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납치자 가족 “생존자 없다는 북 주장 못 믿어”

도쿄-노정민 nohj@rfa.org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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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카 고이치로 사무차장과 요코타 타쿠야 사무국장(오른쪽).
이즈카 고이치로 사무차장과 요코타 타쿠야 사무국장(오른쪽).
RFA PHOTO/노정민

앵커: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동생, 요코타 타쿠야 납치자 가족협회 사무국장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생존한 일본인 납치자는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 원칙에 따라 도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도 않았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요코타 타쿠야 사무국장과 이즈카 고이치로 사무차장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납치 피해자 1세대, 대부분 고령으로 활동 어려워
- 자녀 세대가 국제사회에 납치 문제 알리고 관심 촉구
- 김정은 위원장, 아버지가 인정한 납치 문제 회피 어려울 것
- 납치 문제 해결하고 경제적 번영 이루는 기회 삼아야


- 두분 모두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코타 타쿠야 씨는 요코타 메구미 씨의 남동생으로서 잘 알고 있습니다. 이즈카 고이치로 씨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즈카 고이치로] 네. 저는 납치자 가족협회에서 사무국 차장을 맡고 있는 이즈카 고이치로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한 살 때 근무하던 곳에서 납치되었고, 이후 4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제 어머니는 한 살이었던 저와 세 살이었던 누나를 보육원에 맡기고 출근하셨는데, 이후 보육원이 현재 가족협회의 대표인 이즈카 시게오(납치된 어머니의 오빠)에게 어머니가 아이들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연락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한 일본인이 어머니에게 2~3일간 여행을 제안했고, 어머니가 여행에 따라나선 뒤 그대로 북한으로 납치됐다고 합니다.

- 요코타 타쿠야 씨는 현재 납치자 가족협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계신데, 지금 피해자 가족은 몇 명이나 되는지, 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코타 타쿠야] 저희는 부모 세대가 아닌 자녀 세대인데, 부모 세대를 기준으로 약 10가족 정도가 있습니다. 부모 세대들이 벌써 80대가 넘는 고령이기 때문에 이같은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등에는 참가하기 어려워 저희 자녀세대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납치 문제의 실상을 알릴 수 있도록 강연이나 집회, 심포지엄, 세미나 등에 참가하고 있고, 해외 활동으로서는 미국, 제네바, 벨기에 등 정부 기관이나 국제 기구 등을 방문해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 납치자 문제가 발생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북한 당국으로부터 어떤 소식은 듣고 계신지요?

[요코타 타쿠야] 북한은 2002년에 있었던 북일 정상회담 이후 5명의 납치 피해자를 돌려보냈지만, 그 외 납치자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인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피해자들도 북한에 남아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 가족의 경우 다른 사람의 유골, 즉 가짜 유골을 제공하면서까지 누나의 사망을 은폐하려는, 인권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즈카 고이치로] 저희 어머니와 관련해서는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교통사고 기록서와 함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다른 가족도 2002년에 사망 확인서를 전달받았는데, 훗날 이것도 북한이 위조한 것이란 증언이 있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 혹시 납치된 가족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가족도 있습니까?

[요코타 타쿠야] 안타깝게도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의 가족이나 자녀를 만나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버지도 올해 봄부터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누나가 돌아온다 해도 아버지와 재회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건강이 안 좋으십니다.

- 현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요코타 타쿠야] 아버지인 김정일과 아들인 김정은의 관계를 볼 때, 김정일이 생존한 납치자와 사망한 납치자를 구분해 결정했는데, 아들인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의 판단을 잘못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정권을 위해 지난날 일어났던 납치 문제에 관한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 결정에 따라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을 더욱 풍요로운 국가로 만들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 미북 정상회담 계기로 납치 문제 해결 최적기
- 납치 생존자 없다는 북한 주장 믿을 수 없어
- 도쿄 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한다면…불편한 감정 숨길 수 없다
- 납치 문제·인권 문제 해결, 김 위원장 결단에 달려


-일본인 납치 문제는 북한의 체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 우려도 있는데요.

[이즈카 고이치로]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납치 문제로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씨 일가는 북한에서 신으로 받들어졌지만, 이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북한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북한이 체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도 개최하려 하는 것일 텐데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이라는 나라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합니다.

- 북한이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납치 문제에 대해 어떤 기대가 있으신지요?

[요코타 타쿠야] 지금이 매우 좋은 기회이자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핵화 협상의 끝에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자금처, 즉 일본이 있습니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자 전원의 귀국이 없다면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만이 아닌 미국, 북한, 일본이 함께 진행한다면 일본과 북한 관계에서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북한에서 주장하는 것은 ‘북한에 더 이상 생존해 있는 납치 피해자가 없다’ 입니다. 피해자 명단을 모두 제출했고 약속을 지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요코타 타쿠야] 북한은 모든 의사결정 체계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그 산하의 북한 보도기관이 내놓는 내용은 모두 무의미하고, 일본에 불평불만을 계속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미 사망했다고 말한 납치자들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잘못된 정보였다. 살아 있다”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인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면 납치 문제는 크게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내놓고 있는 거짓 정보에 동요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 2020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납치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요코타 타쿠야] 일반적으로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해야 하는데, 인권이나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사람이 일본을 방문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일본 국민으로서 솔직히 좋지만은 않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괴롭지만,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은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요코타 타쿠야] 그런 말은 처음 듣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다고 봅니다.

- 납치자의 가족으로서 일본 정부에 더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즈카 고이치로]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기보다 결국, 현재 납치된 분들이 돌아오느냐, 안 돌아오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납치자가 살아 돌아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목표이고, 일본 정부도 납치자대책본부가 중심이 돼 여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목표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노력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뉴욕, 제네바 등 유엔 기관에서 각국에 납치 문제와 인권 문제를 알리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2002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에서는 조총련 조직이 있습니다. 납치 문제에 충격을 받고 이미 조직을 떠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조총련에 몸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조총련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요코타 타쿠야] 저희가 국제 기구에 납치 문제를 호소할 때마다 ‘당신들은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압력을 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일본은 조총련에 어떤 조처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 조총련은 합법적인 단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납치 피해자 가족이라 해도 그들을 강제로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단,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고, 각국이 인권 침해국으로서 북한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런 북한을 지지하는 단체가 조총련이라면 저희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 마지막으로 납치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또는 북한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요코타 타쿠야] 네. 서로를 이기려는 마음을 버린다면 북한과 일본 모두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을 위해서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용기를 내서 인권 문제와 납치 문제의 해결에 큰 결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이즈카 고이치로] 기본적으로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북한이 꿈꾸는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김정은 위원장이 납치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겠다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랍니다.

- 네. 타쿠야 요코타 사무국장님, 이즈카 고이치로 사무차장님.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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