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재미와 돈맛] 돈이 돈을 버는 시장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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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재미와 돈맛] 돈이 돈을 버는 시장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의 모습.
Photo: RFA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앞세웠던 북한에서도 시장경제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오래입니다. 이제 북한에서도 ‘ 사상이나 이념을 넘어 삶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가치가 됐는데요. 특히 돈을버는 경제활동의 주체로 여성의 역할이 커졌습니다탈북 여성 경제인의 시각으로 북한 실물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보는 ' 버는 재미와 돈맛', 북한 경공업 분야 무역일꾼 출신 탈북자 김혜영 씨와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

- 네. 오늘도 김혜영 씨와 함께합니다. 김혜영 씨, 안녕하세요. 북한 시장은 공식 시장과 비공식 시장으로 나뉘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늘은 공식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우선 북한 주민이 공식 시장에 매대를 내고 장사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

[김혜영 ] 북한에는 평양과 지방의 , 등에 공식 시장이 정해져 있는데요. 도시나 동네 지명을 따서 시장 이름을 짓곤 하거든요.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으면모란봉시장’, 평성에 있으면평성 시장’, 앞에 있으면역전 시장’, 청진에서는청진포항시장처럼 말이죠. 공식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우선 시장을 관리하 시장관리소에 자릿세를 내야 합니다. 아무래도 좋은 자리 받으려면 다른 곳보다 많은 돈을 줘야죠.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자리 하나를  얻는 큰돈을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관리소 사람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자리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곤 합니다.

- 김정은 정권 들어서도 전국의 도시마다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거나 확장 공사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 시장은 국가에서 지어주는 건가요?

[김혜영 ] 그건 아닙니다. 원래를 국가에서 지워줘야 하는데, 당국에서 돈을 대면서까지 시장을 지어주지 않습니다. 시장관리소가 개인이 자릿세를 거둬서 시장을 설계하고 만드는 거죠. 매대도 만들고, 페인트칠도 해서 꾸며놓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소 입장에서는 자릿세가 중요한 것이고요. 많은 자릿세를 민에게 좋은 자리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도 양호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시장관리소 일꾼들이 식품 검열도 있고, 시장 담당 경찰도 있어서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해결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시장의 자릿세는 달에 내기도 하고, 매일 내기도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북한 시장이 운영되는 겁니다. 관리소 일꾼들은 나라에서 월급을 주는 것이 원칙인데, 그렇게 하지 하니까 시장에서 나오는 자릿세로 충당하고요. 때때로 뇌물을 받으며 살기도 합니다.  

- 이전에 시장에서도 돈주들이 상권을 꽉 잡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요?

[김혜영 ] 공식 시장에도 돈주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좋은 자리를 맡고요, 좋은 상품을 취급합니다. 돈주가 사들인 물건을 자기 주변의 친한 사람들이나 통하는 상인들에게 전부 풀기도 하는데요. 그래야 편하게 장사할 있고, 많은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주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한 사람들이 장사 있지, 그렇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하거나 자리도 뺏기게 됩니다. 시장에서도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상하 관계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 그럼 돈주들은 시장에서 매대를 몇 개씩 운영할 수도 있나요?

[김혜영 ] 그건 아닙니다. 시장의 매대는 자기 이름으로 하나만 받을 있거든요.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매대를 개씩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돈주들은 본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 내세워 대신 매대를 받게 하고, 돈주가 주는 물건을 팔도록 하는 겁니다. 돈을 이중으로 버는 거죠. 대신 매대를 사람도 돈주 덕분에 돈을 있으니까 좋고요. 관리소에 돈주를 신고할 수도 없는 겁니다. 결국, 북한 시장에서도 돈이 돈을 번다고 있습니다.  

- 북한 시장에서도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가 있을 텐데요. 좋은 자리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김혜영 ] 아무래도 시장 입구나 시장 가운데 자리가 노른자 자리죠. 아무리 작은 시장이라도 햇볕이 들고, 사람들 눈에 가장 보이는 곳이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시장에서 수산물을 적이 있는데, 당시 자릿세로 얼마를 냈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자리는 여느 구석진 자리보다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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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장에서 파는 기계 국수. 국수 뽑는 기계에 밀가루나 옥수수 가루를 넣고 면발을 만들어 판다. (사진 제공 – 김혜영 씨)

- 그렇군요. 시장에서 파는 물건에 대해 특별한 제한이 있나요? 파는 물건은 상인들이 마음대로 정해도 되는 건지요?

[김혜영 ] 럼요. 파는 물건에 대해 특별히 제한 두는 것은 없고, 자신이 정할 있습니다. 그래도 시장에서 제일 팔리는 것은 음식입니다. 국수나 육류, 수산물, 장사가 가장 되고, 다음으로 의류나 잡화류, 생활필수품, 화장품, 신발 등도 팔립니다. 가전제품이나 중국산 물건도 누구나 쉽게 사고팔 있는데요. 한국산이나 외국산 물건은 단속하기 때문에 대놓고 팔지 못하죠. 그래도 한국산을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매장에 숨겨놓고 몰래 팔거든요. ‘가전제품 있습니다라고 팻말을 사람을 따라가면 사람 집에서 명품이나 한국산 제품을 있었는데요.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거래하겠다고 하면, 온갖 수단을 써서라도 사고팝니다. 이를 어떻게 막겠습니까?

- 기본적인 질문일 수 있는데요. 시장에서 장사하면 정말 돈을 많이 벌 수 있나요? 혜영 씨 주변에서도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까?

[김혜영 ] 북한의 모든 사람이 시장에 의존해 살아가다 보니 그만큼 시장 방문객도 많죠. 사람들의 수요가 시장에 집중되니까 돈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시장은 오전 9 정도면 문을 여는데요. 실제로 매일 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밀수 사람들보다 돈을 많이 벌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장 자리가 중요한 겁니다. 시장에서 장사 년만 하면 집도 사고, 돈을 모아 다시 굴리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장사 수단입니다. 시장에서 자릿세 내고 장사한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 버는 상인들은 장사 수완도 좋고, 손님에게 정말 친절합니다. 손님이 오면 능수능란하게 말도 잘하고, 중국 제품을 한국 제품으로 알고 정도로 원하는 물건을 사게끔 하는 것이 버는 비결입니다.

- 시장 통제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개장 시간을 제한하기도 하고요. 시장 통제가 얼마나 엄격한 것인지, 이에 대한 상인들의 대응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혜영 ] 시장에서 통제를 하지만, 그렇게 엄격하게 합니다. 만약  상부에서 검열을 나왔다고 하면, 미리 조심해서 시간만 넘기면 되니까요. 시장관리소 일꾼들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시장에서 통제 품목 판매하는 것이 적발되면 되니까상인들과 통합니다. ‘오늘은 검열이 있을 예정이니 통제 품목을 팔지 말라 말입니다. 시장관리소 일꾼들과 상인들이 서로 감시하는 사이지만, 상부상조가 아니면 서로 힘들기 때문에 야박하게 굴지는 않습니다. 관리소 일꾼들이 계속 단속할 없기 때문에 시장에도 매대 반장이라는 자리가 있습니다. 반장들이 보고 들은 것을 관리소에 은밀히 보고하는 것이죠. 하지만 반장들도 똑같이 한국산 통제 품목을 팔기 때문에 서로 눈감아주며 넘어가자는 것이 이들의 심정이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도 공식 시장은 계속 늘어나면서 최근까지 북한의 공식 시장이 500여 개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혜영 씨는 전직 무역일꾼 출신으로서 북한 당국이 시장을 계속 늘리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혜영 ] 많은 공장 기업소가 멈춰서고 경제 위기에 직면한 북한 자체적인 능력으로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김정은 정권 이전부터 형성된 시장이 아니었다면 필요한 것을 구할 수도 없고요. 시장 먹거리부터 다양한 물건을 있을 아니라 내가 돈을 벌고, 있는, 작은 행복을 있는 곳이죠. 자릿세를 받아 시장 관리소의 운영비로 쓰겠지만, 전국의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돈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에도 도움이 겁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시장은 활성화할 수밖에 없으며 이제 북한에서 시장은 없어서는 가장 중요한 장소인 겁니다.

- 네. 오늘은 북한의 공식 시장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돈 버는 재미와 돈맛’.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전직 무역일꾼 출신탈북 여성 김혜영 씨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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