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요인 암살 위협 특히 민감”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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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하는 모습.
사진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조만간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고체연료 ICBM, 신형전략잠수함, 또는 다탄두 ICBM을 개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해 왔는데요.

미국의 핵·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가 예상을 뛰어 넘는 것일 수 있다며,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고로 북한의 떠오르는 위협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한 전망에 관해 미국 내 저명한 국방분야 및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먼저 미국의 최근 공습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코드스군 총사령관이 사망하며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핵문제 등으로 오랜 갈등을 이어 왔고,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은 사망 전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죠. 두 분께서는 이번 사태가 북한을 자극하는 사안이 될 거라고 보시나요?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 제공 - RAND

브루스 베넷: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표적으로 삼은 주된 목적은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이 여태까지 미국에 취해온 도발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보복한 것이라고 보는데요.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은 분명 존재하고, 누구라도 그 선을 넘는 순간 심각한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또 무엇을 당할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

최근 이란의 한 정치 지도자가 미국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공격 받은 데 대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을 봤는데요, 미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봤을 때 무척 놀랐을 거라 생각됩니다.

김정은 역시 이러한 예상 밖의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이고, 절대로 이와 유사한 깜짝 기습을 원하지 않을 점은 분명합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 제공 - CNS

조슈아 폴락: 북한 당국자들은 암살 위협에 대해서는 유난히 민감합니다.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도입 등 위협적인 전투기들이 국경 주위를 날아다니는 사실을 비난하는 것도 암살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은 지난 2003년 미국이 두 대의 스텔스 전투기(F-117)와 크루즈 미사일로 사담 후세인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었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분명 잊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며, 북한은 향후 미국의 이러한 행동을 비난하고 군비 축소에 대한 자신들의 태도를 정당화 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세인을 비롯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합의하고 난 후 일어났었고, 카다피의 경우에는 시민군에 의해 잡혀 사망하기 전 미국의 드론 공습을 받아 부상을 입기도 했었죠. 특히 카다피의 사망은 2011년 10월, 그러니깐 김정은이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권력을 세습하기 직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암살 가능성은 김정은의 머릿속 깊이 각인된 사안일 거라 봅니다.

-대체로 북한이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전략무기가 고체 연료를 사용해 발사 시간을 단축하는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가 가능한 신형전략잠수함, 또는 여러발을 쏴 방어를 어렵게 하는 다탄두 ICBM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러한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루스 베넷: 방금 언급하신 사안 외로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만약 그들이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어떤 상선(merchant ship)에 장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겉으로는 일반 상선으로 보이는 배를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량한다면 말이죠. 미국 본토의 해안에서 300-500km 가량 떨어진 거리까지 접근해 해안 도시에 미사일로 타격을 가하는 각본이 떠오르는데요. 또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전략적 무기라고 불릴만한 것이 될 수 있겠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정말로 대륙간탄도급 사정거리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잠수함을 만들 능력이 있을까요? 저는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그들은 새로 다시 만든(remaking) 로미오급 잠수함들을 지녔다곤 하지만 이들이 탑재한 미사일은 미국까지 닿을 사정거리가 부족하고, 로미오급은 잠수함은 태평양 멀리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잠수함으로 정확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려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북한이 대륙간 사정거리를 지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트라이던트(Trident)나 러시아의 타이푼(Typhoon) 급의 핵잠수함을 만들지 않을 거라는 점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존 사고에서 벗어나 ‘더 전략적인 것이 무엇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봐야 합니다. 김정은이 ‘전략적’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분명히 미국을 타격할 역량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조슈아 폴락: 말씀하신 가능성이 북한 입장에서는 전혀 실현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고, 또 모든 가능성을 나열한 목록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추가로 염두에 둬야 할 가능성 중 하나로 ‘부분궤도폭격체계(FOBS·Fractional Orbital Bombardment System)’의 개발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 ICBM의 변형으로, 지구 저 궤도에 탑재물을 배치할 역량을 지닌 매우 강한 추진 로켓이 달린 ICBM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 탑재물이 목표지점 상공에서 자체 로켓을 분사한 뒤 대기권으로 돌입하여 폭격하는 공격용 미사일이고, 원거리에서 탐지하기 어렵고 변동하는 궤도로 인해 요격이 곤란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깐 남반구로 발사된 것처럼 보이던 발사체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과거 소련이 이와 같은 공격체계를 개발하던 도중 잠수함보다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발을 멈춘 바 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가 옛 기술을 보완해 개발한 차세대 ICBM, RS-28 ‘사르맛(Sarmat)’을 공개하는 등 이런 체계의 개념이 수면위로 다시 떠 오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러한 시도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북한이 정확히 무엇을 공개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마 현재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시험발사를 통한 기술증명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과거에도 그랬듯 열병식과 같은 행사에서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제 생각에 언급하신 가능성 중 가장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다탄두 ICBM의 개발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현재 기술력으로 다탄두 ICBM개발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핵탄두 소형화가 이뤄졌을거라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는 상황이었다면 이러한 개발이 동시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분명 북한이 이러한 기술을 완성하는 데 근접해져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박하기 힘듭니다.

-두 분께 따로 질문드리겠습니다. 우선 베넷 박사님, 북한이 위장된 상선을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하신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 간략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브루스 베넷: 그들은 무기 체제를 갖춘 상선을 일반 상선으로 위장시킬 수 있을 것이고, 겉으로만 봐서는 그들이 상선에 무슨짓을 했는지 알 방법이 없을 겁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발명한 잠수함이 대서양에서 수많은 연합국의 상선을 침몰시켰고, 미국은 이에 보복하기 위해 상선에 무기체제를 접목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유사 사례를 따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폴락 연구원님, 다탄두 ICBM의 개발 가능성이 현시점에 가장 낮다고 전망하셨는데 그렇다면,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개발했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조슈아 폴락: 쉬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가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봅니다. 북한은 지난 몇 년 동안 고체연료와 관련한 많은 발전을 보였습니다. 제가 이 가능성을 딱히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감행된 엔진 시험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동창리 발사장은 고체연료보다는 액체연료 시험에 최적화되어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비교적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엔진을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라면 약간 놀라울 것 같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전략적 무기를 공개하게 된다면 향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시나요?

브루스 베넷: 우선 비핵화 협상의 현주소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어떠한 비핵화 조치라도 취했나요? 하나의 핵무기라도 포기했나요? 아니면 하나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중단하기라도 했나요? 북한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무려 2년이 지난 시점에 북한은 도리어 핵물질 생산을 늘리고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북 간 협상을 바라보는 3자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북한의 속임수였다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겁니다. 그들은 비핵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ICBM 위협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아마도 북한은 ICBM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것은 전혀 새로운 무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또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은 괜찮지만 장거리미사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기 때문에 만약 김정은이 실제로 ICBM을 시험한다면, 미국이 강하게 반발해 보복할 길을 찾아 나설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정은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가능성에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지난해 12월 동창리 발사장에서 7분 동안 진행된 엔진 시험에서도 엔진을 미사일에 부착해 시험할 수 있었지만, 김정은은 그 길을 가지 않았고 매우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ICBM시험을 감행한다면, 매우 큰 위험을 떠안게 되는 형국이 되겠죠.

조슈아 폴락: 지금까지 북한이 나타낸 거의 모든 행위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관점을 북한이 유리한 쪽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생각됩니다.

고체연료 ICBM, 신형전략잠수함, 다탄두 ICBM 등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행위들입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북한의 갖가지 도발의 위협을 묵인해온 측면이 없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협상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그랬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만약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을 감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묵인하기는 훨씬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저는 최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한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북한은 이미 그런 능력을 지녔습니다. 지금은 2003~2004년도가 아니고, 그것이 그가 정말 생각하는 것이라면 정말로 현실을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많은 행동을 취해왔습니다.

-두분 모두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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