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식 ‘오락가락’ 마스크 착용 노림수는?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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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오락가락’ 마스크 착용 노림수는? 5월 5일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총비서. 김 총비서와 핵심 인사를 제외한 참석자 전원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연합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는 ‘1호 행사’에 일부 핵심 인사를 뺀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지난 4월 초 김 총비서가 참석한 당 세포비서 대회 때만 해도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 데요. 안 센터장님, 북한의 ‘1호 행사’ 풍경이 최근 이처럼 달라진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센터장] 한동안 대규모로 크게 하는 행사나 회의 등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는 소위 ‘1호 행사’에서 나머지 청중들이나 관계자들, 참가자들이 다들 마스크를 안 써 왔는데, 최근에 김정은 총비서와 측근인 고위급 지도부를 제외하곤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에서 포착됐습니다.

최근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5월 5일에 조선인민군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이 있었어요. 김 총비서와 지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6일엔 군인가족 예술소조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이 두 가지 장면에 특이점이 있습니다.

5일 소조 공연 때는 김 총비서와 지도부를 제외하곤 청중들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요. 그런데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소위 ‘1호사진’을 찍은 다음날 6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빽빽이 모여있는 데도 아무도 마스크를 안 쓰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5월 5일과 6일 사진이 정반대되는 것인데요.

공연 관람 도중 (김정은과 고위관계자 제외) 사람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모두 같은 종류의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그러니까 참석자 전원이 정확히 똑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이것은 1호행사를 진행하는 당국에서 일괄적으로 배분해서 청중들이 쓰게 한 것이라고 보는데요. 한마디로 다 나눠준 거죠.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피로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햇수로는 2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방역생활에 주민들이나 의료인력은 물론, 모든 구성원들 사이에서 피로현상이 나타나는 거예요. 여기서 방역에 대한 마음자세나 긴장도 완화되면서 전반적인 방역태세가 느슨해질 수 있는 환경이 생기거든요. 사실 이건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갑자기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일도 종종 목격할 수 있는데요.

최근 (마스크를 착용 유무를 담은) 1호 행사 사진도 결국은 당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북한 당국에서도 코로나 피로현상을 방지하고 계속해서 주민들과 관료들, 또 (방역) 일선의 의료인력들에게 계속 긴장감을 주려 하는 (의도인) 것이죠. 질서나 관리체계를 다잡기 위해서 하는 당국매체를 통한 일종의 효과적인 ‘관리 기제’인 것으로 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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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후 김 총비서가 5월 6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군인가족 예술소조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선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진출처: 연합)


기자: 올해 상반기 중 코백스에서 북한에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전달이 지연된 상황입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백신 수급상황에 따라 하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입장에선 더 답답한 상황인 듯합니다.  

[안경수 센터장] 네, 인도에서 생산되는 백신이 (인도 정부가 일시적으로 수출과 무상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코백스로 들어가고 반출되는 게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 지원되는 코백스백신도 영향을 받아서 원래 5월 중에 도착할 것이라 했던 백신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는 소식인데요.  

사실 이 상황이 닥치면 북한 당국 입장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창의적으로 대처해 나갈 구상은 갖고 있을 거예요.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북한이 코백스의 백신만 무작정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보거든요. 북한 당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협상이나 소통을 해서 중국 백신이나 러시아 백신을 최대한 이른 시간에, 코백스 백신을 하반기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좀 능동적으로 상반기 때 빨리 도입하려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기자: 세계백신면역연합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관한 “북한의 기술적 준비가 지연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적 요건을 말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적 준비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안경수 센터장] 기술적 준비라는 말은 굉장히 범위가 넓은데, 당연히 당사자들이 기술적 준비가 뭔지 밝히지 않으니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단순하게 (백신의 특정 온도 유지를 위한) 콜드체인을 말하는 것 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백신 접종의 기술적 준비라는 것은 현재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많은 사례를 통해 봤을 때 전국적인 백신 수송 체계,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인력에 대한 교육·훈련이 있을 것 같고요. 또 접종 우선 순위에 대한 절차 등, 이번에 세계백신면역연합이나 세계보건기구가 밝히고 있는 기술적인 측면은 이런 여러가지 접종 체계의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기자: 한편 북한 내 낙후한 보건의료체제가 전력난으로 원활히 작동하지 않으면서 백신 수급이 계획보다 늦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안경수 센터장] 기본적으로 북한에 전력난이 있다고 고정관념이 있는데. 전력난이 아예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사실 전력난 같은 건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의료시설 같은 곳에 전력은 예전부터 자체적으로 자가발전기 같은 것들이 있고요, 또 북한에서 널리 퍼져있는 태양광 관련한 시설 등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그런 체계가 익숙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의료시설 같은 경우는 특히 해당 지역에 배전반이라고 불리는 기관이 있습니다. 그런 기관에 연락을 해서 전력을 우선적으로 소위 ‘땡겨서’ 받는, 제공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전력난이라고 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있어서 이제는 큰 영향력이나 변수는 아니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편 북한은 이달 초 관영매체를 통해 “왁찐(백신)이 결코 만능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다른 여러 나라의 실태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며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던 일부 백신들이 심한 부작용을 일으켜 사망자까지 초래된 것으로 해 여러 나라에서 벌써 사용을 중지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부터 북한 정권이 주민 동요를 막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 코로나19 방역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발언 역시 김정은식 코로나19 정치의 일환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안경수 센터장] 이것 역시 앞에서 말씀드린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 피로 현상’이 북한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느슨해질 수 있는 부분을 긴장관계로 다잡자는 의미. 또 관영매체나 당국 차원에서의 정치 사회적인 효과 기술이라고도 분석을 할 수 있고, 효과적인 관리 기제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첨언을 드리면, 앞으로 올해 2021년 하반기에는 북중국경을 공식적으로 개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거든요. 그래서 백신 접종 같은 경우도 실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코로나19에서 올해 말, 또는 늦어도 2022년까지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이런 생각을 저희가 다 갖고 있듯이 북한 주민들도 다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는 당국 차원의 관리 기제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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