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 의회 과제 한반도 평화정착 뒷받침”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09-1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15일(현지 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5일(현지 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Photo/Alex Brandon

앵커: 11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방 의회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의회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종종 언급하곤 하지만, 실질적인 대북 정책 수립을 위한 입법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북제재에만 의존하면서 북한 문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온 의원들의 기조가 바뀔 필요가 있다며, 의회가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책 수립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11월 대통령 선거와 연방 상하원 선거가 코 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치적 입장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 또는 옹호하는 의원들의 정반대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 주고 받은 친서의 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미북 두 정상 간 유례없는 ‘우호적 관계’를 대하는 의원들의 입장은 소속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야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강한 톤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10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과거 북한에서 억류되었다 미국에 돌아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죽은 것은 김정은 때문”이라며 “독재자를 칭송하는 행위을 멈추고, 먼저 미국시민을 보호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시 최근(10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건강하고, 그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라고 글을 남기자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와 우호관계를 강조했다며 강력히 비난한 겁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의 돈 베이어(버지니아) 하원의원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안위를 미국인들보다 더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 레빈(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김정은은 자신의 주변인물들을 살해하는 파렴치한 독재자”라고 성토했습니다.

반면 여당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북한 핵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업적 중하나라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 하원의원은 최근(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합의에 따라 지난 2년간 장거리미사일과 핵실험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대북) 외교에 혜택을 받은 곳 중 하나”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강력한 지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처럼 대선과 의회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의회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힘을 보탤 것을 조언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행정부에 비해 의회의 역할이 제한적인 건 분명하지만 미북 간 평화적인 방식을 통한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카네기국제평화제단의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최근(9일) 미국의 대북 외교를 주제로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의회의 역할은 미북 양측 간 ‘평화외교’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 북한 문제에 관해 우리가 의회에 바랄 수 있는 것은 간단하고 명백하다고 봅니다. 의회가 북한과의 외교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수립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입법 기관의 특성상 의회가 행정부가 주도하는 외교를 좌우할 만한 실질적인 ‘도구’가 많지 않은게 사실지만,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는 대북제재를 부과한 데서 그치고 그냥 안주해온 측면이 다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의회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대북제재가 부과되고 작동중이라는 사실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북한과의 실질적인 외교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미 연방의회에서 입법 청원 활동을 이어온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의 장성관 프로그램 디렉터는 이와 관련해 최근 (15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민주, 공화 양당이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기조가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성관 프로그램 디렉터: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북 외교에 있어서 의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적어도 현재 상태는 그렇고요. 가장 큰 이유는 의회 상하원 양원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 차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군사위원회나 외교위원회는 사실 정파적인 대립이 그래도 다른 상임위에 비해서 그래도 작은편이라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입장을 취하는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대부분이 지난 3년 동안 대북정책에서 거의 무조건적인 비판 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이전에는 북한과 관여해야 한다는 데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 위주의 대북정책을 펼치는 것을 보고 입장을 180도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디렉터는 다만 의회 내 대부분의 의원들이 미 행정부가 의회와 소통하며 대북정책에 관한 포괄적인 전략을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미 의회에서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한 우선순위가 지난 해에 비해 낮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장성관 프로그램 디렉터: 정체되어 있다는 표현을 쓰기는 조금 조심스럽지만, 외교문제가, 그 중에서도 특히 대북정책이 올해 의회에 현안 중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린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올해는 코로나19대유행과, 그리고 전례없는 사회적인 혼란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고요. 그리고 당장 지금도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이라든지 민생지원 법안들 또한 계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한편 지난 2017년 북한과 미국 간 반관반민 대화인 ‘1.5트랙’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회담에 참여했던 디마지오 연구원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과거부터 의회에서는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한 냉담한 기조가 팽배했고, 지금까지도 이같은 기조가 북한과의 외교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온 부분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 제가 2017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3주 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제가 미국에 돌아가면 정부 측에 전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은 ‘북한이 미국과 조건없는 관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의사 전달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돌아와 미국 상원에서 이같은 의사를 증언했을 때, 의원들이 그저 반사적인(knee-jerking) 반응들만 보이며, 적국과의 협상을 기피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나아가 의회가 제재를 현실적인 정책을 세우기 위한 과정에서 사용되는 ‘도구’ 중의 하나로 여겨야지 이를 최종적인 ‘해결책’으로 여기는 듯한  기조는 옳지 않다며, 의회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향후 의회가 ‘감독권한(oversight)’를 활용해 행정부 관리를 의회로 불러들여 북한 관련 청문회를 더 많이 열어야 하는 것은 물론 특정 전문가들만 반복적으로 증인으로 출석해 편향적인 의견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중립, 또는 반대 성향의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증인으로 부르는 관례가 생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여성단체 ‘위민크로스DMZ’의 크리스틴 안 대표도 이날 토론회에서 미국 국무부에 타국과의 정치적, 문화적 교류를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외국 방문자 리더십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지만, 심지어 이란, 러시아, 쿠바 등과 같은 나라들과도 이러한 교류 협력 방안이 실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해당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유일한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의회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반영하는 평화적 외교를 북한과 추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평화적 외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사안들로, 대북 여행금지조치 해제, 적극적인 인도주의적 지원 추진 및 미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그는 과거 2008-2009년 당시까지는 미국이 의회 대표단을 꾸려 북한을 방문하는 등 교류를 지속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미 의회 대표단의 방북이 중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