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고위관리 “단계적 비핵화로 돌파구 마련할 때”

워싱턴-한덕인 기자, 서재덕 인턴기자 hand@rfa.org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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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장면.
사진은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장면.
ASSOCIATED PRESS

앵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을 방문해 미북 고위급회담에 나선 가운데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가 미국이 단계적 접근법을 통해 북한과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에 맞춰 미국이 부분적인 제재완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문제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 물밑에서 논의중이라는 소문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 주변에서 떠돌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피츠패트릭(Mark Fitzpatrick)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17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를 계속해서 요구하기보다 우선 북한이 이행 의사를 밝힌 사안부터 점차적으로 해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맞춰 부분적 제재완화 조치를 취하는 북핵 단계적 해법을 취할 때라는 겁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과 어떠한 거래를 실제로 성사시키길 원한다면, 그러한 접근법에서 한 발짝 물러나 북한이 계속해서 주장해온 단계적인 접근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 나아가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이러한 단계적인 접근법은 과거 다른 핵협상에서도 통상적으로 적용돼왔습니다. 현시점에서 미국이 추진할 수 있는 사안 중 하나는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영변 이외 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으로는 북한 핵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적어도 영변 핵시설에서의 플루토늄 생산과 농축은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수용 의사를 밝힌 핵 사찰단을 보내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를 입증하는 과정까지 성사시키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는 겁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미북 협상과 관련해) 제가 현시점에서 제안하고 싶은 바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이행 의사를 밝힌 부분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하자라는 것인데, 이제 미국이 어떤 보상을 취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 측의 부분적인 제재 완화가 명백한 타개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만 제재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과 사뭇 다른 제안이지만, 입장차로 교착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촉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실질적인 이익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어떤 부분도 포기하지 않을 걸로 내다보면서 미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합의의 불확실성을 항시 염두에 두고 있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클 앨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단계적인 접근법을 꼽았습니다.

[마이클 앨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법이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단계적 접근법을 과거의 실패 원인으로 꼽으며 꺼려왔던 측면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앨먼 선임연구원은 미북 협상에서 비핵화의 정의와 관련한 양국 간의 견해차를 좁히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의 정의를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클 앨먼] 만약 북한이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의 정의를 용납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김정은이 “우리는 당신(미국)들이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의 경제적 성장을 도울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앨먼 연구원은 이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와 관련해 단계적 조치와 관련해 미북 양국 간 물밑논의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So my understanding is that Kim Young Chul is going to be visiting and meeting with Trump and Pompeo tomorrow, and kind of the rumors is that there is some kind of minor incremental deal that’s being examined.”)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단계적 조치와 연관된 상응조치가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만남에서 논의된 뒤 곧바로 2차미북정상회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것이라고 들은 바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앨먼 연구원은 “미국이 어느 정도의 제재 완화를 제공함으로써 북한이 자발적으로 미사일 및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문서화(codify)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꼽았습니다.

[마이클 앨먼] 이러한 부분들이 문서화될 수 있다면 국제사회가 얻는 이점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사일 실험이 중지된 상황에서는 북한이 새롭게 개발한 장거리 마사일이 실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지닌 미사일 가운데 한 두 개 정도는 실제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핵 억지력을 위한 부분일 뿐입니다. 김정은이 실제로 제한된 숫자의 마사일을 가졌다면, 여러 통계수치들을 비롯해 과거 다른 국가에서 이뤄졌던 미사일 개발 역사를 통해 볼 때 북한이 지닌 미사일 가운데 반이라도 실제로 작동한다면 아주 놀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비핵화 검증은 기술적으로 심각하게 어려운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검증에 대한 집착이 단계적인 협상에서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의 방어태세 측면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질적인 골칫거리가 아니라고 미국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만한 논리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계속해서 진행해 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라며, 다시 한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의 약속을 받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와 관련해 북한이 이번 만남에서 미북협상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지는 의문이라고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우선 2차미북정상회담의 개최를 확정 지으러 오는 측면이 크다는 겁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저는 이번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은 2차 미북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이번 만남에서 미북 간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지, 혹은 핵과 미사일 신고와 관련한 미국의 요구에 대해 논의할지는 의문입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의 워싱턴에서의 첫 고위급회담이 성공적인 2차 미북정상회담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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