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설문: 코로나19 속 탈북민 사회] ④ 더 힘든 현실 고려 세심한 사회적 배려 절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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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2.jpg 지난 9월 말, 중국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북부 지방의 내부 취재협조자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
사진-아시아프레스

앵커: 코로나19 의 전 세계적 대유행은 한국 내 탈북민 사회는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탈북민들의 현실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무역과 관광을 일부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이는 가운데, 북중 국경이 열리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질지도 관심입니다.

RFA 특별 기획, 코로나19 속 탈북민 사회. 오늘은 네 번째 시간으로 노정민 기자가 탈북민 조은향 씨, 신미녀 ‘새조위’ 대표,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와 대담을 나눠봤습니다.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습니다. )



북 주민 “방역 잘해 감염자 없다”고 말해

- 세 분 모두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진행한 한국 내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주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북한의 가족들과 연락하는 탈북민들은 밝혔는데요, 탈북민들과 북한 주민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신미녀 대표] 제일 중요한 것은 직업에 대한 불안정성이겠죠. 수입도 줄어들기 때문에 살기가 어렵고, 아이들이 있는 부모가 많은데, 가정의 음식비나 엥겔지수 등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또 하나는 심리적인 위축인데, 본인 스스로의 외로움도 있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북한 소식, ‘도대체 북한의 코로나는 어떻게 되는 건지’, ‘우리 가족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살고 있는지’ 등에 대한 걱정이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삶은 경제적으로나 마음으로나 넉넉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북한에서는) 현금 수입이 막히면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어요. 특히 지금 농촌 주민도 어렵지만, 도시 주민이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노인 세대들이나 고아, 그리고 허약자, 이런 사람들은 현금 수입이 없으면 살아갈 방법을 찾기 어렵죠. 그래서 도시 생활 주민 중에는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산에 들어가서 콩이나 감자 등을 심으며 화전민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취재협조자의 말을 들어보면 장마당에서 꽃제비 어린이나 노인들이 구걸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조은향 씨(신변안전을 위해 가명 요청)는 북한 개성에서 오셨는데요. 코로나19 때문에 북한 주민이 더 살기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조은향 씨(가명)] 제 친구가 옆에서 스피커를 켜놓은 상태에서 북한과 전화 통화를 하는데, ‘북한에 전염병 돌았다며?’라고 물어보면 “우리 방역 시스템이 얼마나 잘 돼 있는데 없다고. 항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래서 없다고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일단 코로나라는 것이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어디서나 확산할 수 있으니까 더 극한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고요. 경제활동은 제한돼 있고, 수요는 많아지고, 그런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번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가 북한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탈북민의 평가는 둘로 나뉘었습니다.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45%,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5%에 달했습니다. 이같은 답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시마루 지로] 우선 탈북민 중에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잘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이유가 있을 겁니다. 2003년에 있었던 사스(SARS)의 경험 때문에 북한이 방역 대책을 강하게 하고 있을 거로 추측하는 것 같아요.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에도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들이 일절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죠. 북한의 감염 대책의 기본은 차단과 격리입니다. 아주 강하게 하죠. 국경 봉쇄를 비롯해 이동을 통제하고, 지금은 감기 증상만 있으면 무조건 20일 정도 격리가 됩니다. 그런 무리한 격리 때문에 경제 악화도 계속되지만, 코로나가 크게 퍼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일반 사람의 인식입니다. 물론 당국에서 확진자가 없다는 선전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거죠. 전체적으로 보면 김정은 정권이 실패한 것은 아니죠. 대유행하는 것 같지도 않고, 평양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지난 10월 10일에도 행사를 했을 겁니다. 그런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확산을 막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은향 씨(가명)] 북한에서는 코로나19를 알긴 하는지, 용어 자체부터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 용어를 알까?’, ‘어떻게 알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심지에 북한 매체도 24시간 중 전기가 4시간이나 들어올까 말까 하는데 그런 것을 봤을 때 어떤 경로를 통해 전해 들었다 할지라도, 안 믿고 그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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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송금 길 막혀 북 가족도 어려울 것”


-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탈북민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연락하거나 송금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통제 때문이겠는데요. 탈북민 가족이 있는 북한 주민은 송금에 의존해 살기도 했는데,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신미녀 대표] 탈북민이 돈을 보내주면 북한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위안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돈을 이전만큼 못 받으니까 북한에 있는 가족은 그만큼 어려워진 거죠. 저희가 프로그램을 하면서 탈북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젊은 분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북한에 있는 자식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은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못 하니까 기초생활수급이나 조금씩 후원받는 돈을 조금씩 모으는데, 79세 된 할아버지도 제가 방문했더니 돈도 안 쓰고 약값도 아끼고 그러세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통일이 되면 내가 그동안 못 해준 부모 마음을 돈으로 보상해주고 싶다고. 그런 어르신분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렇게 가족이나 자식들에게 주려고 돈을 모으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브로커를 찾을 수 없으니까 계속 애만 태우고 있죠.

[이시마루 지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북한에 송금하는 것이 정말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수수료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정말 탈북자 가족이 보내주는 송금에 의존해 살아왔고 소비도 해 왔는데, 이것도 떨어지니까 더 경제 악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북, 무역 관광 재개 징후 엿보여”

- 앞으로 당분간 코로나19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민 사회와 북한 주민에 끼칠 영향도 계속될 텐데요.

[이시마루 지로] 앞으로의 북한의 상황은 전적으로 중국에 달렸다고 봅니다. 지금 내부에서는 여러 정보가 들리는데,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중국과 무역이 재개될 것 같습니다. 그런 준비를 시작한 것 같은 징후가 보입니다. 관광 준비도 조금씩 시작한 것 같아요. 일본 내 북한 여행 전문가도 설명회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중국에서, 특히 요녕성이나 길림성 등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 북중국경 봉쇄가 계속될 수밖에 없으니까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은 전적으로 중국 상황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미녀 대표]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프로그램을 재개했거든요. 남북한이 같이 모여 통일 코디네이터 교육을 하는 것이었는데 끝나고 난 뒤 한마디씩 하는데, ‘이렇게 모여서 속 시원히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난 것이 좋고, 자기들과 화합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남한 사람들과 자리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다. 이런 공간을 자주 마련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탈북민 중에 실질적인 문제가 뭐냐 하면 예를 들어 휴대폰에서 화상으로 뭔가를 하려 해도 이분들이 데이터 용량을 많이 안 쓰더라고요. 탈북민들은 1만 원 단위로 데이터를 쓰기 때문에 마냥 쓸 수도 없어요. 또 이분들이 집에서 컴퓨터를 해도 무선 인터넷이 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세심하게 배려해서 도움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오늘 세 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가 탈북민 사회에 미친 영향과 관련해 탈북 여성 조은향 씨, 신미녀 새조위 대표,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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