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중국 관광객 유치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8.28
mass_game_ppl-620.jpg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 수단인 집단체조 연습을 위해 모이고 있는 평양시내 학생들. (2008년 8월)
사진: 문성희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문성희 박사님, 북한의 외화벌이수단이 그리 많지 않은 건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닌 듯합니다. 노동자 해외 파견과 함께 외국 관광객 유치도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네, 바로 그렇다고 봅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강원도를 국제관광지구로 꾸리고 있는 측면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강원도에는 금강산관광지구가 있습니다. 금강산관광사업은 남북 경협의 상징으로 1998년 10월부터 시작됐다가 2008년에 한국인 관광객이 피살된 사건으로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그 후 2010년에 금강산관광지구내 한국측 시설과 재산을 몰수해 지구안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을 강제 추방했습니다. 2011년 4월에는 현대아산이 갖고 있던 독점사업권을 취소하고 다음달 5월에 법으로 금강산관광특구를 설치했어요.

<기자> 한국의 현대아산이 독점해 당시 주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많이 방문해서 사업이 잘 추진되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이 배제되고 금강산관광특구가 설치된 뒤에는 어떻게 됐나요?

문성희: 2011년 11월에는 중국을 통한 관광이 시작됐고 3년 뒤인 2014년 5월에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이 채택됐습니다. 이 법에 따라 ‘금강산관광지구’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로 명칭이 바뀌었지요. 그러니까 한국 만이 아니라 다른 외국도 금강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진 겁니다. 이 해 6월에는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가 설립됩니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한 장면. 2010년 당시 중국 관광객을 의식해서인지 북중친선을 강조하는 장면이 많았다. (2010년 8월)
집단체조 ‘아리랑’의 한 장면. 2010년 당시 중국 관광객을 의식해서인지 북중친선을 강조하는 장면이 많았다. (2010년 8월)
사진: 문성희

<기자> 당시 북한을 오가실 때 중국 관광객들을 자주 만나셨나요? 길거리에서 마주친다거나….

문성희: 네 봤어요. 고려여관이나 양각도 호텔 옥상에 식당 같은 게 있거든요. 거기에 꽤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와서,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예절이 바르지 않다고 할까, 술마시다가 소란을 부리고 하는 그런게 있어 가지고….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는 걸 그 때 많이 느꼈습니다.

<기자> 주로 어떤 중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하던가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나요, 젊은 사람들이었나요?

문성희: 그거는 뭐 연세가 많은 분들도 계시고, 물론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온다는 건 아니지만, 부모들끼리 또는 부모가 자식들을 데리고 온 것도 있고. 주로 어르신이라고 할까 좀 나이가 드신 중년 또는 중장년 분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30, 40대 분들은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관광객들 중에서.

<기자> 북한 안내원들이랄까 그런 분들은 중국 관광객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던가요, 말씀하신대로 무례하다거나 소리를 지른다거나 하는 걸 쉽게 볼 수 있었다면….

문성희: 아무래도 좀 재미없게는 생각하고 있었다고 보는데 역시 손님이니까 안내원들이 싫다거나 그런 건 말하지 않았고 하던대로 참고 하고 있었는데…. 제가 보기에도, 물론 그 당시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약간 소란스러웠다고 할까, 예절도 바르지 않고 술 마시면 태도나 행동이 않 좋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데는 안 갈려고 하는 그런 게 있었고….

<기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은 피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는 건가요?

문성희: 북한 사람들은 뭐 중국 관광객들이 가는 장소에 많이 가는게 아니라 제 자신이 좀 약간 피한다고 할까 그런 측면이 있었어요.

<기자> 당시에 주로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어디였나요?

문성희: 관광코스지요. 금강산이나 판문점 그런 곳도 가고 개성도 가고 평양 시내도 돌아보고. 북중 국경지대에서 나진에 굉장히 경치좋은 곳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진은 숙박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기자> 당일치기 관광?

문성희: 네 하루만에 돌아갈 수 있는 버스관광 같은 거, 뭐 그런 걸로 나진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기자> 그러니까 북한으로선 한국과의 관광사업이 잘 안 되니까 중국을 새로운 대상으로 했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 애를 썼다, 뭐 이런 말씀이시네요.

문성희: 그거야 그렇지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나라에서 북한에 관광오는 사람들이, 물론 유럽이나 그런 데서도 적지 않게 와 있었는데 그래도 역시 중국 사람들이 가장 많을 거고, 일본 관광객들은 많아야 몇 십명 그런 수준이기 때문에….

<기자> 그런데 강원도에는 마식령 스키장이 들어섰지요?

문성희: 네, 김정은 위원장이 굉장히 힘을 놓고 꾸린 스키장입니다. 저는 아직 한 번도 못갔지만 거기에 간 사람들이 전하는 방문기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실리고 있지요. 그것을 보면 설비도 괜찮고 아주 훌륭하게 꾸려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본인들도 북한을 방문하면 꼭 찾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북한에서는 인민들을 위해서 꾸렸다고 하지만 스키를 하는 인구가 그리 많다고는 볼 수 없지요. 여기도 실제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실제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면서 인민들을 위해서 꾸렸다고 선전하는 의도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문성희: 제 생각에는 지도자가 인민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인민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고 인민들을 위한 세상을 꾸리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 이런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민들을 대상으로 한 계급교양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게 역시 좋은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게 북한의 교양수단이지 않습니까? 실질적으로 ‘인민들을 위해서 스키장도 만들어 주셨다’ 이렇게 말하면 북한 사람들도 아 그렇구나, 우리 지도자가 그렇게 해 주시는 구나,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런게 계급교양이지요. 사회주의가 좋다, 그런 측면에서 계급교양입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