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미북, 연내 접점 찾기 어려워”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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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_embassy-620.jpg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불이 켜진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시한을 앞두고 미북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등 북한 특유의 ‘벼랑끝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안에 미북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정책 철회는 대북제재의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내 미북 협상 돌파구 찾기 어려워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은 최근(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시한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미 시작된 미북협상 합의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올해 안에 미북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핵실험 재개 여부를 집중적으로 주시해왔지만, 북한의 도발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전제하면서 북한이 만약 위성발사를 시도한다면 국제사회는 이를 유엔 결의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추가제재 조치를 취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제재를 가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입장이 없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의 손열 원장도 최근(18일) 윌슨센터에서 열린 외교·안보 행사에서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손 원장: 동아시아연구원이 현재까지 내린 결론은 평양은 아직까지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을 받아 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워싱턴 역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스테이플턴 로이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행사에서 미국의 일관성 없는 외교 정책으로 미북 합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적대정책 철회의 본질은 대북제재 완화

국제정책센터(CIP)의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적대정책의 철회는 주한미군의 철수보다는 대북제재의 완화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록 북한 정권에 대한 내부적인 반감도 커지기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부족하다 느낄 수 있다고 페론 연구원은 관측했습니다.

페론 선임연구원: 언론의 초점이 정상회담에 집중되면서 많은 사람이 잊고 있는 사실은 대북제제가 미북 간 대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지난 2년동안 지속돼 왔다는 점입니다. 일반 주민들도 대북제재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 북한이 어느 시점부터는 트럼프에 대한 인내심을 잃고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여길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밖에도 페론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거부하는 것을 또 다른 문제로 지적하면서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토대로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최소의 기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관점에서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전시 상태를 끝내는 수준의 논의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언제든 북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도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적대정책의 철회로 첫째는  대북제재의 완화, 둘째는 주한미군 감축의 시작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하 연구원은 미북 사이에 밀고 당기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에 요구하는 기준치를 계속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 연구원: 제 생각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취소한 데 이어 북한에 호의를 표시하는 것이었지만, 북한 당국은 만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은 갈수록 미국에 바라는 기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반도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북한이 평화조약을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회담이 끝날 때 북한은 도리어 미국의 기준치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며 제재완화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미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이전부터 북한과 맺는 합의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법적 구속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약 형식이 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짐 리시(공화·아이다호) 상원 상원외교위원장은 지난해 6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과 한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합의는 상원으로부터 비준된 조약 형식으로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자신에게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리시 위원장: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면했을 당시 그는 북한과 합의가 상원에서 비준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저와 일대일 만남에서 그렇게 말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랬습니다. 그들 모두 상원의 동의를 얻어 비준되는 조약을 체결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좋을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신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리시 위원장에 따르면 미 행정부가 일찌감치 미북 협상에서 북한과 한 합의를 연방의회를 통해 명문화하는 구상까지 해놓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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