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용 탄소배출권 거래에 관심”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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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화벌이용 탄소배출권 거래에 관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탄소배출권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직원들이 거래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오늘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이시간 진행을 맡은 한덕인입니다. 마키노 위원님, 이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그 뒷 이야기가 궁금한데요내년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비건 부장관 역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번 방한은 비건 부장관이 한국에 전하는 작별인사라는 인상이 작지 않은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제가 미북 소식통에게 들은 얘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에 (미국은 여전히) 미북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비건 부장관도 북한과 외교를 계속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역시 말씀하신대로 (비건 부장관이) 바이든 정권에서는 계속 (대북 외교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대해서 외교를 통해 해결한다는 중요성, 그런 점을 호소하면서 북한이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또 어떤 것을 양보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9 4월에 최고인민회의에서 말했던 것처럼 미국에서 새로운 제안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겠다는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정권의 말기라 비건 부장관이 새로운 제안을 하기도 어려운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도 (미국과) 만나도 별 의미 없을거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비건 부장관은 앞서부터 대북 실무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북한 실무협상단이 비핵화에대한 권한을 위임 받지 못한 점이라고 지적해왔습니다. 향후 미북 간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이러한 문제가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대로 비건 부장관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불만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정권 시절에 미북 협상에 임했던 북한 당국자들은 대부분 능력이나 권한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0186월이나 20191월에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경우에는 내용이 있는 얘기는 거의 안 했다고 합니다. (미국에 대해) 비난이 너무 심한 표현을 많이 썼기 때문에 통역자도 영어로 어떻게 번역할 지를 많이 고민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20187월에 평양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협상이 너무 잘 안 되고,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이런 얘기는 하지 않을 거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전화하라고 하면서 휴대폰을 던졌다는 이야기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전에 실무협상 했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나 201910월에 스톡홀름 회담에 나왔던 김명길 수석대표도 권한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김명길 대표의 경우에는 미북 간 협상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야기도 (주고 받고) 했는데 마지막 20분 정도 남았을 때는 갑자기 긴장한 표정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계속 그냥 읽어 갔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는 지금 상황에서 미북협상에 임할 수 있는 능력이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밖에 없다는 판단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비건 부장관의 메시지는 단순히 북한과 실무협상하면 된다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나 권한, 지식이 있는 카운터파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최선희 제1부상은 조선 노동당 3층 서기실과도 깊은 관계가 있고, 개혁개방에 진중한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어서 앞으로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12월12일) 일본 도쿄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습니다. 위원님께서도 이날 모임에 참석하셨는데, 이날 행사에서 나온 일본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이날에 납치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가토 가쓰노부 관광장관이 먼저 인사를 하고 납치 문제 해결을 많이 호소했습니다. 가토 장관은 스가 총리와 김 위원장 사이에서 어떠한 조건도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앞으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협력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모임처럼 (일본이) 납치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한 북한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한편으로는 이번 행사에 나온 가토 관방장관의 주장은 일본이 너무나 어려운 입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기자> 이날 행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돌아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도 참석했다고요? 어떤 증언이 있었나요?

마키노 요시히로: 코로나 문제 때문에 웜비어 씨의 부모가 실제로 출석하지는 못했지만, 비디오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웜비어 씨 부모는 북한의 반인도적인 자세를 비난하고, 예를 들어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대사관이 경영해왔던 호텔의 폐쇄를 호소해왔다는 사실 등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많이 당했던 피해자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일본인 납치문제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국제적인 인권 침해 사례를 소개해준 점은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 실제 북한에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정에 대해서는 소개가 없었다는 점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는 역시 정치범수용소나 자산 통제 등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도 같이 호소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 북한 외무성이 최근 (14일) 홈페이지에 “북한은 파리기후변화협정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차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기후변화 문제가 미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고 협력의 공간을 만드는 어떤 공동의사안이 될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건 원래 북한 입장으로서는 손해 볼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예전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에 큰 관심을 보여온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건 북한에서 실제로 대규모 산업 발전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러니까 원래 북한에서는 CO2(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역으로 선진국들에 CO2 배출권을 매각하면서 반대로 외화를 벌려고 하는 그런 시도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북한도 그런 외화를 벌기 위해 수력발전소나 태양광발전 등을 열심히 추진해온 사실도 있습니다. 그런 나름의 업적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발언이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하지만 북한의 산업시설은 너무 노후화가 심해졌기 때문에 실제로 CO2 배출을 삭감시키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으로서는 먼저 산업화를 추진해야 하니까 한 번 CO2 배출량이 좀 많아졌다가 다시 선진화 시킨 다음에 그런 (CO2)삭감을 추진하는, 그런  과정이 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아마 그런 상황에 있는 북한과 본격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대북전단금지법이 최근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에 규탄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현재 이런 상황을 보는 북한 측의 입장은 어떨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너무 반갑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문재인 정권은 (북한이) 어떤 것을 (요구)하더라도 자신들을 지지하는 정권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의원이 미국이 핵무기를 5천 개 넘게 가지고 있는데, 북한이 왜 핵보유를 말라고 강요할 수 있나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건 정말 마치 북한 당국자가 했을 법한 발언이고, 이에 대해 북한은 너무나 기뻐할 것 같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20225월의 임기말이 다가올수록 여유도 없어지고, 북한의 요구를 받아드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계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상황 아래 일본 쪽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유엔 제재위반 행위를 열심히 단속하지도 않고, NPT(핵확산방지조약) 체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점점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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