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센터 “미, 탈북 난민 더 받아들여야”

워싱턴 - 노정민 nohj@rfa.org
20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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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이 지난 2006년 8월 태국 수도 방콕의 한 수용시설에 갇혀 있다.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이 지난 2006년 8월 태국 수도 방콕의 한 수용시설에 갇혀 있다.
AP photo

앵커: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5명에 불과한데요. 탈북 난민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북한인권법’에 직접 서명했던 조지 W.부시 전 대통령도 최근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이 급격히 줄어든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시 센터 측은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입국 금지 행정명령(Travel Ban)’이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을 어렵게 했다며, 미국 정부가 더 많은 탈북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2018년 9월 현재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 217명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5명에 불과

- ‘입국 금지 조치(Travel Ban)’가 원인이란 지적도

미국 국무부의 난민입국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회계연도에(2017년 10월~2018년 9월)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5명. 전년 회계연도에 12명이 입국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었습니다.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 9월 30일까지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총 217명이지만, 13년 동안 난민으로 받아들인 탈북자로서 그리 많은 수는 아닙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단 한 명에 불과할 만큼 탈북 난민에 대한 미국 입국의 문은 넓지 않았습니다.

2017(위), 2018(아래) 회계연도에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
2017(위), 2018(아래) 회계연도에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 Department of State Bureau of Population, Refugees, and Migration Office of Admission/Refugee Processing Center

지금까지 수십 건에 달하는 미국 내 탈북 난민의 이민 절차를 도운 토마스 바커 변호사는 최근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의 수가 급감한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입국 금지(Travel Ban) 행정명령’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당시 행정명령은 북한을 포함해 이란과 시리아, 소말리아, 베네수엘라 등 8개 국가 출신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조치인데,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을 가로막고 있다는 겁니다.

[토마스 바커] 최근 탈북 난민이 줄어든 것은 미국 입국에서 북한 국적자를 제외하는 ‘입국 금지 행정명령’ 조치 때문입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초기, 모든 난민은 120일간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내렸고, 미국 정부가 수용하는 난민 규모를 줄인 것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의 수가 감소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2004년 북한인권법이 탈북 난민의 미국 정착길 열어

- 북한인권법에 서명한 조지 W.부시 전 대통령도 우려 나타내

- 부시 센터 측 “입국 금지 행정명령이 탈북자 미국 입국 어렵게 해”

- 미 정부가 인권 차원에서 더 많은 탈북 난민 받아들여야

- 국제앰네스티 “연방 의원들에게 알릴 기회 찾겠다”

북한인권법 서명으로 탈북 난민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측도 이 같은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과 탈북자 정착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부시 센터(George W. Bush Presidential Center)’ 인권자유팀의 린지 로이드 부국장은 3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인권법이 탈북 난민에 대한 미국 정착의 길을 열었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오히려 지난 2년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진단하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째, 북∙중 국경 지역의 경비 강화로 탈북자 수가 줄었고, 둘째,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난민의 미국 입국을 어렵게 했다는 겁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금지 행정명령’ 대상국에 북한이 포함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의 탈북 난민이 미국에 정착했다고 로이드 부국장은 꼬집었습니다. (The administration has lowered the overall, global number of refugees and included North Korea in the list of countries in the so-called “travel ban.)

또 부시 센터 측은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성공을 이루고, 미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미국 정부가 북한처럼 억압된 국가에서 탈출한 난민을 계속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We at the Bush Institute strongly believe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remain open and welcoming to those fleeing repressive countries like North Korea. Through our work with North Korean refugees in the United States, we see that they have been successfully resettled and are making our country a better place.)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016년 11월 텍사스주 댈러스의 부시센터에서 열린 '북한자유포럼' 행사에서 북한 문제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016년 11월 텍사스주 댈러스의 부시센터에서 열린 '북한자유포럼' 행사에서 북한 문제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 - 부시센터


직접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바커 변호사도 부시 전 대통령이 더 많은 탈북 난민이 미국에 정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토마스 바커] 부시 전 대통령은 스스로 북한인권법에 서명한 것을 매우 잘한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더 많은 탈북자가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 관계자들도 이 같은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프란시스코 벤코스메 아시아태평양 담당관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탈북 난민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연방 의원과 보좌관들에게 이 문제를 알릴 기회를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시스코 벤코스메] 연방 의원과 보좌관들이 입국 금지 조치가 단순히 이슬람 국가 출신의 미국 입국을 막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정책, 특히 북한 인권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의원들과 보좌관들에게 이 내용과 문제를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의 수가 이전부터 매우 적었다며 미국 내 탈북자에 대한 관심을 약속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입국 금지 행정명령이 탈북 난민의 입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동아시아 난민의 규모를 4천 명으로 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줄어든 수치로 앞으로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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