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인터뷰: 한미훈련 재개…한반도 정세 어디로?] ② 김준형 “북, 한∙미 시험 중”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8-19
Share
[연쇄 인터뷰: 한미훈련 재개…한반도 정세 어디로?] ② 김준형 “북, 한∙미 시험 중”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

앵커: 현 상황은 북한과 미국이 선뜻 움직이기 쉽지 않다며,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김준형 전 한국 국립외교원장이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선, 한국이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과 미국도 비공개 회담을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터놓고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재개 뒤 한반도 정세를 진단해보는 [연쇄 인터뷰] 한미훈련 재개한반도 정세 어디로?,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박수영 기자가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는 트럼프 약속시기상 강행 어쩔 수 없어

        ⦁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우여곡절 끝에 실시됐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훈련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준형] 일단은 훈련이 임박했지 않습니까. 바로 직전에 훈련을 취소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죠.) 저는 거꾸로 생각하면 김여정 부부장이 그 (훈련 취소) 얘기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취소할 수 없었다고 봐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시선이 친북 정권이고 평양으로부터 하명을 받는다라는 식으로 인식된 상황에서 훈련을 취소시키면 정치적으로 부담이 너무 컸을 거고요.

kimjunhyung.png
김준형 전 한국 국립외교원장

북한이 저렇게 나오는 데에 대한 충분한 이유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정부 때 싱가포르 회담으로 돌아가겠다고 얘기를 했고, 물론 서면에는 나오지 않지만,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이면 합의 중에 미국이 북한에 약속한 것이한미군사훈련취소가 분명히 들어있었고 그 사실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단 말이에요. 미국이 북한에 약속한 건 분명하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때 약속한 게 취소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 이후에 실제로 진행된 것은 훈련 규모를 축소한 것이었는데, 북한은 거기에 만족할 수 없고 그건 하나의 북미 간의 합의에 대한 신뢰 문제를 들고 나오기 때문에 나름대로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정당성이 있는 요구죠.

그런데 미국 내에서 생각이 갈렸습니다. 그러니까 국무부나 이쪽에서는 지금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뭔가 군사훈련 정도는 취소하는 평화의 표시를 취해야 한다고 보지만 국방부 쪽에서는 군사 훈련을 하지 않는 동맹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에서도 의견이 갈렸는데.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북한에서 그런 얘기를 하니까 오히려 (연합훈련을 취소)하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은 훈련 시작 직전에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훈련 시작 뒤 사실상 통신선을 다시 단절했습니다. 북한이 통신선을 복원하면서 혹시라도 한국이 연합훈련을 강행하지 않을 거로 예상했을까요?

[김준형] 저는 시험했다고 봅니다. 한쪽으로는 시험이고요. 다른 한쪽으로는 땅 고르기라고 할까요. 차후에 있을 부분에 대한. 왜냐하면 자기들은 요구를 했고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하나는 시험이고 하나는 땅 고르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한국이 (북한의 요구를) 듣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연합훈련을) 취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는 북한도 (자신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한국이 (훈련을) 취소할 거라고 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나 무언가 시험을 해본 것이고. 이 시험이 한국이 (훈련을) 강행했을 때도 차후에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외부적으로도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했던 것 같습니다.

graphic.png
RFA Graphic

북한, 판을 깨는 전략적 도발 안 할 것

        ⦁ 그럼 통신선 연락이 단절된 이유도 한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일까요?

[김준형] 통신선이 어떻게 연결됐는가를 보면, 통신선이 남북 간의 여러 가지 합의와 통신선 다음에 예를 들어 군사훈련을 취소한다는 등 이런 합의가 전혀 없었어요. 적어도 실무자들 (차원의 합의가) 전혀 없었고,오직 하나, 친서였거든요. 김정은 총비서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였고. 그 다음에 우리가 전체적으로 싱가포르 2018년 평화 협상 과정 이후에 다른 건 다 무너졌는데, 정상 간의 신뢰와 소통은 살아남아 있었단 말이에요. 예를 들면, 연락 사무소를 폭파하고, 이런 가운데 비난을 해도, 마지막에 한국인 공무원이 피살됐을 때도 사과를 한다든지.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신뢰는 남아있었단 말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통신선이 복구됐잖아요. 그러니까 한쪽에서는 그게 복구됐기 때문에 앞으로 잘될 거라고 봤지만 저는 그렇게 안 봤거든요. 이거는 기본적으로 연결해 놓는 것이고, 연결을 시켜놨지만, 지금은 다시 끊은 것은 아니고 군사훈련을 해서 연락을 안 받는 건데요. 북한이 이 군사훈련을 빌미로 모든 것을 다 끊은 것은 아닌 거에요. (연합훈련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 북한은 비판할 수밖에 없고, 원래 입장을 지켜낼 수밖에 없고, 남한을 비난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이 자체가 전체 판을 깨진 않을 것이라고 봐요. 북한도 비판을 안 하고 지나갈 순 없는 거잖아요. 뭔가를 보여줘야 하고, 그것을 경고했기 때문에 통신선에 대해 답을 안 하고 있는 거죠.

        ⦁ 이번 한미연합훈련 실시 뒤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 걸로 예상하시는지요?

[김준형] 북한이 계속 비난을 하고 한국에 대해선 혐오까지 하는데요. 도발을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큰 성취 중 하나가 북한이 전략도발하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전략도발은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이잖아요. 이 판을 깨는 것을 레드라인, 즉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했고, 북한이 그거 안 하겠다고 한 약속을 아직 지키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면, 하노이(미북정상회담)이 깨지고 나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발사했죠. 그것도 일종의 시험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별일 아니라고 무시했죠. 그러니까 이건 판을 안 엎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눈감아준 거죠. 도발은 도발이지만 판을 깨지 않는 도발이었던 거죠. 그럼 바이든 (대통령)은 과연 이걸 어떻게 볼 것이냐. 저는 작은 도발 또는 단거리 미사일 그런 것들은 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북한이) 전략도발은 안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건 판을 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다음에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중간형인데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입니다. 이것도 전략무기긴 한데, 북한이 그걸로 핵잠수함도 갖고 있어서 미국 근처까지 가고 이러면 이게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ICBM과 똑같은 효과를 가지는 건데. 북한의 SLBM 기술이 완성되지도 않았고, 그만한 잠수함도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 직접적 위험은 되지 않습니다. 전략무기인데 ICBM처럼 미국에 직접적 위험은 안 되는 거죠. 우리는 편의상 작은 도발, 중간 도발, 큰 도발이라고 봤을 때, 도발이 일어난다면 작은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요. 큰 도발은 안 일어날 거고요. 제가 봤을 땐 (북한이) 이 판을 안 깰 거고요. (북한이) 조금 심하게 나온다면 중간도발까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단거리, 중거리 그다음 전략 도발.

        ⦁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작은 도발에는 반응하리라 보시나요?

[김준형] 반응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괜찮다고 얘기하진 않을 겁니다. 도발이니까. 트럼프는 괜찮다고 했잖아요. (바이든은) 비판을 할 것이라고 봐요. 마치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에 대해서 비판을 하지만 판을 안 깨듯이. 바이든 정부는 비판하지만 판을 깨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대북정책을 외교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노선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인도적 지원은 협상 마중물 돼야

        ⦁ 현재 북한은 경제제재, 코로나 19,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큰 어려움에 처했지만 한사코 한국과 미국의 인도적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런 태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김준형] 지금 문제는 무엇이냐 하면 (북한이) 코로나에 대해 엄청난 공포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제재는 어느 정도 면역성이 생겨서, 분명히 북한에 아픔을 주고 있지만, 붕괴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코로나 같은 것들이 휩쓸게 되면 지금 여러 체계를 봤을 때 이거야말로 체재위기라고 봤을 거에요.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봉쇄조치일 거에요. 오죽하면 중국으로부터 공급되는 (물자가) 대북제재로부터 살아남는 중요한 도움이었는데 그것까지 끊어놨단 말이에요. 그 정도로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면,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감옥에 갈 정도로 아주 엄격하게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미국이나 한국에서 인도적 지원을 하더라도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받기 힘들 거에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본질적인 것 해결되지 않으면. 본질적이라고 하면, 체재 보장이라든지 경제적 지원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연결되지 않는, 소위 말하는 구호물자 전달하는 정도를 가지고 북한이 문을 열 것 같지 않습니다.

그걸(인도적 지원을) 조건으로 문을 열라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요. 그러나 신뢰 (쌓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또는 국제구호단체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 또 북한이 이번에 코로나를 겁내니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방식으로는 아마 안 받을 거에요. 그래서 그걸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는 거죠. 그야말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돕다 보면 나중에는 궁극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전제조건으로 하면 안 받을 겁니다.

        ⦁ ‘한미 동맹 관계 때문에 한국 정부가 파격적인 대북정책을 펼칠 수 없는 것이다라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십니까?

[김준형]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인정하거나 한국이 움직이는 것에 답하기 위해선 하노이(미북정상회담에서의) 실패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노이(회담)이 한국이 중재해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실패했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이 한국을 보는 눈은너희들이 미국을 움직일 수 있어?’라는 거잖아요. 미국을 설득시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북한이 구태여 한국과 손을 잡을 필요는 없는 거죠. 또 한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이 판이 해결되려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미국을 설득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또는 발표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뭘 줄 수 있는지를, 또는 한국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 한, 한국한테는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저는 오히려 지금 구조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한국만 가지고 있다고 봐요. 북한과 미국이 직접 못하니까. 북한과 미국이 반 발씩 물러서서 한국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주겠다 정도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활용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게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워싱턴은 대부분 북한에 대해서 악마화하고 있는데, (바이든) 진보 정권이 북한 편을 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빠지기 쉬운 거죠. 그것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계속할 수밖에 없던 이유인 거고. 한국 정부도 이 혼돈에 빠져있는데.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계속, 이 방식으로 갈 거다. 더욱이 북한의 코로나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원치 않지만 전략적 인내와 대치가 또 올 해 말까지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보는 거죠.

        ⦁ 한국과 미국이 다시 냉각된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김준형] 첫 번째, 일단 인도적 지원은 대북제재(대상)이 아닙니다. 좋은 뜻으로라도 이걸 이용해서 북한을 끌어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조건을 달면 안 됩니다. 한국에 마중물이라는 말이 있거든요. 옛날에 우물 같은 곳에 물 한 바가지를 집어넣어서 그 다음부터 물을 기를 수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이건 조건을 달지 말고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두 번째는, 지금 북한 사정도 그렇고, 트럼프 (행정부) 때는 생중계하다시피 했는데 그러다 보니 국내적인 여론에 많이 휘둘리게 되고 일종의 행사처럼 됐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는 비공개회담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들이 뭔지 교환 조건을 비밀회담을 통해서 상대방과 합을 맞춰보는 거죠. 내가 뭘 줄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비공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내년 초 북경 올림픽을 하나의, 3년 전의 (평창 동계올림픽이) 정상 올림픽이었던 것처럼, 그것을 하나의 시점으로 삼아서 물밑 협상을 한 다음에, 가장 좋은 흐름은 북경 올림픽 때 실천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뭘 원하고 우리가 뭘 줄 수 있는지 교환조건을 발표할 수 있는 약속 정도는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가장 좋은 예상 안 같습니다.

 

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국립외교원 5대 국립외교원장을 지내셨던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님과 함께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견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

하고 싶은 말 (0)

전체 질문 보기.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