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외교현안은 중국... 북한은 관심권 밖”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nohj@rfa.org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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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 Photo/Alex Brandon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 19’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주요 외교 현안도 북한보다 중국이 될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관측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전히 좋은 관계임을 강조하지만, 비핵화의 진전 없이 교착 국면을 맞은 대북정책이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에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연 어떤 외교 현안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는지, 노정민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코로나 19’, ‘무역 합의’ 등 전반적 미중 관계가 주요 외교 현안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지난 4월 22일~27일) 미국 행정부 전직 관리와 학자 등 한반도 전문가 13명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수전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 토머스 컨트리맨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 차관 대행,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외교 현안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중 무역 협상/ 이란 공습/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3차 미북 정상회담/한국·일본 등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교체/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 합의 등 7개의 외교 현안을 제시하고, 이 중 3개를 선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설문에 응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중 응답자의 절반 이상(8명)이 무역 협상을 포함한 미중 관계가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반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꼽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미국 사회와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책임론을 둘러싼 중국과 외교 문제가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겠지만, 북한은 고강도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코로나 19’ 발생지 논란과 세계보건기구 매수 의혹, 확산 수치 조작, 정보의 불투명성 등에 관한 중국과 외교 갈등을 올해 미국 대선의 첫 번째 주요 외교 현안으로 꼽았고,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코로나 19’에 따른 미중 관계를 대선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유권자들의 관심이 ‘코로나 19’의 대응에 쏠려있는 때에 중국에 대한 책임론과 비판이 선거에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코로나 19’를 잘 대응했느냐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 같은데,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19’ 대응과 관련해) 중국과 얼마나 관련돼 있느냐도 관건이 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문제에 대해 비난할 대상을 찾고 있는데, 이번에도 중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충분히 솔직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슈아 피츠 신미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담당 연구원도 중국의 잘못된 대처로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것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올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외교 현안이 될 것이란 데 동의했습니다.

중국과 무역 협상도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꼽혔습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과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주요 외교 현안으로 미중 무역 협상,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순서대로 꼽았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무역을 넘어선 전반적인 미중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세계에서 미국의 명성을 회복하고 동맹을 재건하는 것과 미중 무역 협상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외교 현안의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RFA Graphic


“미 대선에서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문제 제기 가능성”

설문에 응한 13명의 한반도 전문가 전원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외교 현안에서 북한 문제를 후순위로 꼽은 가운데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저평가를 넘어 문제점으로 지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대선 국면에서 북한 문제가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 리 우드로우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외교정책에서 기대한 만큼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고, 미북 대화의 교착 국면에서 계속 대북정책의 성과를 주장한다면 오히려 유권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데 큰 효과가 없었음에도 성과만 부풀려졌다고 꼬집었고, 엄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외교 현안이 차지하는 비중을 10% 정도로 내다보면서 그중에서도 북한 문제는 더 작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지난 11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제이콥 설리번 보좌관이 워싱턴의 허드슨연구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논의할 때도 중국, 이란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반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대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코로나 19’와 미중 관계가 주요 국내외 현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북한 핵 문제는 당분간 미국 정치권의 관심 밖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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