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 19’속 한반도 정세] ② 디트라니 “개성공단 PPE 생산 타당”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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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차석대표.
AP Photo/Wong Maye-E

앵커: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 19’로 국제 질서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북,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거 6자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북 두 정상 간 하향식 외교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코로나 19’를 계기로 의료 인도주의 협력을 통한 미북, 남북 관계 개선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면서 개인보호용품(PPE) 제조를 위한 개성공단의 재개도 타당하다며 미국과 유엔 안보리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코로나 19’의 전 세계적 대유행 속에 한반도 정세를 분석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사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미국의 대화 제의에 신중 모드

-      조셉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관한 소문이 많았는데요. 우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많은 소문이 있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는 북한이 발표하기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징후를 보면 김 위원장이 심장 관련 수술을 받은 것 같은데, 할아버지(김일성), 아버지(김정일)도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었고, 김 위원장의 흡연 습관이나 비만 등을 고려하면 심장 관련 수술을 받고 원산에 체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 세계의 ‘코로나 19’ 대유행 속에 북한에도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는 때에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고 이곳에서 회복 중이라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      미북 관계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는 최소한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내다보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제가 볼 때 북한은 실무회담을 요청하는 미국의 제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고, 지난 4월 27일은 남북 판문점 선언 2주년이기도 했죠. 앞으로 계속 미북, 남북 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실무회담 제안에 대해 신중할 것 같습니다.

-      미국이 북한에 코로나 19에 관한 지원 의사를 거듭 밝혔음에도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의 지원이 필요 없을 만큼 괜찮은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북한은 ‘코로나 19’의 초기 단계에서 일찌감치 북 중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나라와 국경을 폐쇄했죠. 김 위원장이 매우 이른 시기에 시행한 것이고요. 또 몇 주 전 개최한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코로나 19’를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결정했습니다. 북한도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북 중 국경을 일찌감치 봉쇄함으로써 옳은 조치를 내린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북한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을 것이고, 북한의 열악한 공중보건체계를 고려하면 전염 가능성도 큽니다. 저는 북한이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것이 북한의 군사 안보 대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합니다.

 

미북 하향식 외교 성과 인정실질적 진전은 인내와 노력 필요해

-      최근에는 미북 두 정상 간 친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가 좋다고 언급한 것처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관건은 미북 두 정상의 좋은 관계가 어떻게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이에 따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안보 보장, 경제 개발 등으로 진전되느냐이죠. 두 정상의 개인적인 관계는 좋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내용을 이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 없는 상황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친서 논란 등을 통해 미국의 대북 외교가 개인적 친분에만 너무 의존하면서, 외교 채계는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그 점에 대해서는 모순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에 대한 비판일 텐데, 우리가 2017년 ‘화염과 분노’ 시기로 돌아가보면 당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심각한 확산 위협을 목격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중단하라’는 경고 정도였죠. 그런 가운데 핵실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등에 대한 긴장도 고조됐고, 지금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두 정상의 개인적 친분에 대한) 비판이 무조건 옳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2017년 이후 지난 몇 년 동안 미북 관계에서 발전을 이룬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실질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비판이 아닌 비평적인 분석이 돼야겠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미북 정상 간의 공공외교는 중요하지만, 북한과 무수히 많은 문제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의 본질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죠. 과거 북핵 6자회담 당시를 회상해보면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도출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공동성명을 위해 수많은 작업과 과정이 필요했죠. 지금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죠. 저는 최소한 비판하는 사람들이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FA 그래픽

 

“‘코로나 19 관련 개성공단 재개는 타당한미 논의해야

-      미북 두 정상이 지금의 미북 정상회담까지 이끌고 온 점은 인정하면서, 진전을 위해서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한편, 한국 정부가 남북 의료 방역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코로나 19에 관한 개인보호용품(PPE)을 제조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는데요. 현실 가능성이 있을까요?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저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핵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담은 4.27 판문점 선언을 비춰볼 때 개인보호용품뿐 아니라 그 이상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남북이 함께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선별적 재개 등을 논의하는 것도 타당합니다. 또 궁극적으로 통일을 위한 남북 간 경제적 통합을 바라보는 측면에서도 이것 모두가 중요합니다.

특히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위원회의 입장이 중요한데, ‘코로나 19’의 대유행을 고려해 이를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약속을 확실히 해야 하며, 이를 지지해주길 희망합니다. 이는 인도주의 사안으로써 개성공단에서 개인보호용품이나 인도지원에 관련한 것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서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하지만 이와 관련해 회의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를 논의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미국과 한국이 논의해야겠죠. 또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에 (’코로나 19’ 상황에서) 마스크나 진단 기기, 개인보호용품 등을 만들기 위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유엔의 지원을 받고 싶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그동안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을 반대하는 이유가 이를 통한 수입 상당수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19’ 국면에서 인도주의 사안이기도 하고, 핵 없는 한반도와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4.27 판문점 선언도 유효합니다. 게다가 최근 한국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더 의미 있는 대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책임과 권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남북관계 개선 기회 살려야

-      미북 관계의 교착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먼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북 관계가 개선되기를 충분히 기다렸지만,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한국이 먼저 나서겠다는 건데요. 미국 워싱턴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이 한국을 동반자로 보지 않고 한국에 앞서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반대로 한국이 미국 몰래 북한과 선제적으로 앞서가는 것도 공평하겠죠. 하지만 두 가지 상황 모두 불행한 일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한미 사이에 분열 원인이 돼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북한의 강경파들은 한미 간의 분열을 보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일치하고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면서 미국은 남북 간의 인도주의 경제적 사안을 지지하고, 반대로 한국은 미북 정상의 외교뿐 아니라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협력해야 하겠죠.

물론 미국이 한국, 또 한국이 미국을 앞서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서로 먼저 가면 안 되죠. 우리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목표를 위해 한 가지 방법만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26년 동안 북한 문제를 다뤄왔지만, 상황은 더 악화했습니다. 북한은 더 많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생산했고, 잠재적 불안정성은 더 커졌죠. 아는 한 가지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에 좀 더 창의적일 필요가 있는데, 4.27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180석의 집권 여당 의석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할 권한을 가졌다는 것은 기회입니다.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할 수 있다면, 미국은 물론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만약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대응에 나설 수도 있을까요?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만약 북한이 대선 전에, 혹은 대선 이후라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는 끔찍한 실수가 될 것입니다. 매우 도발적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한계선을 넘는 것이죠. 이는 두 정상 간에  좋았던 관계도 후퇴시킬 겁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대선 전에 최소한 한 번, 또 선거 후에는 여러 차례 만나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진전을 이루는 겁니다.

-      끝으로 올해 미국 대선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느냐 아니냐가 관건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따라 미북 관계와 비핵화 협상 등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조셉 디트라니 차석대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취임 이전보다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봅니다.

-      .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와 함께 미북 관계의 현주소와 코로나 19, 미국 대선 국면에서 미북 관계의 전망 등을 살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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