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동원 평양시민 일부 귀환 못할듯”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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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hoon_recovery_volunteer_b 북한 수도 평양 시민들이 함경도 수해복구 피해현장으로 가달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 공개서한을 받고 적극 화답하고 있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평양기관차대 종업원들이 결의를 다지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한국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일본 내 대북여론 더 악화

<기자> 서해 해상에서 실종됐던 한국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마키노 위원님, 먼저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내 반응 먼저 전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너무나 야만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확산됐습니다. 최근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과 북한의 설명이 크게 다른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한국 측 설명을 신뢰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북한은 바다 속에서 표류하던 사람이 선박에 발각된 뒤 도망하려고 했기 때문에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지만 도움을 필요로 한 사람에 대한 행동으로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에는 북한이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본 내에서 북한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신속 사과는 대외환경 악화 우려 탓

<기자>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했는데요,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해왔습니다. 과거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사과했던 건 제가 기억하기에 1967년 도끼만행사건과 2002년 북일정상회담 때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과했다는 건 이번 사건이 김 위원장의 전략에 안 맞는 행동이었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엔제재와 코로나19, 대규모 수해라는 세가지 고난에 맞딱뜨린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내문제에 집중하고 싶고 대외적으로는 조용히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국제사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북한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커져서 북한을 둘러싼 안보환경이 악화되는 걸 우려하고 있고 그런 걸 피하려고 바로 (김 위원장이) 사죄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소집했지만 코로나 방역 문제만 언급하고 한국 공무원 피살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최고 지도자 입장으로선 너무 창피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최고 지도자가 대외적으로 사건에 관해 언급도 하고 조선중앙통신도 9월27일 한국 측 수색활동이 북한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북한은 현재 대외적으로 가능한 한 조용한 환경을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문제를 확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에 정치국 회의에서도 의논하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여정, 만약 보고받았다면 조용히 돌려보내라고 했을 것

<기자> 그런데 지난번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당시만 해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를 주도했는데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춘 듯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아시는 바와 같이 미국, 한국 관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이 현재로선 한국이나 미국에 대해서 선전, 선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북한 매체도 김 제1부부장을 별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역으로 보면 이번 사건은 김 제1부부장도 몰랐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제1부부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하면 조용히 돌려 보내라고 지시했을 거라고 봅니다. 총격하라고 하면서 북한의 안전보장 환경을 악화시키는 그런 지시를 내리는 건 최근까지 선전선동을 피하려고 하는 그의 행동과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난 여름 태풍에 따른 재해복구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평양 거주 노동당원이 1만2천명이라고 북한 당국이 밝혔는데요, 이들 중 평양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아는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1만2천 명 당원들 중 일부는 평양에 돌아오지 못할 듯하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과거 식량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평양의 행정구역을 축소하는 조치를 취한바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0년 평양 승호구역, 강남군 등을 황해북도로 편입시키고 평양의 행정구역을 3분의2 정도로 변경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수해나 코로나 때문에 북한의 식량사정도 악화해 1만2천 명 중 일부는 아마 당국이 현지에 남도록 해 지방 복구에 노력한다는 걸 보여주려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파견된 당원 1만2천 명은 노동당원 중에서도 출신성분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스가 일 총리, 납치문제 등 북일관계서 어려움 처해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외무성이 납치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며 새로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정권에 대해 납치문제로 구걸중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인데요 일본 내에서 크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스가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무조건 회담하고 싶다고 얘기한 바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가정권은 가장 중요한 과제인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가 총리가 김 위원장과 무조건 회담하겠다고 했고 스가 총리 자신이 관방장관 시절 납치문제도 담당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도 의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북한 외무성의 주장은 북한이 주장해온, 납치문제가 해겼됐다는 것을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한 당분간 북일정상회담엔 응하지 않겠다는 그런 생각을 표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고 북미협상이 크게 진전되지 않는 한 일본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을 걸로 예상합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북일관계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봅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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