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잇단 강경 반응은 김정은 절박함 방증”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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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t_exercise_delay-620.jpg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일 안보전문가들 “연합공중훈련 연기 나쁜 선례”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기자> 한미 국방장관이 이달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했습니다. 답보상태인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되는 데요, 마키노 위원님, 이번 연합공중훈련 연기, 어떤 의미가 있고 일본 내 반응은 어떤지 먼저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결국 북미 실무협의에서 서로의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 연말까지는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는 걸 막고 싶을 겁니다. 만약 재개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위협이 재개됐다고 한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선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도 지키지 않고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했다고 계속 비판해왔습니다. 미국 입장으로선 북한의 그런 비판에도 신경쓰면서 일단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는 걸 막고 싶은 그런 생각인 듯합니다. 반면 일본의 안전보장 전문가들은 군사적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선택이라고 보고 있고 앞으로도 북미협상과 북한의 위협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 아래서 나쁜 선례가 됐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 것 같습니다.

, 연합훈련 취소∙제재완화 요구 중

<기자> 미국과 한국이 이렇게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밝히면서 ‘곧 보자!’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곧바로 ‘대화를 위해선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재차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내민 손을 북한이 내친 모양새지만 ‘새로운 수뇌회담을 시사’한다며 환영 입장을 보이는 등 복잡한 속내를 내보인 듯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현재 입장,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RFA도 많이 보도해왔지만 미국 의회나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의 정의나 로드맵, 즉 이정표에 합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듯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만 양보해왔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대가는 군사훈련의 연기가 아니라 취소라고 김계관이나 김영철이 주장하고 싶은 듯합니다. 북한이 적대시정책의 철회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연합훈련 취소와 제재완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북 태도 ‘대가 있어야 협상 시작’ 점점 강경해져

<기자> 미국이 내보인 선의에 대한 답변 치고는 북한의 입장이 꽤 강경한 듯합니다. 북한의 자신감, 어떤 계산에 따른 걸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원래 북한은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보여줘야 한다고 얘기해왔는데 요즘은 그런 계산법만 제시해선 부족하고 일단 먼저 대가를 받아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태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그런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가 안전해졌다고 주장하고 이걸 자신의 업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고 (북한이) 보고 있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도 요즘 좀 여유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번에 북한의 반응을 보면, 예를 들어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비행기 안에서 연합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얘기한 뒤 북한이 바로 반응을 보이고 다시 에스퍼 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이 연합훈련을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마자 또 반응이 나오고 또 김영철, 김명길, 김계관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건 예전에는 없었던 반응으로 그 정도로 북한도 상황이 절박하다,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북 강경한 태도는 내부 불만 해소용 가능성

<기자>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정반대라는 말씀이시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김 위원장을 둘러싼 젊은 측근들은 북한을 빨리 국제화하고 싶다는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제재를 완화하고 싶은데 (제재완화에)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 점차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런 불만들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데 이렇게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유화적인 입장을 내비친 미국을 자극해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경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이 지금 너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말, 바로 보자거나 그런 걸 예로 들면서 비판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걸 점점 한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여유가 없어질 수가 있고,….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던 김정은 위원장 입장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언제든지 트럼프 대통령이 계산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아슬아슬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해 내 3차 미북 정상회담 어려울 듯

<기자> 결국 관심은 연내 미북 간 추가 실무협상이 이뤄질지 여부와 이를 통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인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스톡홀름 실무협의에서는 비건 대표는 연내에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을 해체시키고 내년에는 하루라도 빨리 비핵화의 정의, 그리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북한은 자신들이 풍계리 핵실험장도 폭파했고 억류됐던 미국 시민들도 풀어줬고 행방불명됐던 미군들의 유골도 보냈다며 미국이 대가를 먼저 지불하지 않는 한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의견이 접근되는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연말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다만 제 주변의 북한 전문가들 중에는 만약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내년 봄, 5-6월 쯤에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기는 합니다.

<기자> 추가 실무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하니까 비건 대표가 스톡홀름에서 보여줬던 건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 교류 정도이고 연락사무소나 종전선언은 신뢰관계를 계속 만들 수 있다면 그런 것도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니까 미국 입장은 그 이상의 대가를 지불할 생각은 아직 없는 상황 아래서는 실무협상은 좀 어려울 듯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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