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내달 북 열병식 전망 엇갈려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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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당국이 수해복구 작업 속에서도 내달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준비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신형전략무기’ 공개 여부와 행사 규모 등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또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미국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에 이어 여름 홍수에 태풍까지 보건, 자연재해 직격탄을 맞은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준비중인 열병식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실제로 신형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핵 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최근(9월 9일)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한 화상 토론회에서 전례에 비춰 북한의 ‘신형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이 크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 지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당시 북한은 ‘KN-14’라고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10년에는 이동식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을 공개했습니다. 2019년에는 김 위원장이 조만간 전세계가 북한의 ‘신형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지금까지 그러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새로운 무언가를 공개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열병식은 실제로 특정 무기를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외부에서 심각한 수위의 도발로 치부되지는 않으면서도 대내외적으로 현 체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과시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최근에도 북한이 열병식 준비에 한창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부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 내부에서 김일성광장 주변의 교량 등에서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확을 포착한 바 있고, 이것은 아마도 기존에 사용됐던 것들보다 더 무거운 중량의 차량 및 운반수단들이 열병식을 오갈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을 역임한 마커스 갈로스카스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다탄두 탄도미사일(MIRV)’ 기술 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갈로스카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실제로 이번 열병식에서 다탄두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역량을 선보인다 해도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갈로스카스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잠수함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선임연구원: 물론 육지인 김일성광장에서 잠수함이 오가는 것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분명 해당 기술 개발은 동시에 추가로 진행되고 있을 사안이라 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측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선을 그은 핵실험 및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다르기 때문에 미북 두 정상간의 합의를 어기지 않는다는 주장을 북한이 펼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반면 북한이 대선을 앞둔 미국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동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미국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8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과거에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열병식에서 위협적인 무기를 공개하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올해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도발적 행위를 자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최근(9월 9일) 함경북도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열병식의 규모를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전국을 강타한 태풍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한 피해 복구를 열병식 준비보다 우선시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실제로 북한이 열병식의 규모를 축소한다면, 북한의 불안정한 내부 상황을 방증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판다 선임연구원은 최근 심각한 홍수와 태풍 피해를 입은 북한 당국이 도리어 내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다분히 거론될 만한 수준의, 여느 때보다 큰 규모의 열병식을 선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최근 여러 자연재해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조성된 내부 불안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열병식에서 도발적인 행위를 하고, 한미동맹의 대북 적대적 정책을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내달 열병식에서 북한 정권이 무슨 행동을, 어떤 목표를 지니고 이행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특정 행동을 통해 노리는 광범위한 효과는 과연 무엇이고, 또 그러한 행동이 그들의 전략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고려해야만 향후 북한과의 대화에서 효율적인 접근법을 취할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그는 “한미당국은 때론 북한의 입장을 배제한 채 북한에 대한 대응을 구상하는 실수를 벌이는 경우가 잦다”며,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어떤 장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당국이 조만간 ‘신형전략무기’를 세상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을 한달 앞둔 시기에 북한이 다가오는 열병식에서 과연 어떤 행보를 펼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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