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미국이 북한주민에 할 일] <1>“코로나 백신 등 인도적 지원을”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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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미국이 북한주민에 할 일] <1>“코로나 백신 등 인도적 지원을” 사진은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지원품을 준비하는 모습.
연합

앵커: 전 세계적 코로나19 대확산 속에 북한 당국이 취한 국경 전면 폐쇄조치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생필품 부족 등 북한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와 학자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위기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조치로 코로나19 백신 제공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 일부 완화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3월 10-12일)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현재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설문에 응한 12명 가운데 절반(6명, 복수 답변 포함)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인도적 지원과 별도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선 찬성(4명)과 반대(3명)가 엇비슷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인도적지원은 다른 정책들과 분리돼야 하고, 인도적 명목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는 지금보다 쉬워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원물품의 유통부터 사용까지, 지원품이 애초에 의도한 대상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합리적인 평가를 가능케 하는 분배감시만 이뤄질 수 있다면 대북지원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데니 로이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데 찬성한다며 다만 기부자들이 원조대상을 결정하고 분배감시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입증 가능하고 중대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 한 대북제재의 완화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북한의 동의 아래 C-130 군 수송기를 북한 상공에 띄워 작은 포장으로 된 쌀과 약품 등을 포함한 지원물자를 북한의 도시와 시골 지역 전역에 살포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방안이 실제 추진될 수만 있다면, 원조물자가 고위층관리들에게만 전달되고 사용된다는 우려를 축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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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의 백지은 연구원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인도적지원을 고려해야 하지만,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도달할 인도적지원에 연계된 제재는 재고될 필요가 있지만, 문제는 북한 당국이 외부 원조를 주민들에게 온전히 전달할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지은 연구원도 대북 제재완화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보다 북한 정권을 돕게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지은 연구원: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과 비핵화를 촉구하기 위해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합니다. 다만 대북제재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인도지원의 재개는 고려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미 국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반도 담당 국장은 인도적지원, 남북교류 지원 등 여러 방안 중 대북제재 완화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일반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돕기 유일한 방법은 대북제재의 완화로 보입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 역시 제재 완화만이 북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미국이 제재완화를 제시해야만 북한 당국의 반응을 끌어내며 교착된 대화의 물꼬를 틀 유일한 방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고스 국장: 제재완화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북한은 인도적지원에 관심이 없습니다. 북한이 줄곧 요구해온 제재완화만이 북한과의 향후 교류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낼 유일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그는 다만 대북제재를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미 의회를 비롯한 워싱턴 정가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니얼 재스퍼 미 친우봉사단(AFSC) 아시아 지역 담당관도 “대북제재가 중요한 수입품, 식량, 의약품의 가용성을 줄임으로써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제재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따라서 광범위한 부분별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삶에 가장 즉각적이고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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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2명)도 나왔습니다.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현재 “미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북한이 국경 폐쇄를 끝낼 수 있을만큼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국경개방을 이끌기 위한 사전 노력의 일환으로 대북 코로나19 백신 지원이 더 활발히 논의돼야 한다는 겁니다.

엄 연구원은 북한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국경을 열게 된다면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관련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특히 최근 미 의회에서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앤디 레빈 하원의원이 재발의한 ‘대북 인도주의지원 강화법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를 해제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도 미국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계속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 바이든 정부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필요한 백신보다 훨씬 많은 백신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일반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백신 접근성을 보장함으로써 북한의 국경개방을 한발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이나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미국이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하기 어려울 거예요. 문제는 북한이 코로나19 전염병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재 완화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물품의 선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북한으로 가기 위해 중국 국경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북한 사람들은 이를 들여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코로나 대유행의 두려움 때문에 사람과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킹 전 특사는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내부상황을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3월 RFA 설문에 응한 미 전직관리 및 전문가 명단>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 

데니얼 재스퍼 미 친우봉사단(AFSC) 아시아 지역 담당관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 선임연구원 

데니 로이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선임연구원 

수 김 랜드연구소(RAND) 정책분석관 

백지은 하버드대 벨퍼 센터(Harvard Belfer Center) 상임연구원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RAND) 선임연구원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DFF) 대표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Quincy Institute)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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