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시장통제?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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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시장통제? 사진은 평양시 중구역인민위원회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친필 연하장이 실린 신문을 저마다 손에 들고 읽어보는 모습.
연합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년사 육성 발표를 건너 뛰었습니다. 대신 주민들에게 친필서한을 보냈는데요. 문성희 박사님, 김 위원장의 친필서한,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우선 청취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고생이 많으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올해에는 안착된 생활이 여러분께 돌아오기를 원합니다. 본론에 들어갈까요?  저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1월 1일에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어요. 지난해는 그 전 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개최된 것이 배경에 있었지요. 올해는 연초에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가 개최될 예정인데 그것이 배경에 있다고 봐야지요.

<기자> 8차 당대회의 일정은 결정됐지요?

문성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2차 정치국회의가 지난해 12월 29일에 진행되었는데요. 거기서 8차당대회를  1월 초순에 개회할 데 대한 결정이 채택되었습니다. 그러니까 10일까지는 열리겠지요. 당대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연히 사업총화보고를 하겠지요. 거기서 지난 5년간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과업이 제시되겠지요. 그런데 굳이 신년사를 발표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요. 친필서한이라는게 아주 짧고 새해인사정도의 내용이니 일종의 연하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당대회 보고로 신년사를 대체한 거라는 말씀이시지요?

문성희: 신년사는 올해 1년간의 과업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당대회 보고는 다음 당대회까지 수행해야 할 과업을 제시하는 것이니까 신년사와 같은 것은 아니겠지요. 다만 올해는 날이 겹쳤으니 신년사는 생략했다고 봅니다. 다만 2년 연속으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던 것을 보니 혹하면 앞으로는 1월 1일에 친필서한을 보내는 방식으로 전환할지도 모릅니다. 

<기자> 당대회는 며칠정도 개최될 예정인가요?

문성희: 현 시점에서는 이달 초순에 개회한다는 것밖에는 발표가 안 됐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 2016년에 열린 7차당대회는 5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동안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정도의 일정을 예상해 놓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어떤 의제가 논의될 걸로 예상하시는지요?

문성희: 당대회는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국내외의 중요 문제는 모두 논의될 것이에요. 예를 들어 7차당대회의 김 위원장 사업총화보고를 보면 우선은 사회주의 건설, 그러니까 국내문제 전반에 대해서 총화를 한 뒤 과업을 제시하고 있고, 남북관계, 대외관계, 그리고 당조직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문제들이 논의된다고 불 수 있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위원장이 된 것이 7차당대회였는데 당연히 인사문제도 논의되겠지요?

문성희:, 당연히 논의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규약도 개정이 된다고 봅니다. 제가 가장 주목을 하고 있는 것은 5개년경제계획의 내용이에요. 7차당대회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 수행이 경제과업으로 나섰습니다. 이 전략의 목표는 경제전반의 활성화, 각 경제부문사이의 균형 보장,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수 있는 토대 마련이었는데, 8차당대회에서 과업 수행 정형에 대해 총화가 될 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 여러모로 어려움이 겹쳐서 수행에 자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인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략 목표를 수행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기자> 그런데 목표 달성이 미흡했다고 해도 그걸 솔직히 이야기할까요?

문성희: 저는 잘 안 된 것에 대해서도 솔직히 언급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정권 시기에는 대외적으로 공개를 하는 것은 드물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부족점 등에 대해서도 솔직히 이야기를 해왔지요. 로동신문 등에 나오는 현지지도 보도를 봐도 김 위원장이 공장이나 기업소, 농장을 돌아보면서 잘 못된 측면을 비판했다는 사실이 그대로 반영이 되지 않습니까? 7차당대회 보고에서도 경제건설이 진전 안 되고 있다는데 대해 솔직히 지적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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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양말공장의 생산계획 수행정형을 알리는 표. (2011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기자> 그렇다면 8차당대회 보고에서도 5개년전략에 대해 솔직히 총화할 수도 있겠네요?

문성희: 상세하게 언급할 지는 모르지만 결함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5개년전략이 완벽하게 수행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보니까요. 

<기자> 5개년전략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어도 다시 5개년계획을 발표할 걸로 보시는지요?

문성희: 5개년계획을 발표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도 되고 있기 때문에 아마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과 관련해서 2020년 12월 29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에 흥미로운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북한 국내시장에서 외화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기자> 시장에서는 원래 외화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지 않나요?

문성희: 표면상은 그렇지요. 저도 북한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땐 일부러 북한돈을 준비해서 갔지요. 그런데2010년이었다고 기억을 하는데 제가 북한돈을 다 쓰고 미국 달러밖에 안 남았는데 흥정을 하니까 달러라도 괜찮다는 것이에요. 약간 비싼 물건이었지요. 그래서 달러로 지불했는데 거스름은 북한돈으로 받았어요. 그러니까 외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거기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 입장으로는 외화쪽이 가치가 높기 때문에 좋아하겠지요. 다만 최근에는 북한돈 가치가 오르는 묘한 현상이 알려졌어요.원래 1달러 8천 원 전후였던 환율이 지난해 10월경부터 6천 원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에요.

<기자> 북한 돈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지금 상황으로 보면 사실 좀 이상하네요.

문성희: 그렇죠. 코로나19 영향으로 설탕이나 식용유 같은 생활필수품이 북한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값이 막 오르고 있는 반면에 원고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좀 이해가 안 갔지요. 북한 주민들이 외화를 자기 손에 쥐고 시장에서 잘 안 쓰기때문에 원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의 외화 사용을 금지했다면 그것이 원고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기자> 그럼 앞으로도 북한 돈의 가치가 높은 현상이 지속될 걸로 보시는지요?

문성희: , 《아사히신문》 기사에 등장한 북한 관계자에 따르면 원고는 더 촉진된다는 것이에요. 이 사람이 말하기에 외화 사용 금지에는 원화의 가치와 신용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에요. 

<기자> 그런데 어째서 지금 이 시기에 외화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고 보시는지요?

문성희:그것이 8차당대회에서 발표될 경제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에요. 

《아사히신문》은 새로운 경제계획을 내놓는데 앞서 외화의 유통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고 싶은 그런 의도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기자> 시장에서의 외화 사용 금지도 그렇고 당대회에서 경제계획이 발표될 측면도 그렇고 북한이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한데요?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문성희: 반드시 그렇게만은 못 본다고 생각을 해요. 소련,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된지 이제 30년이상이 지났어요. 1990년대 후반에 경제난을 겪었을 때는 공급제도가 갑자기 붕괴되는 바람에 북한 주민들도 많이 고생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들의 힘으로 어떻게나 살아갈 방도를 마련한 것이지요. 또 공급제도가 붕괴된 이후 북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쇼핑을 하는 곳은 시장이에요. 전국적으로 500개정도의 시장이 있다고 해요. 시장에서는 자유로이 쇼핑을 할 수 있지만 시장가격은 국정가격보다 비싸지요. 그렇지만 그만큼의 노임을 주는 기업들도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시장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뜻인가요?

문성희: 네, 물론 시장에서 외화를 못 쓰게 하는 것은 당국에서 시장을 통제하고 싶은 의도가 있겠지만 이것도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르지요. 일시적으로 북한 돈 가치를 올렸다고 해도 북한 주민들은 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화폐교환 경험도 있으니까 주민들이 국내돈을 믿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하여튼 곧 개최되는 당대회에서 어떤 경제계획, 경졔방향이 나올지 두고 봐야 하겠네요.

문성희: 네, 그렇다고 봅니다. 앞으로 북한이 어떤 경제정책을 펴나가는지 당대회는 분기점으로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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