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포항 창고에 지원 물자 쌓여 있어”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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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 남포항 통한 지원물자 반입 첫 허용” 지난해 3월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연합뉴스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북에 모더나’, ‘화이자공급 제안가능성... 수용안할 듯

[기자] 국무부는 최근 북한에 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구체적인 제안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난이 심해진 북한의 상황을 고려해 대북 보건·의료지원 관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잖아요. 대북지원과 관련해 말씀 드리자면, ‘종전선언은 결국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 들여야 가능한 겁니다. 북한을 어떻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지에 관해 실무적인 방법론 차원에서 논의된 게 바로 대북 인도적 지원이에요. 이것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간 실무협의가 거의 됐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북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미국이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한국처럼 핫라인, 즉 직통전화선이 존재합니다. 그러니 미국은 북한에 계속해서 구체적인 제안, 전제 조건 없이 어디서 만나서 실무적인 차원의 논의를 하자고 북한에 타전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이 북한에 구체적 제안을 하고 있다고 보고, 사실 특별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북한이 원하는 모더나’, ‘화이자백신 공급 제안 가능성도 있을까요?

[안경수] 한국과 미국이 대북 인도적지원을 얘기할 때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기에 방역, 식수, 보건 위주로 하는데요. 이를 논의 했다면 당연히 세부적인 내용에서 모더나’, ‘화이자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더나, 화이자 백신 공급 제안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측의 수용 가능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모더나, 화이자 백신 공급이 들어간다고 해도 두 번 맞아야 하니까 북한 인구에 대비해서 두 배로 들어가야 하잖아요. 조금 지원 받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요. 모더나, 화이자는 극저온 유통체계잖아요. 때문에 제안가능성은 있지만, 북한 측이 수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원 받은 보건·의료 물자 창고에 쌓여 있어

[기자] 북한이 세계보건기구를 통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보건 물자 일부가 반입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처음으로 반입을 허가한 건데요. 이같은 변화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경수] 배로 움직이면 남포항으로 들어가는데요, 남포항으로 들어가면 설치된 물품 창고가 있어요. 지금 물품이 격리 중인데 창고에 보관 중인 겁니다. 지금 북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를 통해 물자를 받는 건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지 않고, (창고에) 쌓여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북한은 물품과 인적 교류를 작년 1월 말부터 완전히 차단하고, 아주 일부만 선별해 들어가는 체계입니다. 이 격리가 해제되려면 방역절차와 행정절차가 필요한데, 이 절차가 지금 밀려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절차가 진행되면 창고에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창고에 재고가 엄청 쌓여있다고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이 물품들의 격리가 해제되고 실제 사용까지 갈 수 있을까요?

[안경수] 방역절차와 행정절차 등이 통과돼야 합니다. 많이 밀려있다고 합니다. 절차도 있고 운송 문제도 있고요. 실제 사용까지는 조금 남았다고 보고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실제 사용을 위해 창고에서) 빼서 옮기는 것은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 측에서 선별하겠죠. 보건 물자 일부가 반입됐다고 하는 것의 세세 항목은 결국, 백신을 제외한 소독액, 방호복, 손 소독제, 비접촉식 온도계, 보호 안경 등이거든요. 북한에 이런 물품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북한에서 없는 물품을 세계보건기구가 보내줘서 받는 것이 아닙니다.창고에 있는 물품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 위주로 방역절차와 행정절차를 거쳐 빨리 들여보내겠죠.

[기자] 유엔 국제기구들과 달리 대북 민간단체의 인도주의 지원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내 대북 인도주의 단체들의 의료 지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안경수] 북한은 이미 남한 측의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교류협력에 관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 내 대북 인도주의 민간단체들은 2018년 말부터 계속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는 겹친 거죠. 북한이 남한 측의 지원과 교류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한국에 있는 대북인도주의 단체들의 의료, 식량, 영양지원 등 어떤 인도주의적 지원도 쉽지 않을 거라 봅니다.

 

북한 기아 상황, 전체적으로 양호해 지고 있어 

[기자] 최근 아일랜드 국제인도주의 단체인 컨선월드와이드가 올해 세계 기아 지수를 발표했는데요.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은 전 세계 21번째로 기아 위험이 높은 국가로 분류 됐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서 센터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안경수] 저는 기본적으로 한 국가의 경제, 민생, 보건 상황을 국가별로 줄세우는 도표를 찬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경향성을 보는데 유용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의 보고서를 봤는데요. 기아 지표에 영양부족’, ‘아동발육지연’, ‘아동사망률에 관한 지표가 있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가 발표한 북한의 기아 지수를 종합적으로 보면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영양부족만 조금 심각해졌지 다른 지표는 크게 감소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지표상으로는 양호한 상태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또 북한이 어디 위치하고 있는지도 중요한데요. 전체 표를 보니 (기아 위험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시아에서 시리아, 예멘,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파푸아뉴기니, 인도 그리고 북한 순입니다. 북한이 인도 위에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뒤에서 7번째 위치하고 있고요. 종합 지표가 2000 (39.5%), 2006 (33.1%) 2012(29.1%), 그리고 2021년은 25.2%로 줄었습니다. 이 수치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건 이 지수가 어디 위치하고 있는가인데요, 딱 중간 등급입니다.

가장 양호한 ‘낮은’(low) 등급부터 보통’(moderate), ‘심각’(serious) 등급인데요, 북한은 심각등급에 있습니다. 이보다 심각한 단계는 위험’(alarming) 그리고 극히 위험’(extremely alarming) 등급입니다. 북한은 딱 중간 등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수로만 보지 말고 비슷한 상황의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정말 북한의 기아 상황이 심각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표가 줄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과거와 비교해 북한의 실제 기아 상황은 어떤 상황이라고 판단하십니까?

[안경수]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부터 영양결핍 부분이 조금 심각해졌는데요. 실제로 20년 전부터 북한의 배급 체계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을 반영해 지수가 높게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영양부족은 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시절에 심각했습니다. 굶어 죽기도 했죠.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특히 2010, 2020년은 이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영양부족 지수도 상대적으로 봐야합니다. 중요한 건 과거와 같은 지표를 통해 우리가 북한에 영양부족이 심각해 졌다고 판단하는 건 무리수라고 봅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노정민,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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