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인터뷰: 한반도 정세 어디로?] ③ 조한범 “한국 중재역 중요”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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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인터뷰: 한반도 정세 어디로?] ③ 조한범 “한국 중재역 중요” 사진은 지난 2018년 7월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유엔깃발을 달고 임진강을 건너는 미군 차량.
연합

앵커: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한반도를 둘러싼 냉랭한 공기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화제안에 응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현재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한국의 정권 교체 이전에 서둘러 상황 해결을 원할 것으로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또 남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선 한국의 중재자 역할과 대북 인도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재개 뒤 한반도 정세를 진단해보는 [연쇄 인터뷰: 한미훈련 재개한반도 정세 어디로?]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박수영 기자가 한국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 대북제재 해제 논의 가능성 열어둬

        ⦁ 먼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이번 방한과 관련한 질문 드리겠습니다. 성 김 대표가 북한에 대해 상당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인데요, 성 김 대표의 이번 방한이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걸로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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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구원 조한범 박사

[조한범] 그렇게 보입니다. 왜냐하면 현 상황은 미국도 대화를 원하고 있고, 북한도 대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해 있고, 북한도 대내적인 어려움 때문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지금 문제는 북한은 대북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대화를 통해서 협상 결과에 따라 대북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팽팽하게 두 입장이 대립하고 있고, 이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성 김 대표가 그동안 대북제재 준수를 강조하다가 “여러 가지 문제들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대북제재와 관련해 그 동안의 완강한 입장을 이번 방한을 통해서 (완화한 것이죠.) 명시하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차원에서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뒀거든요.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하고 대화하진 않겠지만, 제재(해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그 동안과 다른 전향적인 자세라고 볼 수 있고, 북한에도 일정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대미협상 압박용

        ⦁ 한미 연합군사 훈련은 방어적 목적이 강하고,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훈련이 북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북한이 그럼에도 한미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건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조한범] 지금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핵전쟁 예비연습, 북침 전쟁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건 근거가 없죠. 그러니까북침용 핵전쟁 예비연습이다라는 것은 본인들이 만들어 낸 명분에 불과한 거고. 또 전에 얘기하지 않던 주한미군 철수도 갑자기 끄집어냈는데 거기에 대응해서 핵 능력을 키우겠다고 얘길 하고 있거든요. 주한미군 철수와 핵 능력은 여기서 나올 얘기가 아니거든요. 이 얘기는 결국 미국의 협상을 압박하는 카드인 거죠. 북한은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이미 김정일 정권 때부터 주둔을 허용·인정하는 발언을 해왔고, 김정은 총비서도 주한미군을 문제삼은 적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러한 얘기들은 미국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 북한의 이런 행동이 내부적, 외부적으로 대화 재개에 나서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던데요.

[조한범] 일단 대내적으로는 (북한이) 여러가지로 어렵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으로한국과 미국이 전쟁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라는 명분을 만들어내서 대내적인 체제결속을 도모할 수 있고.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결국 협상의 명분, 다시 말해서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미국의 양보,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수단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거죠.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상당히 높아

        ⦁ 한국 정부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하루빨리 남북정상회담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셨는데요, 과연 북한이 응할까요? 북한을 회담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져야 할까요?

[조한범] 지금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고요. 왜냐하면 북미 간의 신뢰 관계가 없기 때문에, 지금 북한과 미국 모두 한국이라는 메신저 (즉 전달자)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2018, 2019년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거든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전에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고, 하노이 정상회담 전에는 9월 평양정상회담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사전에 조율하고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양식이었거든요. 지금도 그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 그러니까 북한은 명분과 실리만 주어진다고 하면 남북관계·북미관계에 있어 돌파구를 찾으려는 입장으로 볼 수 있고요. 지금 북한은 대북제재의 선 해제를 확실히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북미협상의 결과를 보고 (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거든요.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완강한 입장과 해제를 요구하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죠. 그러니까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사전에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하는 사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그리고 북한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본질은 대북제재 해제지만, 북한이 필요로 하는 긴급 식량지원과 대규모 백신지원이 이뤄진다고 하면 (북한이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죠.) 북한으로서도 이게 시급한 일이거든요. 왜냐하면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도 (국경을) 열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경제와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백신도 시급하다. 지금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어렵지만,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한국도 백신의 여유가 생길 수 있거든요. 미국은 당연히 여유가 생길 거고. 그러면 백신은 북한을 (대화로) 견인할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고 북한도 식량과 백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거죠. 그리고 바이든 정부도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죠). 남북미 이산가족 상봉, 그 다음에 백신과 식량 그리고 대북제재라고 하는 이걸 인도적 패키지’ (인도적 묶음)라고 할 수 있는데, 인도적 패키지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끌어내고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 실무협상의 재개와 북미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하면 남북미 모두에게 바람직한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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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Graphic

화상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 높아

        ⦁ 한국이 북한에 제시할 인도 협력 방안 중 화상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을 언급하셨는데, 한국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내심 기대감이 큰 듯합니다. 실현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조한범] 높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 동안 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웠던 건 북한이 전국 각지의 이산가족을 평양으로 모으고 회담장인 금강산으로 (갈 동안) 먹이고, 입히고 또 수송하는 일들이 북한에겐 부담이었거든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화상 방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죠. 미국민들도 바로 자기 집에서 화상 상봉을 할 수 있는 거니까.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상 정상회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면 정상회담보다 훨씬 쉬워진 거죠. 이산가족 상봉, 화상 상봉 모두 코로나를 계기로 훨씬 더 쉬워졌다고 볼 수 있죠.

        ⦁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도 북한 내 가족, 친지와 상봉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 간 이산가족 상봉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조한범]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유해송환이 이뤄졌거든요. 이미 인도주의적 협력은 이뤄진 거죠. 그게 사실상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중 유일하게 실행으로 이어진 부분이거든요. 또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방북해서 구금되어있던 미국 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한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북미 간에도 인도적 협력은 이미 사례가 있고, 북미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산가족 상봉, 화상 상봉으로 훨씬 쉬워졌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논의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봅니다.

북 비핵화와 미 상응조치 사전 합의 중요

        ⦁ 그렇다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화상 정상회담을 위해선 어떤 선결 조건이 필요할까요?

[조한범] 일단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 그리고 바이든 정부로선 상응 조치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상호 조율되어야 하고요. 트럼프-김정은 간 정상회담이 실패한 원인은 양측 간 사전조율 즉 구체적인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로부터(Top-down)의 해법을 시도했다는 것이거든요. 이번에는 실무회담을 통해서 양측이 주고받을 비핵화 조치나 상응 조치에 대해서 확실한 합의를 하고 최종적으로 정상회담을 통해서 확정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좀 더 정교한 실무협상이 필요하고,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한국의 상응 조치를 서로 묶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으로써 미국의 부담이 적어지는 동시에 한국의 남북관계 동력도 확보하는 것이 이상적이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대북제재 일부 해제, 한국은 합의한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의 재개 및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본격화, 그리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확실한 비핵화 착수가 사전에 협상으로 묶인다고 하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사전 비핵화 조치, 상응 조치 합의가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남북통신 연락선 복원과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반발 평가와 전망보고서를 발표하셨던 통일정책연구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님의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견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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