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관리 “트럼트, 북 관심 여력 없어”

워싱턴-노정민, 서재덕 nohj@rfa.org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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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29일(현지 시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29일(현지 시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앵커: 미북 고위급 회담이 계속 연기되면서 미북 간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취소한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이 불발됐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는데요.

미국의 전직 관리와 전문가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보다 더 시급한 국내 현안에 치중하고 있으며, 북한이 기대하는 만큼 상응 조치에 나설 준비도 돼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분석합니다.

노정민 기자가 로버트 킹(Robert King) 전 북한인권특사와 프랭크 엄(Frank Aum)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차례로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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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선거예산안 확보 국내 현안에 북한 문제 밀려

- 지금은 대북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 관심 끌기 어려워

-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 약속 분위기 아냐

- 미북 서로 관계개선 의지 있는지도 의문


- 로버트 킹 전 특사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미북 간 고위급 회담이 계속 연기되면서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느낌입니다. 특사님께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RFA PHOTO/이규상

[로버트 킹] 저는 이 문제가 미국 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전념했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다른 많은 현안에 빠져있었다고 봅니다. 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예산을 다루는 일에 몰두하고 있을 텐데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에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복잡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봅니다.

- 미국은 대화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문제는 없는 건가요?

[로버트 킹]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압력을 가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직면한 문제지요. 하지만 북한은 그런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다고 봅니다. 또 핵시설 목록을 신고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절차를 시작하는 것도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북한이 분명히 핵 프로그램을 더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원하는 다른 것이 있으며, 이를 위해 상황이 지연되는 것도 북한 측에는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 많은 전문가가 지금 상황을 놓고 기싸움이라고 말합니다. 미국과 북한 둘 중에 누가 먼저 양보하느냐의 문제인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건가요?

[로버트 킹] 저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어 하지만,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만큼 이 사안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결과가 나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초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회담이 서둘러 열려야 하는데, 올해 안에 가능할까요?

[로버트 킹] 만약 미국과 북한이 진전을 이룰 의지가 있다면 다음 달에도 미북 고위급 회담 개최가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서로 더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를 때까지 게임은 계속되겠죠. 하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의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하고 미국도 이에 대해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까지의 조치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상응 조치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로버트 킹] 제가 보기에 북한은 한국처럼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루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미국도 한국처럼 북한과 관계개선을 이룰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면 한국은 북한이 기대하는 경제적 투자를 할 수 있죠. 그래서 북한은 미국을 만족시키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북한이 한국과 미국 사이를 갈라놓고 있거든요. 이것이 위험한 겁니다.

- 지난 8월에 특사님과 대화했을 때도 이른 시일 내에 협상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셨습니다. 이후에도 전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고 보시는 건가요?

[로버트 킹] 저는 지난 몇 달 동안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대한 검증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만족할 만한 제안 아닐까요?

[로버트 킹] 저는 이것이 정말 미국이 원하는 전부인지 모르겠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그동안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수차례 방문한 곳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도 사찰했었죠. 영변이 문제의 전부는 아닙니다. 북한에는 핵 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시설들이 있고, 이 시설도 영변과 마찬가지로 공개돼야 한다고 봅니다.

- 네. 킹 전 특사님. 고맙습니다.

 

- 대화 나서지 않는 북한 vs 비핵화 요구에 완고한 미국

-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고 싶어 해

- 미국도 상응 조치 의지 보이는 것이 현실적

- 미북 관계 진전 없이 김정은 서울 답방 연기는 당연

 

- 그럼 계속해서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님. 지금 미북 관계의 상황은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프랭크 엄]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지금 미국과 북한은 실무회담을 개최해야 합니다. 양측이 비핵화 협상과 평화 등을 논의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이 현재 대화에 임하지 않고 있고, 미국도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에 완고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 미국은 북한에 대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북한이 계속 거절하는 분위기잖아요.

[프랭크 엄] 그렇죠. 11월 초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뉴욕에 와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려 했지만, 북한이 취소했죠. 이것은 북한의 전적인 책임이죠. 취소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나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을 겁니다.

- 왜 미북 간 고위급 대화가 성사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프랭크 ] 두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요. 우선 왜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그건 북한에 물어봐야죠. 일단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또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전반적인 외교 협상의 과정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기대하는 것에 대해 더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미국의 적절하고 상호 보상없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에 관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면, 이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겁니다.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줄 때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작은 것을 주면 작은 것을 받고, 큰 것을 주면 큰 것을 받겠죠. 예를 들어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시찰하는 것이라면 현실적으로 그에 맞는 작은 보상을 제안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변 핵실험장의 폐기처럼 큰 것을 기대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대북제재의 완화나 상당한 인도주의 지원, 평화체제 논의 등 큰 것을 내줄 수 있는 의지를 보여야겠죠.

-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불투명해졌습니다.

[프랭크 ]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이해가 되는 것이 만약 김 위원장이 12월에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을 때 무언가 내놓을 수 있는 큰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미북 대화가 막혀 있고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죠. 남북관계의 진전만큼 미북 관계의 진전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늦어지는 것도 납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그렇군요. 프랭크 엄 연구원님.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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