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관리가 본 바이든 새 대북정책] ②디트라니 “북, 대화 응할 것”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1-05-07
Share
[미 전직관리가 본 바이든 새 대북정책] ②디트라니 “북, 대화 응할 것” 지난달 28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끝난 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앵커: 과거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 측 차석대표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미북 양측의 고위 관리들이 만나 싱가포르 회담 합의 내용부터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하면서, 미국이 대화를 제안하는 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긍정적”

-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완료됐습니다. 일부에서는 깜짝 내용이 없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우선 특사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joseph.png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 같지 않을 것이란 점, 대북정책의 가장 큰 전략이 외교이면서 과거의 ‘전략적 인내’ 방식도 아니라는 점 등은 그리 놀랄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밝힌 내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하면서 논의해 나가겠다는 것,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할 것을 전제로 하는 리비아 모델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는 것 모두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크게 놀랄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이전 트럼프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와 다른 그 중간에 있다고 했습니다. 단계적 합의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에 어떻게 접근하겠다는 걸까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안(옵션)이 있습니다. 가장 타당한 방안은 외교적인 방법이죠. 북한에 마주 앉을 것을 제안하고, 2018년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합의했던 내용부터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를 진전 시켜 나가는 거죠. 여기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또 미북 간에 대화(dialogue)가 있어야 합니다. 대화에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공개적인 외교이고, 다른 하나는 비공식 채널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이나 고위 관리들의 비공개 기자회견(background) 등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관심을 두고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말씀하신 대화라면 뉴욕 채널을 비롯한 물밑 접촉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제가 말한 대화 채널은 외교를 말하는 겁니다. 뉴욕 채널은 단지 메시지를 주고받는 통로입니다. 협상 과정에서 뉴욕 채널이 사용된 적은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대화는 미북 간 고위 관리들이 만나서 사안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것이죠. 외교관과 외교관이 만나는 겁니다. 아니면 언급했던 대로 한국이나 미국이 대화를 위한 물밑접촉을 할 수 있겠죠. 저는 미북 양측이 마주 앉아 이전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했던 싱가포르 회담부터 진전시키는 것도 (대화의 시작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하향식(탑다운) 접근법, 과거 행정부의 상향식(바텀업)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그 중간에 있는 건데요. 이 접근법이 더 긍정적이라고 보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네. 저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2005년 당시 6자회담처럼 미북 양측의 고위 관리가 만나서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만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양측의 고위 외교관들이 먼저 만나 문제를 논의하고 일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6자회담처럼요.

“북, 미 대화 제의에 관심 갖고 응할 것”

-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실용적 접근’(practical approach)을 강조했습니다. 실용적 접근이 뭘까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실용적 접근’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용적 접근은 북핵 문제의 해법에서 먼저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 ‘리비아 모델’이나 ‘이라크 모델’을 추구하지 않고, 그렇다고 대북제재만 부과하면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전략적 인내와 같은 모델도 아닙니다. 제가 보는 실용적 접근은 우리가 무엇을 내놓으면 상대방도 무언가를 내놓는, 행동대 행동, 의무대 의무를 뜻하는 거라고 봅니다. 만약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 북한은 일부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한다든지 등 상호주의 요소가 있는 지점에서 북한과 어떻게 관여할 것인가. 제가 보는 실용적 접근은 바로 이것입니다.

-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당장 제재 완화가 없기 때문에 북한에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반응할까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저는 북한이 관심을 두고 미국의 제안에 응답해 회담을 하고, 쟁점이 무엇인지를 논의하면서 앞으로 절차를 수립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지난 27년 동안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왔습니다. 정상적인 외교 관계와 대북제재의 해제, 체제 안전 보장 등인데 이것들은 관계 정상화가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인데 말이죠.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한 지원까지 북한이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 싱가포르 회담 합의를 언급하는 겁니다. 그 합의에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미북 관계 개선, 평화 협정 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북한은 대북제재의 완화를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대북제재의 이행과 압박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과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제안도 있겠지만, 그래도 핵심은 제재 완화가 아닐까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맞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밝혔던 것처럼 대북제재의 완화를 원하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한과 모종의 합의 없이는 일방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거나 유엔 대북제재의 완화를 추진한다면 북한도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라 무언가를 내놓아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고 일방적인 제재 완화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상호 조치로 무언가를 할 것이란 확신 없이는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겁니다. 또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부 대화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비판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도 내놓았는데요. 앞으로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북한은 늘 이런 언어적 수사를 사용해왔습니다. 이번 담화는 외무성 대변인과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발표됐는데, 김정은 총비서나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직접적인 발언이 아니기에 조금 당황스럽긴 해도 놀랍지는 않습니다. 또 이것이 (미북 관계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도 보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늘 있죠. 그래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이 계속 손을 내미는 한 그런 도발은 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bliken.png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일,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기자회견 화면 캡처



“바이든 행정부, 한국 역할 보장해줄 것”

- 이달 21일에 한미정상회담이 있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또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좋은 질문인데요. 우선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목표임을 동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두 정상은 동의할 거고요. 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외교적 관여를 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할 겁니다.

또 미국과 한국은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한미 방위비분담 협정’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이 더는 현안이 아니라 한국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목표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것은 꼭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협상에서도 한국이 협상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며, 모든 협상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한국이 결정의 당사자(party)가 될 것을 보장해 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 선언의 진전을 모색하는 것을 장려할 것이란 점입니다. 남북 화해와 관련해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등은 좋은 기회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동맹 관계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과 전 세계에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 그동안 한국은 북한과 더 관여하기를 바랐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충분히 지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미 사이에 대북정책의 차이가 있고, 이것이 한미동맹의 우려 사안이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북 관여를 지지해줄 것으로 보시나요?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 물론입니다. 특히 인도주의적 사안과 관련해 이산가족 상봉이라든지, 코로나19와 관련한 개인보호장비 지원, 이밖에 다른 인도주의 사안과 관련해 저는 개인적으로 이는 매우 긍정적인 제스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동맹관계인 한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국이 매우 중요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봅니다.

- 네. 조셉 디트리나 전 특사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재검토가 끝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