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경제 가장 중요… 핵포기는 ‘글쎄’

워싱턴-서재덕 seoj@rfa.org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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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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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국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북한 주민의 생각을 들어보면 남북 간의 경제 협력, 자본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 등 경제 개선에 대한 바람이 컸습니다.

반면, 김정은 정권 비핵화 이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는데요. 이 시간에는 서재덕 인턴기자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생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 서재덕 인턴기자, 안녕하세요. 올해 들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으로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지난해와 다른 국면으로 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요즘 북한 주민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북한 주민이 가장 신경 쓰는 건 무엇인가요?

[서재덕] 네. 북한 주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개선’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은 한국, 미국,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개선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재 완화 또는 제재 해제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북한 주민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일본 ‘아시아프레스’가 제공한 북한 북부지역의 여성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부지역 여성] 한국은 잘 사는 나라니까, 우리도 수준이 올라가게 발전된 경제 들어오고 그러면 좋지요. 우리도 경제 발전 소리 많이 한단 말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우리는 발 뒤축도 못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일단은 경제발전이 우선이죠.

- 네. 아직 남북 간 경제 협력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남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거군요. 자본주의도 동경하고 있다면서요?

[서재덕] 네. 북부지역에 사는 이 북한 여성은 ‘확 자본주의로 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솔직히 말해 주변 사람들 다 그냥 한국처럼 다 자본주의 됐으면 좋겠다. 지금 솔직히 사회주의라고 하는데, 내부는 다 썩었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북한도 한국처럼 자본주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군요. 대북제재 국면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비핵화의 진전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비핵화를 언급하기도 했잖아요. 그렇다면 북한 주민은 비핵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서재덕] ‘아시아프레스’와 북한 주민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하겠다고 발언한 내용에 대해 많은 북한 주민이 알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에 사는 30대 북한 여성은 “핵은 포기하고 남북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조용히 장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평안북도 여성]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하겠다고 말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기 정부는 '핵 강국이다'라고 자찬하고 있어요. 힘들게 만들었는데 포기한다고 생각합니까? 안 하지요. 핵 때문에 한국, 미국과 회담도 했는데. 핵이 없으면 누가 만나줍니까? 나는 핵포기는 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 같은 북한 주민의 반응이 그동안의 경험 탓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역시 북한 주민도 자기 정부가 지속적으로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거든요. 약속을 안 지켜왔다는 것을 경험해왔고, 북한 정권은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들이다라는 인식이 정말 깊게 배어있 어요.

두 번째는 오랫동안 ‘핵무기만이 자기를 지킨다, 조선을 지킨다’라는 선전을 계속 해왔습니다. ‘우리는 핵 강국이다’라는 선전을 지금도 하고 있고, 핵을 포기하면 제국주의의 노예가 된다라는 식의 선전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그런 핵무기를 쉽게 포기할 수가 있겠느냐, 말만 그렇지 포기할 수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 네. 그렇군요. 비핵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북한 주민이 많은 것 같은데, 북한 주민의 말을 들어보니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재덕]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이고,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사상 교육을 해 왔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북부지역에 사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 잘하는 대통령을 자기 손으로 뽑고 싶다,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변호사도 있는 사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도 북한 주민이 폐쇄적인 국가에 살고 있지만, 생각까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면서, 생각이 의외로 개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네. 서재덕 인턴기자.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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