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계기 동북아 정세 개선 기대”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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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_stadium_b 도쿄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경기장 모습.
/AP Photo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북 내부기강잡기 ‘경제자유화 확대’ 사전포석 가능성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만에 나선 공개행보에서 반사회주의 행위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시간에 제재와 코로나, 수해 등 3중고에 처한 북한 당국이 앞으로 강도높은 내부 기강잡기에 나설 걸로 전망하셨는데요, 결국 주민들을 더 옥죄서 위기를 돌파하려는 듯합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 김 위원장의 강도높은 내부 기강잡기가 어떤 목적인가에 따라 결과가 다를 듯합니다. 북한이 지금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건 사실인 듯한데요, 내년 1월로 예정된 당대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는가에 따라 (기강다잡기의 성공여부가) 달라질 듯합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은 경제자유화를 더 추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돈주들이 활동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한다거나 활동에 필요한 허가를 간소화하거나 아니면 농업생산 단위를 개인 단위로 한다거나 하는 그런 정책도 예상됩니다. 강도높은 내부 기강잡기가 그런 경제자유화 조치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을 사전에 억제하려는 목적이라면 저는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전략도 없이 그냥 정치적 탄압을 위한 움직임이라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양의대 범죄행위도 결국 뇌물문제인듯

<기자> 흥미로운 건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평양의대 당 위원회가 엄중한 범죄행위를 감행했고 이에 대해 실랄한 비판이 있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취재해 보셨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여러 방면으로 취재해보았는데요, 복수의 북한 소식통의 이야기로는 평양의과대학교 당위원회에서 생긴 문제는 뇌물문제가 아닌가 짐작하고 있습니다. 올 2월에 김일성당고급대학교에서 발생한 불상사와 비슷비슷한 얘기라는 건데요. 평양의과대학에서 입학할 때도 뇌물을 받고 졸업 때도 지방 출신자들도 뇌물을 주면 평양시내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평양의대 당위원회는 그렇게 모은 돈을 상급기관에서 충성자금으로 요구해오는 상황에 대비해 (모아뒀다 써)왔다고 합니다. 이번에 이런 문제가 부정비리로 내부에서 폭로된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북한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또 나온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피살된 뒤 아들 김한솔과 딸 그리고 부인 등 가족을 미국 중앙정보국이 네덜란드로 도피시킨 뒤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 동안 김한솔 관련 취재를 해오신 줄 아는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김한솔은 2017년 2월 김정남이 암살당한 직후 마카오에서 행방불명됐습니다. 그 후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네덜란드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도 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네덜란드와 협력해왔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 후에 들은 얘기로는 미국의 협력은 확실히 있었고 유럽이나 이스라엘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 후에 김한솔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최선희, 김정은 최측근 서기실 직월들과 친밀

<기자> 그런가 하면 최근 공식석상에선 사라졌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서인데요, 미국이나 일본 정부도 최 제1부상을 주시하고 있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한국 국가정보원이 지난 3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최 제1부상이 대미전략을 총괄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최 제1부상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3층의 서기실 직원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최 제1부상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의를 담당했는데 당시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합의를 위해서는 빅딜(포괄적 합의) 또는 영변 플러스 알파(영변과 그 이외 핵시설) 포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그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만 포기하겠다고 집착하면서 회담은 결렬됐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최 제1부상이 아마도 (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정치적으로 숙청당하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는데 결국 계속 건재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나 일본 정부가 분석하기로는 최 제1부상과 서기실 멤버들은 김 위원장과 이익공동체같은 관계가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서기실 멤버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백두산 혈통이라는 상징이 필요하고 김 위원장도 인맥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기실 멤버들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최 제1부상이 이상한 보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숙청해버리면 김 위원장 자신도 정치적으로 지도가 어렵게 될 테니까 함께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라고 미국이나 일본 정부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 제1부상이나 서기실 멤버들은 북한이 성급하게 개혁하는데 대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이 앞으로 한국과 통일된다고 하면 자신들은 권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그런 걱정도 하고 있구요. 결국 미국 정부도 김 위원장과 그냥 만난다고 해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 때 남북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식 부인했는데요, 일본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아시다시피 지난 1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회담한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제안한 사안인데요, 제가 알기로는 그 제안은 박 원장의 개인 행동이고 한국 정부의 공식 제안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스가 총리도 지난 5일 열린 일본 국회에서 도쿄올림픽이 북일 대화에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표했습니다. 박지원 국정원장의 그런 제안 배경에는 이런 스가 총리의 생각도 감안하면 일본정부가 수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던 듯합니다. 한국정부는 남북관계만 너무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도쿄올림픽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남북대화 진전의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 듯합니다. 반면 일본쪽에서는 한국이 너무 남북관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올림픽까지 이용하려고 한다는 불쾌한 반응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는 일단 한일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계기가 돼 북일관계뿐 아니라 남북관계, 그리고 한일관계도 개선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예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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