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전문가 설문] 바이든 대북정책 전망 ④“미한, 대북 일치된 입장 필요”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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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전문가 설문] 바이든 대북정책 전망 ④“미한, 대북 일치된 입장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유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리는 '2021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앵커: 차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원칙적 외교를 중요시하는 성향으로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정책과 유사한 결의 대북 접근이 추진될 수 있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특유의 하향식 대북정책보다 속도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앞장서 미국의 시선이 북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중간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해 일치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구상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독자적 남북경협과 대북지원 추진에 속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 역시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학자 등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차기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대북정책과 한미공조에 관한 긴급 설문을 진행했는데요. 

RFA 신년 특집,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오늘은 네 번째 시간으로 차기 미국 조 바이든 정부와 한국 문재인 정부의 공조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과 전망을 한덕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차기 미국 행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2020118): 나와 우리 정부는 미국의 차기 정부와 함께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양국 국민의 단단한 유대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가치 동맹으로서 공동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 국제연대와 다자협력의 실천에 힘을 모으고, 코로나 극복과 기후위기 대응 등 세계적 현안에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등 여러 국내 현안을 마주한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적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1년 반 정도 임기가 남은 문재인 정부와  대북 공조 역시 시간이 부족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전직 관리 등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과 한국 정부가 미북관계와 남북관계의 병행적인 발전을 이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나왔습니다.

먼저 설문에 응한 전문가 13명 전원은 북한과 협상은 견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며 한미 양국의 공조는 필수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 시절 국방장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국익을 위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미국의 국익을 도우려고 할 수 있는 여러 역할이 있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 코리아센터 소장도 최근 서울과 워싱턴 사이의 외교 활동이 왕성해졌다며, “한국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모두가 대북정책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쏟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정책분석관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바이든 당선인은 원칙적인 외교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따라서 이를 고려하면 한국도 남북관계와 북핵 협상을 모두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미국과 지속해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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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내정된 차기 미 행정부의 외교 안보진이 북한과 원칙을 앞세운 전통적인 상향식 외교를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기조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실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은 대선을 앞둔 지난 해 9, 세계문제협의회 휴스턴 지부가 주최한 한 화상 토론회에 나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동맹에 기반한 장기적인 전략과 단기적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북한의 핵 능력 제거라는 장기적 목표를 모색하면서 동맹국과 협의하여 단계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공격적인 작업과 시간이 지나도 전략을 꾸준히 고수하는 의지를 둘 다 필요로 합니다. 그저 사진 촬영을 위한 정상회담 같은 것이 아닌 바로 이런 점을 바이든 행정부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핵무기를 정권 유지의 지렛대로 여기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과 실제로 어떠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협상을 포기해선 안 된다(I don’t think we should just throw up our hands)”고 답했습니다.

설리번 내정자는 과거 여러 미 행정부가 북한과 추진한 협상이 의미 있는 결실을 본 경우가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고 겸손하게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북한 문제를 다뤄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론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로켓과 미사일에 대해서 규제해야 한다고 덧붙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낮은 수위의 도발에도 즉각 반응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을 다루는 데 압박 역시 중요한 도구가 될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미국 국제정책센터의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지금까지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북관계의 근본을 바꾸려는 의지를 찾을 수 없었다며 제이크 설리번 내정자와 더불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가 이끄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한편으론 매우 거칠고 강제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헨리 페론: 저는 바이든 정부가 우선은 외교보다 압박을 중요시하며 북한이 많은 무기 실험을 감행하는 오바마 정부 시절 때와 유사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 토론(20201022)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두고 깡패(thug)”라고 부르는가 하면 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전제조건은 김 위원장이 핵 능력을 끌어내린다는 데 동의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조건 없는 만남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한국 정부가 나서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 및 국내 경제 등 많은 현안을 마주한 차기 미국 정부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문제의 심각성을 수시로 공유하고 한미 당국이 양자 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한발 더 나아가 “서울과 도쿄가 함께 비핵화 요구를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롭고 유연한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 알려야 한다미국을 설득하는 데 한일 간의 일치된 협력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한미일 삼각 협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제가 보기에 큰 문제는 한미일 삼각 협력의 미래라고 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가 과거 한일 관계가 흐트러지기 시작할 때 중재에 나섰던 인물이라는 점을 기억하실 겁니다. 차기 미 행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매우 직관적이며, 북한의 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세 나라 간의 정보 공유와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미일간 논의를 위한 TCOG(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회의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런 것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동맹 간의 융합과 외교의 원칙을 중요시하는 차기 바이든 정부의 성향을 고려할 때 과거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해 마련된 기관과 유사한 다자 간 협력 논의체가 새롭게 발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한편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한미 양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성공을 거둔다면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협상 전략을 조율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역시 “일단 어떻게 해야만 북한의 외교적 의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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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선제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센터 국장은 “문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워싱턴을 먼저 방문해 미북 간의 더 나은 관계의 시작 가능성에 대하여 바이든 측과 직접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문 대통령은 워싱턴이 아마 올 해 봄까지는 북한 문제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을 것을 인지하고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기반을 계속 다져 나가야 한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에서 쌓아놓은 것을 무너트리지 않고 발판으로 삼을 것을 재확인하고 약속할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 문제 이전에 한미동맹의 재건이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토머스 컨트리맨 미 군축협회 이사장은 “지난 4년간 미국은 한미동맹을 약화하는 많은 행동을 했다, “한국은 가능한 미국과 가장 강력한 동맹을 재건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이 협상점을 찾지 못하는 등 삐걱댄 한미동맹의 재건이 “남북관계 강화보다 더 시급한 과제로,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우선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미 간 “일부 문제는 새 행정부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있지만, 한미 간 계속해서 문제와 마찰 지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방위비분담금협상의 교착을 비교적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테지만, 여전히 전작권환수와 관련한 마찰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실제 설문에 응한 전문가 13명 중 4명은 한국의 독자적인 남북 경협 추진이나 대북지원이 북한 문제를 향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북한이 혜택을 받을 만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혜택을 제공하는 데 몰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북한에 무언가를 제공한다거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반복적으로 추구해 왔지만, 북한은 여전히 계속해서 한국의 대화 시도를 경멸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서울의 현재 접근 방식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발전시키지도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남북관계 증진에 몰두하는 모습은 “한미 동맹에서 서울의 책임감에 대한 의심을 줄 뿐이라며, 북한과의 관여에 대한 강조는 미국과 한국의 핵문제에 대한 협동을 뒷전으로 만들어 놨고,김 위원장에게 도리어 공격과 도발에 대한 구미를 당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핵정책 선임연구원은 “미국 역시 남북 경제 협력 사업에 대한 한국의 시각을 감안하고 한반도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북한이 계속 폐쇄된다면 참여와 협력, 심지어 대화의 기회도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금은 북한이 먼저 움직일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현재 북한과의 대화의 연결 고리가 끊긴 상황이라는 점이 북한 문제의 미래를 더 불투명하게 만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일단 북한이 대화를 끊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이 고위급 실무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지 않습니까.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 관여할 의향이 있는지, , 미사일 포기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에 대한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공은 북한 측에 있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도 “북한은 협상 진행을 어렵게 함으로써 한미 양국의 타협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북한이 먼저 한미 당국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헀습니다

베넷 박사는 북한이 향후 미국과 어떤 합리적인 협상을 진행하길 원하고 있다면 “북한은 우선 미국이 북한 주민들의 영원한 적이라고 가르치는 내부적으로 만연한 교리를 모두 종식해야 함은 물론, 북한 정권의 많은 실패를 미국의 탓으로 돌리는 세뇌 행위도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반미, 반한 사상을 가르치는 교리를 계속 이어간다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보다 미국에 훨씬 더 적대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임기 후반을 맞이한 한국 문재인 정부와 오는 20일 새롭게 출범하는 차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공조가 일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설문에 응한 미 전직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

  1.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2. 토머스 컨트리맨 (군축협회 이사장, 미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차관 대행)
  3.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4.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국장)
  5.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국장)
  6. 진 리 (우드로우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국장)
  7. 수 김 (랜드 연구소 정책 분석관)
  8. 브루스 클링너 (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9.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
  10. 패트리샤 김 (평화연구소 선임정책분석관)
  11.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12. 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13.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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