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해, 몇 달 안에도 신원 확인 가능”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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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제니 진 박사.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제니 진 박사.
RFA PHOTO/이규상

앵커: 미국 국방부는 지난주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미군 유해에 대해 다음 주부터 유전자(DNA) 표본 추출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신원확인 작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유해 감식 책임자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제니 진(한국 이름 진주현) 박사는 빠르면 몇 개월 만에도 신원확인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진 박사는 북한이 각 유해함마다 발견장소와 함께 발견된 유품 등 상세한 목록을 제공하는 등 매우 협조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진 박사를 만났습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제니 진 박사는 9일 RFA,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하와이로 이송된 미군 유해는 현재 자료 입력을 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 DNA 채취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에 따라 몇 달 안에도 유해 신원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힌 진 박사는 DNA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계속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나타냈습니다.

미군 유해의 송환을 위해 직접 북한 원산을 방문했던 진 박사는 당시 북한 측으로부터 비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면서 오히려 북한이 유해를 매우 잘 정리해 준비해놓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인근 알링턴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실종자 가족 초청 행사’에서 진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미군 유해 55구가 송환됐습니다. 하와이에 도착한 미군 유해는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진주현 박사] 하와이에 지난주 유해가 도착했습니다. 지금 저는 워싱턴에 와 있지만, 저희 팀원들은 하와이에서 일단 어떤 유해가 왔는지, 정확하게 어떤 부위가 왔는지 등에 대한 인벤토리를 작성하고 있고요. 그 뼈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을 다 해서 나중에 쓸 수 있도록, 분석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입력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뼈들을 DNA 샘플링을 해야 될 지를 지금 저희 팀원들이 정하고 있고요. 다음 주부터 DNA 샘플링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 송환된 유해가 모두 미군 유해가 맞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습니다. 맞나요?

[진주현 박사] 예전에 북한이 동물 뼈를 보냈다는 뉴스가 계속 크게 나왔는데 북한은 미국에 동물 뼈를 보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북한이 동물 뼈를 보낸 것은 영국 측에 보냈던 것이고요. 제가 Korean War Project를 9년째 담당하고 있는데, 그동안 저희가 북한에서 왔던 모든 유해를 다시 한 번 검증을 해 봤더니 동물 뼈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동물 뼈는 오지 않았고요..

- 송환된 미군 유해에 대해 유가족의 기대감도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신원확인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진주현 박사] 기간은 case by case라서 어떤 경우는 모든 게 잘 맞으면 몇 달 만에도 신원확인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요. 모든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DNA 결과가 잘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입니다. 일단 뼈들이 너무 오래돼서 결과가 잘 안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또 테스트를 해야 되고,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요. 아니면 DNA 결과는 잘 나왔는데 그것을 비교할 유가족 샘플이 없을 때, 또 유가족이 DNA를 제공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유가족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몇 년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 발굴된 유해의 상태, 가족 DNA 채취 등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신원 확인에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진주현 박사] 가장 큰 난관은 일단 뼈가 오래돼서 다양한 DNA기법을 시도를 하고 있지만, 어떤 것은 잘 나오고, 조금 더 어려운 DNA 기법은 DNA가 잘 안 나오는 게 조금 난관입니다. 그 점은 지금 저희 DNA Lab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가장 시급한 일은 유가족의 시료 채취인데요. 그나마 한국전 같은 경우는 실종자 90%의 유가족 시료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상당히 확보율이 높은데 저희가 아직 확보하지 못한 10% 는 시간이 지나면 유족분들이 돌아가시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 좋은 상황이거든요. 그것이 가장 큰 난관입니다.

- 유해를 감식할 대 성조기를 옆에 펴놓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만큼 경건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 같은데, 분위기도 전해주시겠어요?

[진주현 박사] 저희는 일단 국방부 Lab이고 이분들이 모두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또 뼈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은 기본적인 윤리가 있거든요. 장난을 치지 않는다는 것인데, 또 미군 유해이다 보니 한 차원 더 나아가 항상 성조기를 두고, POW / MIA 깃발도 두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유해를 송환할 때 직접 원산에 가셨는데요, 유해 송환 당시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진주현 박사] 원산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일단 공항이 텅텅 비어있는 것이 한국 공항이나 다른 공항하고 가장 달랐는데, 공항 안은 매우 깨끗했고 북한 측에서 상자 55개를 매우 깨끗하고 깔끔하게 잘 정리해서 준비해놨고요. 그다음 저희가 그곳에서 일일이 뚜껑을 다 열어서 안에 뭐가 있는지 다 확인했거든요. 그 과정에서도 북한 측이 매우 성실하게 협조해줬고, 다 끝날 때는 마실 것도 주면서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 이번에 돌아온 55구 미군 유해의 발굴 과정은 어땠습니까? 북한 측에서 어떻게 발굴했는지 들어보셨는지요?

[진주현 박사] 북한 측에서 저희에게 각 유해함마다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어디서 발견했고, 어떤 상황에서 발견했고, 유품은 무엇이 들어있고 등 상세한 목록을 제공했는데요. 그중에서 저희가 과거 208개 상자를 송환받았을 때 경험을 본다면 아마 지리적인 위치는 거의 맞지 않을까 하는데 나머지 정보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앞으로 미군 유해 발굴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진주현 박사] 일단은 양국 정상이 크게 두 가지로 합의하면서 유해를 송환하고, 이후 발굴을 재개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합의가 됐는데, 일단 유해 송환의 첫 단계는 마무리가 된 것 같고요. 물론 추가로 송환이 있을 수도 있죠. 그다음 발굴은 아직 협의 중인데 언제 다시 들어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한국인으로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자부심도 크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진주현 박사] 저는 친가, 외가쪽 조부모님이 모두 이북에서 내려오셨기 때문에 감회가 조금 남다르죠. 특히 전쟁 중에 흥남부두로 내려오신 할아버지나 원산에서 북한군에게 잡혀서 고생하신 외할머니로부터 흘려듣던 이야기들이 뭔가 운명적으로 다가와 제가 이런 일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보고요, 그 생각을 하면 전율과 함께 자부심도 느낍니다.

-네. 진주현 박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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