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한달] “미국이 평화체제 수립 성의 보여야”

워싱턴-노정민, 한덕인, 서재덕 nohj@rfa.org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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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 북한 전문가. 프랭크 엄 연구원은 미국이 합의문에 따른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최소한의 이행 조치 없이 북한의 비핵화만 강조하는 것에 불만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동시적인 행동으로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 북한 전문가. 프랭크 엄 연구원은 미국이 합의문에 따른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최소한의 이행 조치 없이 북한의 비핵화만 강조하는 것에 불만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동시적인 행동으로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FA PHOTO/이규상

앵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이 되어가는 가운데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한 후속 조치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회담에 대한 양측의 온도 차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북한전문가는 미국이 북한에 평화체제의 수립에 대한 성의를 보여줄 것을 조언했습니다.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섰지만, 미국은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에서 북한의 불만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는데요.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 달을 맞아 노정민 기자가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 북한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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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북한을 방문해 북한 비핵화에 관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지만, 양국 간의 팽팽한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측은 이른 시일 내에 북한이 비핵화 시간표를 마련하고 핵 신고와 검증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단계적인 동시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반발했습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떠난 직후 “미국이 일방적인 비핵화의 요구만 들고 나왔다”라며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보여준 미국 측 태도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언론은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이해가 다르고,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해서도 양측의 시각에 광범위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북한 전문가는 북한의 비핵화는 매우 긴 과정이고, 현재 미국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구체적 개념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이른 시간 내에 비핵화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장의 폐기 등 비핵화 조치에 나선 만큼 미국도 정상회담 합의문에 따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최소한의 이행 조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측이 이에 대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아 실망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호적이고 동등한 이행 조치로 미국이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논의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을 맞이하는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정상회담 이후 미북 관계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 등에 관해 프랭크 엄 전문가의 견해와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 애초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에 큰 기대는 무리
- 북, 평화체제 보장에 대한 미국의 행동 요구하고 있어
-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섰지만, 미국은 평화체제에 관한 움직임 없어
- 미국도 북한에 상응하지 조치 취할 필요 있어


- 프랭크 엄 연구원님, 반갑습니다. 우선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과 북한의 반응이 달랐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프랭크 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북한의 비핵화는 매우 긴 과정입니다. 따라서 문제나 위험이 발생하기 마련이고요. 그래서 이번 미북 고위급 회담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구체적인 개념을 잘 모르고, 협상에서 최소한 무엇을 요구하고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비핵화 협상의 조건과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너무 큰 기대를 할 수 없고, 이것이 긴 과정임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이른 시간 내에 기대를 나타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비핵화의 의지와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있습니다.

[프랭크 엄] 북한은 자신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했고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왜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라고 비난할 수 없는, 북한이 제시한 구체적인 조치인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진보적이고 동시적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다시 말해 북한은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 이상의 양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상호적인 이행을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평화 체제에 관한 것인데요. 북한은 이에 대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상호적인, 동등한 이행 과정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비핵화 과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고 북한은 평화체제의 수립을 원하고 있는데, 이 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이견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프랭크 엄]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뿐 아니라 평화 체제를 향한 조치를 말하는 겁니다. 북한이 의미하는 평화체제가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치 않지만, 예를 들어 '종전 선언이 담긴 성명을 발표한다든지', 아니면 '우리가 종전 선언에 대한 대화를 했다든지' 등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북한이 생각하기를 미국은 이에 대한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북한은 이 부분에 대해 더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이행 조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십니까?

[프랭크 엄] 싱가포르 합의와 관련해 일단 북한 내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가 논의되고 있고요, 앞으로 이에 대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합의문 1항에서 북한의 평화체제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했는데, 미국이 이에 대해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조치에 나서는 것처럼 미국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 연구원님이 생각하시는 비핵화의 시간표는 무엇인가요?

[프랭크 엄] 서로에 대한 기대치에 관한 문제인데,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을 통해 상당한 양보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아마도 “우리가 이렇게 했으니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 뭔가 큰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미국은 이에 대해 실망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을 시행한 것으로 동등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북한은 핵 실험을 중단했고 미국은 군사 훈련을 중단하면서 이제서야 동등해졌다는 거죠. 이제 양측은 상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미국은 북한 측에서 흥미로워할 만한 평화체제 수립이나 종전선언에 대해 아무런 제안 없이 비핵화만을 먼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단절이 생겼다고 봅니다.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서 북한은 표면적인 절차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전에 마무리되길 바라는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상호 보완적이며 적극적인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테고, 이것이 북한에 압박을 줄 수 있을 텐데요.

[프랭크 엄] 북한이 이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북한이 모든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해 공개적인 선언을 하거나, 영변의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재처리 등에 관한 핵시설의 폐기 등을 꽤 빠른 시간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도 빨리 북한에 요구하는 것에 상응하는 중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동군사훈련뿐 아니라, 평화체제 수립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다뤄야 합니다.

심지어 평화조약이나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도 인상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양국이 상호적인 중요한 조취를 취하는 그림이 나온다면, 우리는 꽤 빠른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7월을 맞아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프랭크 엄]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좀 다른 사안입니다. 종전 선언은 상징적인 제스처이면서 그리 복잡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종전 선언은 빠르고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지만, 그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협정 체결은 중요한 문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양측의 병력을 감축하거나, 주한 미군의 철수 등이 거론돼야 하고, NLL 문제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더 많은 문제가 다뤄져야 하는데, 평화조약 체결은 이른 시일 내에 논의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사안입니다.

- 미군 유해 송환, 계속 논의 중 
- 미북 간 학술∙스포츠∙문화 교류 계속 이어질 듯
- 미군 유해 송환, 민간 교류 등은 부차적인 사안 
- 미 "북 비핵화 먼저" vs 북 "평화체제 논의 동시에" 큰 걸림돌

- 북한 내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연구원님은 미북 정상회담 전부터 유해 송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셨습니다. 일부에서는 유해 송환 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프랭크 엄] 유해 발굴 문제는 전쟁포로와 전쟁실종자 가족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유해 문제는 미북 간의 주요 사안 중에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부차적인 협상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유해를 송환하고, 현재 더 많은 발굴을 위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 이는 좋은 징조이고, 긍정적인 신호이자 신뢰를 형성하는 척도라고 봅니다. 또 미군 유해 송환은 계속 논의 중에 있습니다. 좀 더 인내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부차적인 것이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미군 유해 송환 외에 미북 간에 어떤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프랭크 엄] 북한이 좀 더 다양한 교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 교류, 문화 교류, 스포츠 교류, 과학 기술 교류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형태의 신뢰 구축과 협력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겠죠. 또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를 해제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 주민들에 대한 미국여행 금지를 풀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미북 교류를 하기 전에 먼저 다뤄져야 할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부차적인 것으로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용한 척도일 뿐이죠. 교류뿐 아니라 비핵화와 평화적인 면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기를 기다려야 할 겁니다.

- 끝으로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 달을 맞아 지금까지 관전평을 부탁드립니다.

[프랭크 엄]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무엇인지 더 많이 이해해 간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또 비핵화에 대한 정의나 해석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어떻게 진행해 나가느냐도 주목할 만한 것입니다. 미국은 먼저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 평화체제를 논의하고 싶어 하지만, 북한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길 원합니다. 이것은 미국과 북한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걸림돌이 될 겁니다.

-네, 프랭크 엄 연구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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