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오락가락 마스크 착용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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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오락가락 마스크 착용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8차 당대회 모습(왼쪽)과 군사, 공업, 농업 등 부문별 협의회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근 폐막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주재한 회의에서는 주석단과 대회장 내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반면, 김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은 소규모 부분별협의회선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대조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마스크 착용에 이처럼 오락가락한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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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센터장] 북한에서 나온 당대회 사진이 굉장히 이슈가 됐는데요. 일단 분석해서 말씀을 드리면, 기본적으로 이번 8차 당대회에 참석한 7-9천 명에 달한다는 그 모든 성원은 철저한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진단테스트를 모두 음성으로 완료한 성원입니다. 그 성원들이 모여서 대규모로, 의자에 앉을 때도 사회적거리두기 같은 게 없이 촘촘하게 앉고 2층, 3층 쪽에도 모두 촘촘히 앉았어요. 주석단도 촘촘히 다 앉고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요. 그 사람들은 철저한 자가격리와 진단검사를 모두 완료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거라 봅니다. 여기에 더불어서 주석단하고 김정은 총비서가 토론하고 발표하고 총화를 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관중석이라고 할까요, 거기에 모여있는 성원들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아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는 거죠. 그 후에 이뤄진 소규모 부분별 협의회는 촘촘히 앉아서 서로 간에 얼굴을 맞대고 토론과 대화를 하고 있어요. 토론과 대화를 할 때는 당연히 마스크를 쓰는 거예요. 이처럼 북한도 김 총비서가 나와서 총화를 할 때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지만, 성원들이 소규모 협의회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끼리끼리 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토론과 대화의 유무에 달린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에서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은 최근 당대회에서 인도적 코로나 방역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주민들을 안전을 위해서라도 북한이 한국의 제안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북한의 태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안경수 센터장] 문제는 북한은 남한과는 2018년 하반기 이후로는 선을 긋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원래부터 예상돼 있었어요. 북한은 남한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는 주변 국가들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남한은 ‘우리가 같은 민족이고 통일을 해야 한다’ 이런 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북한과 계속 무언가를 하려 하는 소위 운전자에 앉고 싶은 그런 게 있지만, 근본적으로 보시면 체제문제가 있어요. 결국 북한으로서는 체제부담이 없는 다른 서방국가나 주변 아시아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훨씬 더 편안한 상태가 될 것이고요.

이건 제가 대한민국에서 북한에 대해서 하는 얘기에 대해서 제안을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번에도 인도적지원, 코로나 대응 지원 등 여러가지 보건의료 지원을 얘기하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돼요.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해야 해요. ‘북한에서도 활발하게 보건 의료 연구 개발을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과 북한이 함께 코로나 방역대책을 함께 연구개발 합시다’, ‘치료제를 함께 개발합시다’, 이런 식으로 말해도 먹힐까 말까인데, 의사전달의 톤이 받아들이기에 북한 입장에선 말이 안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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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평양에서 사회주의 보건체제 퍼레이드에 참여한 북한 주민들. /REUTERS



기자: 반면 이달 초(4일) 북한이 비정부기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코로나19 백신을 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미국 언론(WSJ)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또 북한이 백신 확보를 위해 유럽 대사관과 접촉한 정황도 포착됐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북한도 백신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는 듯합니다. 사실이라면 중국과 러시아 백신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이 개발한 백신을 염두에 둔 듯한데요, 북한으로서도 중국, 러시아 백신은 못 믿겠다는 거로 볼 수 있을까요?

[안경수 센터장] 기본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백신을 못 믿는 것까진 아니고요. 북한도 서방국가나 전 세계적인 정보가 실시간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서방에서 임상한 기록이나, 또 최근에 저도 미국 뉴스를 보니 코로나 백신을 맞은 어떤 의사분이 며칠 있다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북한도 이런 뉴스를 다 확인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임상 기록이나 관련 소식을 잘 보고 있을 텐데. 아무래도 미국에서 맞고 영국, 유럽에서 맞는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백신을 만약에 구할 수 있으면 북한 입장에서도 구하는 게 낫겠죠. 유럽 쪽으로 타진하는 이유도, 사실 북한은 유럽이나 국제기구 쪽으로도 타진을 많이 합니다. 또 미국에 타진할 때는 뉴욕을 통해서 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래서 북한 입장에선 중국이나 러시아의 백신을 못 믿는다기보다는, 될 수 있으면 관련 뉴스와 임상자료가 풍부한 상태에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더 안전한) 백신을 원할 수 있겠죠.

기자: 북한이 이른 시일 안에 백신을 확보할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안경수 센터장] 많은 전문가들은 백신 확보가 신종 전염병에 대한 ‘게임 체인저’ 즉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변화라 부르는데요. 북한 같은 경우는 언제 백신을 정확히 확보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분명한 건 하나가 있어요.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올해 2021년 겨울이 오기 전에 최대한 백신을 확보하려 할 거예요. 왜냐하면 겨울에 북반구 같은 경우는 (코로나가) 확산 일로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가 경험적으로 보고 배웠지 않았습니까. 근데 이제 북한 같은 경우는 사실 9월 말만 되면 서늘해져요. 한국 같은 경우는 10월 초까지는 좀 따뜻한데, 북한은 10월만 돼도 춥거든요. 북부지역이라 확 추워지곤 하니까, 9월, 10월 전에는 무조건 백신을 확보하려고 굉장히 나름대로 노력하려 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노동당 8차 당대회 7일째인 11일에는 공업부문, 농업부문, 경공업부문, 교육·보건·문화부문, 군사 및 군수공업부문, 당·근로단체부문 별로 협의회가 진행됐습니다. 보건부분도 토의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십니까? 이번 당대회를 쭉 지켜보셨을 텐데요 북한의 보건의료와 관련해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뭐였나요?

[안경수 센터장] 일단 기존에 당대회를 하면 북한은 전에 했던 7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것과 앞으로 할 것에 대해 소위 사업총화를, 그러니까 제7기 사업실적에 대해서 보고를 합니다. 이번에 여기서 보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했냐 하면, 보건 부분에 물질 기술적인 토대가 한층 강화됐고, 코 로나, 대유행전염병을 막기 위해서 아주 강력한 비상방역 사업을 잘했다. 그래서 위생방역부분에 토대가 체계적이고 정연한 사업체계가 확립됐다고 자평해요.

또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얘기를 하는데요. 보건 부분에서는 치료예방 기관들과 제약공장, 의료기구 공장들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정확히 진행해야 하고 보건일군, 의료인력들을 튼튼하게 양성해야 하고, 특히 이 부분이 추가됐어요. 대유행전염병. 세계적인 보건방역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역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문구가 삽입됐거든요. 그다음에 부분별 협의회가 있어요. 여기서는 어떤 얘기가 진행됐나 하면, 아주 원론적인 얘기만 진행됐어요. 물론 이건 북한에서 내는 공식문건만 분석했을 때인데, 실제로는 다 마스크 쓰고 회의한 세부 협의회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오갔을 텐데. 문건에 나온 것만 얘기하면 당연히 보건 부분에 물질, 기술적 토대를 강화해서 사회주의 보건을 강화하자, 발전하자, 그다음에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는 방역기반을 튼튼히 다지자는 이런 아주 전형적인 문구를 냈고요.

최근에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한 종합적인 최종보고서가 나왔어요. 그 문건에서도 아주 원론적인 얘기가 나왔어요. 앞으로 보건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중앙이나 지방할 것 없이, 보건제도의 우월성이 인민들의 피부에 닿도록 해야겠다는 식의 언급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런 식의 언급을 하면서 굉장히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거죠. 물론 내부적인 협의회나 노동당 내부적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한 방역대책을 논의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 보건의료에 대해서 당대회에서 그 수많은 성원이 얘기를 할 것은 보건의료는 이것 하나밖에 없어요, 방역대책. 그리고 북한의 방역대책도 결국은 의사결정권자나 정책을 담당하는 가장 윗선은 당일군입니다. 의사들이나 보건성 내각, 아닙니다. 무조건 당입니다. 소위 말해서 각 지역에 있는 당위원장. 근데 이름이 이제 비서로 바뀌었죠. 다시 책임비서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그 지역 당비서, 도당비서, 이런 사람들이 가장 결정권자고, 중앙당에서 지침을 받아와서 정책을 집행하는 걸 감독, 관리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북한의 보건의료도 결국은 이 당라인이 중요하다. 이걸 제가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대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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