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는 핵 프로그램 전 과정 폐기”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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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인터뷰

앵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1일, 영변 핵시설의 의미는 광범위하다며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우라늄 농축 활동과 플루토늄 생산에 관한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우라늄의 채취부터 핵물질의 보관 장소, 핵무기 제조 공장, 운반 수단 등 전 과정의 폐기를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핵무기 프로그램의 일부이자 첫 단계에 불과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으로는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시설을 해체하고 플루토늄을 비롯한 핵물질의 재고까지 포기해야 한다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주장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 “비핵화 정의 합의할 필요 있다”
- 비건 특별대표가 언급한 ‘광범위한 의미의 영변’은 무슨 뜻?


‘우리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정의하는 데 동의할 필요가 있다”
(We need to agree on the definition of the North Korean weapons programs.)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1일,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 정책 좌담회에서 한 말입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비핵화 조치로 거론된 ‘영변 핵시설’의 정확한 의미를 묻는 말에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핵연료 과정(nuclear fuel cycle)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결국 이와 관련된 전체 시설과 과정을 의미한다고 답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서 그동안 비공개로 고농축 우라늄 능력을 개발해왔고, 영변의 우라늄∙ 플루토늄 처리 시설을 통해 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해왔습니다. 따라서 영변은 핵연료를 생산하고 핵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모든 시설 단지를 일컫는 말이며, 미국은 비핵화 과정에서 이에 관한 모든 요소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변에 대한 미국의 정의는 광범위하고 매우 높은 차원입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설명한 영변 핵시설의 세부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정의에 동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영변 핵시설의 가치에 대한 미북 간의 견해차가 크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핵 프로그램의 전 과정 폐기하는 것
- 우라늄 채취부터 핵물질 재고, 핵무기 제조공장, 운반수단까지
- 영변 핵시설 폐기는 전 과정의 절반에 불과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12일, RFA,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대담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우라늄 채취부터 핵물질의 재고, 핵무기의 제조, 운반수단 등 모든 과정의 폐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말하는 영변 핵시설이 우라늄 농축 시설과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등에 해당하며 이는 핵무기 생산 과정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국은 핵물질 생산 이후 보관 시설과 핵무기 제조공장 등 그 이후의 과정까지 모두 폐기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FDD


또 영변 핵시설을 폐기한다 해도 신고되지 않은 다른 곳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핵물질 생산의 모든 과정과 관련 시설이 비핵화의 정의에 포함돼야 하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라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덧붙였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우라늄 채취부터 핵무기 운반수단까지 핵무기에 관한 모든 과정을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두 가지 핵물질을 갖고 있는데, 비핵화의 핵심은 그 시작부터 끝까지이죠. 우라늄과 플루토늄 핵물질을 생산한 이후 이를 어디에 보관하고, 어디에서 핵무기를 제조하는지, 어떻게 이를 운반하는지 등 모든 내용이 비핵화 과정에서 논의돼야 합니다.

- 해커 박사가 목격한 영변 핵시설은 우라늄 농축 첫 단계에 불과
- 나머지 농축 과정 시설도 모두 폐기해야
- 핵물질 재고, 핵무기 제조공장까지 폐기해야 진정한 비핵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또 다른 예도 제시했습니다.

사진-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FDD


최초 우라늄을 사용해 처음에는 3.5%의 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고, 다음으로 20%, 60%, 그리고 마지막에는 90%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만드는데, 북한이 공개한 영변 핵시설은 최초 3.5%의 농축 과정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또 다른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이 제기한 의문입니다.

[올리 하이노넨] 순수 우라늄을 넣어 3.5%의 농축우라늄을 만들고, 그다음은 20%, 60%,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과정을 거쳐 핵무기를 만드는데요. 과거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을 때 약 2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봤다고 했죠. 그것이 바로 3.5% 농축의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다음 단계의 시설은 어디에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우라늄 농축의 첫 단계인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만 동의한다면, 북한은 다른 시설에서 계속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여전히 문제로 남게 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비핵화 과정에서 고농축 우라늄은 몇 달 안에 폐기할 수 있지만, 플루토늄 시설의 폐기는 더 긴 과정을 거쳐야 하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북 사이에서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과거 경험을 빗대어 볼 때 모든 핵무기 재료와 제조 시설을 그대로 두는 것은 결코 매력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조언했습니다. 

- 미북 합의 내용으로 생화학 무기 언급한 비건 특별대표
- 오랜 기간 여러 시설에서 생화학 무기 개발해 온 북한
- 위험하고 제거 어렵지만, 생화학 무기 제거도 염두에 둬야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북한의 생화학 무기도 비핵화의 범위 안에 포함시켰습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대량살상무기의 하나인 생화학 무기도 미북 합의의 하나로써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도 북한의 생화학 무기는 여러 시설과 장소에서 오랜 기간 생산해왔고 매우 위험하다며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의 제거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북한은 오랜 시간 여러 장소와 시설에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해왔습니다. 북한의 생화학 무기는 매우 위험하고, 이를 제거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매우 힘들고 긴 과정의 작업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비핵화도 중요하지만, 생화학 무기의 제거도 늘 염두에 두고 미북 간의 신뢰를 더 쌓은 뒤에 이를 폐기하는 것에도 나서야 합니다.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영변 핵시설의 동결, 또는 폐기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예상됐지만, 정상회담 이후에는 비핵화 조치로써 영변 핵시설의 의미와 가치부터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영변 핵시설의 범위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그 이상의 조치 사이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의 전 과정과 시설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결국, 비핵화의 정의를 놓고 다시 한번 미국과 북한의 기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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