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대유행] 북한도 ‘비상’ <2> 진단 못해 확진자 없을 것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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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전염병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해 2중 3중의 봉쇄대책을 철저히 세워나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포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전염병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해 2중 3중의 봉쇄대책을 철저히 세워나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포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3월18일 게재된 해당 기사는 사실관계과 정확하지 않은 기사 내용과 관련한 부분에 대한 긴급제보를 받아 3월 23일 수정 업로드 됐습니다.)

앵커: 대북 의료지원과 인도주의적 활동을 이어온 국내외 관계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만약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에 확산하는 상황이라면, 취약한 보건 환경이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코로나19’ 사태를 진단하고 북한의 의료·보건 체계를 점검해보는 집중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시간으로 북한 외부에서 바라본 북한 의료계의 현실을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진단 확인 못하니 감염자도 없는 것”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대유행(epidemic)’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자국 내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료 지원을 목적으로 매년 북한을 꾸준히 방문해 온 미국 재미한인의사협회(KAMA)의 박기범 북한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최근(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이러한 주장이 딱히 “거짓말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인 박 국장은 북한이 ‘감염자가 없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애초부터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의료물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북한이 자국 내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할 때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았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바이러스 감염 진단에 필수 장비인 유전자증폭검사기(RT-PCR)가 북한에 이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비가 있다고 해도, 코로나 확진 여부를 가리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진단 키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코로나 19’에 대한 진단도 원활히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박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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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교수] 북한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유전자증폭검사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꽤 신뢰할 만한 소식통을 통해 전해들은 사안인데요. 장비 사용법에 대한 교육도 앞서 마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장비를 가동하는 데 있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진단시약 필요한데, 그것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 도 최근(1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코로나 19’ 감염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 것은 진단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일 거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북 의료 인도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진단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스크, 장갑과 같은 개인보호장비(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의 부족도 ‘코로나 19’의 진단 능력을 더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개인보호장비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이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낮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열악한 의료 부문 투자 속… 나름 최선의 대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료 분야에 관한 북한의 낮은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꼬집었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정재섭 연구조교는 의료 분야에 대한 북한의 투자는 북한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최근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외부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 당국이 의료 시설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재섭 연구조교] 1990년도, 가뭄과 열악한 시기에 있었을 때는 의료시설에 투자를 나름 많이 했지만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는 투자에 퍼센티지, 즉 비율이 GDP(국내총생산) 관련해서 줄어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2.4%에서 적게는 2.1%까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해서 열악한 상태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밝힌 북한의 국내총생산 대비 의료시설에 대한 투자 규모(약 2.4%)는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또 이 수치는 인도적 지원과 외부의 의료지원을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뤄지는 투자는 이보다 더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의 전반적인 의료체계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점도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 자료는 물론 북한의 국내총생산 수치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전반적인 보건 의료 실태를 파악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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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섭 연구조교] 워낙 숫자가 적기 때문에 알기 힘들긴 합니다. 특히 2006년도부터 최근까지 세계보건기구에서 오는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굉장히 숫자가 많고 통계 자료가 많았는데, 현재는 정확한 트렌드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현재 진행중인 연구에서 북한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전체적으로 얼마나 투자하는지에 대해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 19’의 대응 국면에서 현대 의료시설의 부족 현상을 심각하게 여기고, 보건 의료 시설을 빨리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박기범 교수] 북한의 의료 상황이 예전보다 나아졌다, 또는 안 좋아졌다 이런 부분을 논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축적된 관련 자료가 있어야 하지만 없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말씀 드릴 수 있는 점은 의료 분야에 있어 북한 측의 투자는 분명 대북제재 속에서도 ‘이어져 왔다’라는 겁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 보다는 ‘이어져 왔다’라는 부분은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계기로 보건 의료 정책 개선될까?

반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기고문에서 북한에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그 피해는 막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 전체 인구의 43%가 영양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식량 부족에 따른 굶주림 현상과 북한의 의료 체계에서 물적, 인적 자원의 부족은 환자들이 기본적인 진료를 받는 데 큰 어려움으로 지적됩니다.

그렇다보니 관심을 두지 못하는 지방과 빈곤층 주민들에게는 기본적인 의료 혜택과 의료 지원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 청진의과대학을 졸업한 최정훈 한국 고려대 공공정책 연구교수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열악한 의료 체계는 결국, 북한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며 핵 미사일에만 편중된 정책을 의료보건 등 민간 부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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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교수] 북한 자국이스스로 자초한 거 아니에요? 대북제재 한 원인이 뭔가요? 쓸데없는 핵과 미사일 개발하니까 제재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진짜 북한 당국이 주민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거면 핵과 미사일 보다는 민수부분을 투자하고 관심 있어 해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현재 지금 핵과 미사일에 있는 막강한 예산과 투자와 기술, 관심 이런 것들이 지금 보건의료에 집중했더라면 적어도 지금보단 나을 것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나았을 수도 있어요.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서 한 연설에서 “작년 말 전원회의 때 자기 나라 수도에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 의료보건 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개발보다 자국 주민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에 투명한 의료 정보를 제공한다면 북한의 보건 의료 상황은 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과연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보건 의료 실태를 재점검하고 북한 주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펼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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