(LATTE COFFEE)’, ‘원나커피(VIENNA COFFEE)’ 등이 제공되는데, 가격은 일반 커피보다 더 비쌉니다.

2019년 당시 해맞이 커피를 방문했던 밀러 씨에 따르면 스타벅스 커피콩의 깜뿌치노는 북한 돈으로 605, 미화로 약 8달러지만, 일반 커피의 깜뿌치노는 506, 6~7달러로 20%가량 더 비쌌습니다. 그는 스타벅스 커피콩의 카푸치노를 영국돈으로 약 6파운드, 에스프레소를 약 4파운드에 파는 이곳의 커피 가격은 영국 물가와 비교해도 꽤 비싼 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경수] 스타벅스 커피콩으로 만든 카푸치노는 일반 커피 카푸치노보다 약 20% 비쌉니다. 제 분석으로는 (북한에서도) 스타벅스가 인기있는 것을 아니까 수요가 있다고 봅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수요가 없으면 만들지 않잖아요. 수요가 있으니 만드는 건데. 그렇다면 이 스타벅스 커피콩은 어디서 가지고 오냐. 당연히 중국에서 가져오는 거죠. 중국에는 스타벅스가 있잖아요.

중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콩을 들여와 ‘스타박스란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안 센터장은 똑같은 이름으로 커피를 파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안경수] 이렇게 팔면 불법이죠. 영어 이름도 똑같잖아요. 스타벅스 본사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명백히 불법이긴 하죠. 

RFA는 북한에서 스타벅스 커피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판매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스타벅스이름으로 무단 판매할 시 문제가 없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본사 측과스타벅스 코리아본사 측은 15일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코리아측은 스타벅스 상표를 무단 사용할 시 법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한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점이 아닌 곳에서 스타벅스 커피 원두라는 이름을 내걸고 팔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스타벅스 코리아] 우리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법적으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스타벅스는 국가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 스타벅스 코리아 측의 설명입니다.  

 

북한도 유행을 아는 나라 

북한 평양에서 전 세계 유명 상표인 ‘스타벅스커피가 판매되는 것은 북한에서 서구화가 진행 중인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평양 시민들도 스타벅스가 전 세계에서 인기있는 커피라는 것을 알 만큼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겁니다.  

[안경수] 우리가 생각할 때 북한은 해외 유행이나 국제 트렌드와 멀 것이라 생각하는데, 유행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나라는 아니지만, 북한도 트랜드가 있는 나라입니다. 북한 사람들도 전세계적으로 스타벅스가 유명하고 인기있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걸 이용해서 스타벅스 커피콩을 사와서 만드는 거예요.  

안 센터장은 2010년대 들어 북한에서 서구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스타벅스 커피를 비롯해 스파게티, 자장면, 햄버거 등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밀러 씨도 북한 주민 사이에서 ‘커피 마시러 가자고 말할 만큼 커피 문화가 발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칠판, 식물, 그리고 편안한 의자들이 있는 모습의 트렌디한, 즉 유명한 카페를 북한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며 해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처럼 유행을 따르는 카페들(trendy cafés)’을 만드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초부터 북∙중 국경이 봉쇄된 이후 현재 스타벅스 커피 판매의 변화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노정민,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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