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가축 기르기 장려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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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stock_nk_b 북한군 제621호 육종장. 이 육종장은 염소를 비롯한 우량 품종의 초식가축을 기르는 군부 소속의 축산농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올 해 북한에서 식량문제가 예년보다 더 심각한 듯합니다. 문성희 박사님, 오늘은 북한의 먹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 그렇게 하지요. 최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8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식량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지난 번 방송에서도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그 회의에서 국가적부담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을 공급할 것을 당의 정책으로 수립했습니다.

<기자> , 그런데 실제로 북한에서 유제품 공급이 가능할까요?

문성희: 그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제가 북한을 자주 다닐 때에도 젖가공품 그러니까 우유, 그리고 북한에서 산유라고 부르는 요구르트는 귀했어요. 호텔에서 나오는 것은 드물었고 우유나 요구르트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왔던가. 그 땐 정말 기뻤던 기억이 있어요. 북한에서 유가공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요. 평양에는 외국 대사관들이 집결하고 있는 동네가 있는데 거기에 대사관상점이라고 부르고 있던 상점이 있어요. 정식 이름은 모르는데 대사관 사람들이 주로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이었어요. 거기 가면 유럽산 치즈나 고기, , 그리고 과자 등을 팔고 있었던데 거기서 우유나 요구르트를 살 수 있었어요.

<기자> 그러니까 평양에 있는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위해 유제품을 팔고 있었다는 거네요?

문성희: 네, 그렇다고 봅니다. 거기서도 반드시 요구르트나 우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 상점에서도 귀한 상품이었다고 할수 있으니까 북한 주민들이 요구르트나 우유를 상시적으로 마시고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그러고 보니 북한은 김 총비서 집권 직후 강원도에 세포지구 축산기지를 조성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는 데 최근에는 관련 보도가 뜸한 듯합니다.

문성희:그렇지요. 희천발전소도 그렇는데 북한은 뭔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서둘러 하는 바람에 나중에 차질이 생긴다고 봅니다. 많은 자금을 들여서 건설했는데도 잘 안 되면 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것이지요. 세포지구 축산기지도 처음은 요란하게 건설했다가 나중에 잘 안 됐을 수도 있고, 혹 하면 사료나 짐승 확보 같은 것이 어려워 잘 돌아가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러네요. 그런데 북한에서 젖소를 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

문성희: 그것이 없어요. 북한에서 소라고 하면 황소입니다. 지방이나 평양에서도 교외에 가면 볼 수 있는데, 짐을 운반하거나 할 때 황소를 활용하고 있었어요. 쇠고기도 그렇게 쉽게 접할 수 없었고 젖소 같은 건 목격한 적이 더더욱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유제품을 국내에서 어떻게 생산하는가요?

문성희: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목격하지 않았던 뿐, 북한에도 젖소를 기르는 곳이 있을 지 몰라요. 그리고 젖이라고 해서 반드시 소의 젖이라야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기자>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문성희: 그러니까 소 이외에도 염소 같은 짐승의 젖으로 유제품을 만들수 있습니다. 2003년 평양특파원 시기에 황해북도 봉산군에 당시 새로 꾸려진 염소종축장을 취재했습니다. 2001년에 꾸려진 곳이었는데 제가 취재를 가기 좀 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했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많이 칭찬을 한 장소라서 조선신보에서도 취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염소종축장이라고 하는 것 만큼 여기서 기르는 우량품종 염소 새끼를 다른 곳에 공급하고 있었어요. 여기서 기르는 품종은 스위스종이었습니다.

<기자> 스위스에서 염소를 수입하고 있었던가요?

문성희: 저도 그 질문을 했어야 했던데 깜빡했어요. 그러니까 스위스인지는 모르겠는데 외국에서 수입한 것은 틀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염소종축장에서는 염소의 젖을 가공해서 치즈, 요구르트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취재 수첩을 보니까 그런 가공품들을 탁아소나 유치원에도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판매도 하고 있었다고 적혀있어요

<기자> 판매 가격은 얼마였나요?

문성희: 치즈가 1킬로그램 당 500원이었어요. 당시 북한 일반 사람들의 임금이 한 달에 3천 원 정도니까 500원이라고 하면 싸지는 않지요. 그리고 북한 보통 사람들이 치즈를 즐긴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누가 사는가?”라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거기서 치즈와 산유의 맛을 보았는데 치즈는 산뜻하면서도 감칠맛이 나고 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보다 얕은 맛이었고 산유도 마시기 좋았습니다. 이건 당시 조선신보 기사에 그렇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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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강도의 한 아파트. 북한의 지방 아파트에서는 돼지우리를 만들어 돼지를 기르는 경우도 있었다. (2011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기자> 얘기를 들어보니까 염소 젖으로 만든 유제품을 앞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일 수 있겠네요?

문성희: , 그렇다고 봅니다. 반드시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가 아니어도 좋다고 봅니다. 북한에서는 풀 먹는 짐승 기르기를 장려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은 염소이고 최근에는 토끼기르기를 장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토끼를 사육한다는 건가요?

문성희: 토끼 젖을 먹는다는 것은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고기를 먹는 것이라고 봅니다. 2011년에 저의 운전기사었던 분의 딸이 평양에서 토끼탕 가게를 경영하고 있다면서 한 번 들놀이 갈 때 딸이 만든 탕을 가져와 주셨어요. 이게 정말 맛이 있었거든요. 들어보니 딸의 식당은 인기 폭발이었다고 해요.

<기자> 그렇군요.

문성희:최근에 북한에서 신문이나 TV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토끼기르기를 장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토끼기르기를 열심히 하라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중학교인가 토끼를 기르는 모델 케이스를 TV에서 방송해서 그것을 널리 보급하려고 하고 있거나 애니메이션까지 만들고 방송하고 있어요.

<기자> 어떤 내용인가요?

문성희:3형제가 열심히 토끼를 기르는 내용인데 이런 것을 본 어린 학생들이 학교나 집에서 토끼를 기르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겠지요. 그리고 최근에 여성동맹 대회가 개최되었던데 그 대회 앞으로 김정은 총비서가 보낸 서한에서도 토끼기르기를 “좋은 일하기운동”이라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들사이에서도 앞으로 토끼기르기를 해나갈 것이지요. 북한에서 아마도 앞으로 “붐”이 되어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어째서 토끼기르기인가요?

문성희: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북한에서는 풀 먹는 짐승을 길러서 그 고기를 먹는 것입니다. 잡초 같은 것은 여기저기에 있기에 사료 같은 것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그러니까 주민들이 먹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네요?

문성희:네, 그렇지요. 북한에서 식량사정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영양이 부족한 사람이 늘어난다고도 말할 수 있지요. 영양실조자가 나올 수 있지요. 토끼를 먹으면 단백질 흡수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군요.

문성희: 일본에서는 염소 고기라고 하면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오키나와에서는 염소 고기를 먹지요. 그리고 아프리카의 탄자니와에서도 맥주 안주에 염소고기를 먹는답니다. 세계에는 각이각색의 식문화가 있기에 북한만이 특별한 것도 아니지요. 그렇지만 북한에 가면 일본에서는 흔히 먹지 않는 고기들도 먹었습니다.

<기자> 어떤 것들인가요?

문성희: 당나귀나 타조의 고기입니다. 당나귀는 빈말이라도 맛이 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타조는 맛이 있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타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가요?

문성희: , 2010년었던가, 이제 언제 일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타조를 대접받았습니다. 한 번 불고기로 먹었다가 맛이 있었기에 대접해준 사람한테 “타조가 생각보다 맛이 있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니까 다음에는 타조고기 육회를 대접해주셨어요.

<기자> 타조를 육회로 먹었다는 말인가요?

문성희: 네, 그렇습니다. 이게 농담이 아니라 진짜 맛이 있었어요. 물론 쇠고기 육회가 맛이 있지요. 그런데 타조 육회도 괜찮았어요. 한때 북한에서 타조 목장이 생겨서 타조를 많이 길렀지요. 어떤 이유로 타조기르기가 장려되었는지는 이번에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하여튼 북한에 가면 여러가지 고기를 맛 볼수 있지요.

<기자> 그런데 일반 사람들도 타조나 당나귀 고기 등을 먹는가요?

문성희: 잘 모르겠습니다만, (타조) 불고기 가게에는 많은 손님이 계셨기 때문에 아마도 거기서 타조고기를 먹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마도 좀 있으면 토끼 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 조리법이 많이 창조될 것 아닌가 싶어요.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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