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넌 “북 비핵화 단계적 접근이 정답”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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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부 장관, 샘 넌 전 미 상원 군사위원장(가운데).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부 장관, 샘 넌 전 미 상원 군사위원장(가운데).
사진: CFR 캡쳐

앵커:  미국과 북한이 서로 단계적인 상응조치를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상황을 만들면서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향해 한발한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대표적인 핵 위협감축 협력 프로그램인 넌루거 프로그램의 입안자인 샘 넌 전 미국 상원의원이 주장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평양 초청 서한을 보내는 등 미국과 북한 간 대화의 불씨가 다시 지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지닌 진정성에 여전히 많은 의구심이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직 상원의원과 전직 고위 관리들은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과거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샘 넌 전 상원의원은 최근(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외교 안보 토론회에서 현시점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핵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비영리 민간단체 ‘핵위협구상(NTI)’의 공동위원장인 넌 전 상원의원은 미북 대화가 시작됐을 당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좋은 시작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샘 넌 전 상원의원은 구 소련 해체 후 남은 핵무기 폐기를 주도하기 위해 지난 1991년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로 알려진 넌-루거 법을 공화당 소속의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과 공동 발의한 바 있습니다.

앞서 넌 전 의원이 주도한 넌-루거법은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길 해결책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넌 전 상원의원은 이어 아직까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많은 우려가 있지만 이미 시작된 미북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이 단계적으로 진행되야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 지금 시점에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대북)제재를 이어가면서 (미북 간) 대화의 폭을 늘려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북한이 특정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이에 걸맞은 대가를 제공하는 접근법이 상호 간 대화에서 거론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연루된 기술자 및 과학자들을 어떤 식으로 고용하여 핵개발에서 멀리 할 수 있을지도 논의돼야 할 사안입니다. 북한은 우선 핵물질 생산을 중단해야 하며, 비핵화의 모든 과정은 단계적으로(step by step) 진행되어야 합니다.

(“I don’t think we should give up on it. I think we ought to continue the sanctions, but we ought to also greatly intensify the dialogue. And I think the dialogue ought to include an approach that is if they do certain things then we help them pay for those things. And I think it ought to include hiring their engineers and scientist that move away from developing nuclear weapons up front. They ought to stop producing nuclear material. The bottom line, it’s got to be step by step.”)

넌 전 의원은 앞서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 아래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벨라루스 등에서 약 8천 개의 핵탄두 해체를 주도했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비핵화와 관련해 배운 많은 교훈 중 하나로 비핵화를 위해서는 당사자들 상호간 비핵화의 각 단계에서 ‘윈윈(win-win every step of the way),’ 즉 서로가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선은 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계한 후 실제로 북한이 각 단계에 대한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서로가 사전 합의를 본 일종의 보상이 오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그는 현실적으로 비핵화의 당사자가 서로에게 제시하는 단계적인 상응조치가 항상 동급의 중요성을 지닌 평행적인 보상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nd there are a lot of lessons. It’s not a parallel. Not completely apples to apples. A lot of differences. But there are a lot of lessons we learned there. And one of the things we learned is that you basically have to have a win-win every step of the way. And it’s got to be step by step. And it’s in our interests to make sure their engineers and scientists that know how to make nuclear weapons work on dismantlement, and are gainfully employed, so they don’t end up going to other countries in the world and causing proliferation problems.”)

그는 이어 핵무기 개발 지식을 겸비한 북한의 기술자 및 과학자들이 유급으로 고용돼 자발적으로 비핵화에 투입되는 것이 미국에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모습일 거라며, 금전적인 보상으로 그들에게 충분히 동기부여를 해 향후 북한 외 타지역에서의 핵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이러한 경제적인 혜택은 미국뿐만 아닌 한국,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로부터 공통된 관심사 아래 진행된 논의를 통해 제공돼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궁극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물꼬를 튼 대화의 뼈대에 살코기를 어떻게 바를 것인지 구상할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함께 자리한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넌 전 상원의원의 모든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히며, 한 가지 추가로 고려돼야 할 사안으로 동아시아의 지역 안보를  언급했습니다.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부 장관: 지역 안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과정의 마지막을 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북한의 핵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의 안보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핵 문제밖에 존재하는 지역 안보 문제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는 단계적인 과정에서 걸림돌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겁니다.

모니스트 전 장관은 과거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는 데서도 협상 자체는 미국과 이란 상호간에 이뤄졌지만, 동시에 미국은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중국, 유렵연합 등 주변 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또 다른 협상을 진행했어야 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과 관련해서도 6자회담이라는 체제는 과거부터 제시돼 왔지만, 현 정세로 따져볼 때 대북협상에서 모든 관련국들이 한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과거 힘들게 합의를 이룬 이란과의 협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사안이라며, 단기간에 마무리를 맺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넌 전 상원의원은 미북 대화 초기 당시 미 행정부의 고위관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명목으로 내세운 ‘리비아 모델’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며, 이로 인해 미북 간 불신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당시 리비아가 지녔던 것은 핵무기가 아닌 원심 분리기였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협상이 진행될 수 있었다며 리비아와 북한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북한과의 외교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기간이 늘어지면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의원은 최근(지난 13일)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진정 협상의 달인인 듯 포장하며 미국 시민들의 환심을 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아무런 협상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시점이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딕 더빈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도 최근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물론 “북한의 김정은이 위험한 미사일을 계속해서 시험 발사하고 있는 현시점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불안정한 시기”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오랜 기간의 침묵 끝에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최근 나타낸 만큼, 미북 간 대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긍정적인 향후 과정들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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