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미관계 언급 않은점 주목”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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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열병식서 ‘미북관계 개선’ 언급 없어…자신 없는 듯

<기자>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키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시 ‘매우 긍정적’ 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북한의 이번 9∙9절 열병식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도발 대신 화해의 손을 내민 걸로 볼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항상 생각해야 할 점은 열병식이 북한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북한으로선 열병식은 주로 국내적으로 최고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기 위한 과시의 목적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북미관계 개선은 커녕 미국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보통 김정은의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북미관계 진전을 선전해도 되는 상황인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건 북한도 아직 북미관계 개선에 자신이 없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도 비핵화 문제가 지금 교착상태라는 건 잘 알고 있고 쉽게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열병식에서 북미관계 개선을 강조하면 앞으로 혹시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 땐 정권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안 나왔다는 것만 보고 기뻐할 게 아니라 그런 양면의 뜻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기 않은 점과 더불어 북미관계 개선과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한편으론 한동안 냉랭한 분위기였던 미국과 북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그동안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미국과 북한 간 협상에도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기대되고 있는 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아쉽게도 그렇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아직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양보한다거나 새로운 제안을 한다거나 그런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북한이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5일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특사단이 바로 발표했을 것 같은데 그건 아직도 안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8월27일 방북하려고 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취소를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트위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은데 미중관계가 해결된 다음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건 저는 미국의 입장, 트럼프 정권으로선 이미 북한문제가 최우선적인 정책과제가 아닌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새로운 진전이 없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양보 분위기 있지만 교착 풀 파격제안은 없어

<기자> 네 북한 핵문제에서 미국과 북한 간 급속한 진전은 현재로선 어렵다, 좀 비관적으로 보신다는 말씀이신데요,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지난 주 미국 측이 비핵화 방식을 파격적으로 양보했지만 북한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파격적 양보, 어떤 내용일 거라고 보시는지요? 또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제안에 소극적인 배경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요즘에 미국 친구들이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던 저의 지인들에게 들은 얘기로는 원래 미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 대상 목록과 시간표 제출을 요구해왔는데 북한이 완강히 거절해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 안에서는 최근에 일단 (목록과 시간표를 실제로) 제출하지 않아도 제출하겠다는 계획만 제시하면 진전으로 간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비핵화 목록과 시간표를 제출한다는 입장만 밝혔다고 하면 바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겠다거나 하는 건 아닌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조금 양보하려는 분위기는 있지만 그게 지금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을 한꺼번에 해결할 만한 파격적인 제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입장으로서도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비핵화 목록을 한 번 제시하면 앞으로 미국이 이를 근거로 북한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제기도 할 수 있고 북한의 안전보장에 큰 위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양보하지 못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현재로선 미국의 파격적인 양보는 없다는 게 취재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한국 특사단,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새 양보 얻어내지 못해

<기자> 잠시 언급하셨는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 특사단이 지난 주 평양 방문에서 북한이 핵시설 신고와 사찰을 약속하면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고 그 이후 핵신고와 사찰을 이행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실제로 (김 위원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면 아마 바로 한국 특사단이 발표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비핵화 의사만 재확인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김 위원장에게서 새로운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에게서 실질적인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 특사단이 중국과 일본은 갔지만 아직도 미국은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만한 돌파구 마련에는 여전히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3차 남북정상회담이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올 해 들어서만 세 번째 이뤄지는 건데요, 어떤 의미가 있고 그 성과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한국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다시 방북하길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어야 남북 간 경제협력도 더 진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수, 목요일까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발표가 없으면 (남북정상회담 전 방북은) 어렵겠지요. 그러면 제재완화도 기대하지 못하니까 4월27일 합의된 판문점선언에서도 좀 더 진전된 내용이 필요한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정부는 지금 상황 아래서 생각중인 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말했듯 일단 긴장완화, 군사적인 충돌을 피하려고 하는 그런 조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대일 비밀회담에 낮은 직급 대표자 내보내

<기자> 북한과 일본, 양국 관계가 여전히 겉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일본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북한과 비밀회담을 여는 등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북한은 북일관계 진전에 소극적이라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우리 신문도 확인했지만 일단 일본 쪽에서는 내각 정보관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직책이 차관급이거든요. 반면 북한에서 나온 김성혜 씨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략실장인데 김영철 아래 리선권 아래 직책이죠. 국장급도 아니고 그 아래 심의관급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그렇게 격이 안 맞는 사람이 나왔다는 건 북한이 일본에 대해 당장은 관심이 없다는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들은 얘기는 8월 하순 중국 심양에서 열린 토론회에 나온 북한 통전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들도 한국 측 참석자들이 북일관계 어떠냐고 묻자 당장 북일관계에 관심이 없다, 먼저 일본 정부는 과거의 문제를 청산해야 한다는 그런 태도였다고 합니다.

<기자> 네, 북한과 일본 간 모처럼 이뤄진 교섭에서 일본은 차관급 대표자를 내보냈지만 북한은 그보다 낮은 직급을 내보내 격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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