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북핵 일괄합의 뒤 단계적 이행할 듯”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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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북핵 일괄합의 뒤 단계적 이행할 듯” 사진은 지난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각국 대표들이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AP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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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미북, 6자회담 공동성명 때 나온 북핵 합의 방식 가능성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단계적 핵 폐기와 일괄타결 방식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로 미뤄 어떤 선택을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는 둘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합의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하고 이행조치는 단계적으로 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핵군축을 원하고 있고 자신들 체제의 불안감도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한꺼번에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금도 행동대 행동, 강대강, 선대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쪽에서도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바이든 정권 출범 전부터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나 핵물질, 미사일 등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히 하지 않는 한 단계적으로 (핵폐기를)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숨기고 보유하는 걸 허용하는 결과가 돼 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합의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하고 이행조치는 단계적으로 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2005년 9월 6자회담 공동성명 때도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아마 일본이나 한국도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 같은 방식으로 취하자고 요청할 걸로 저는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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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각지 주민들이 8차 당대회 결정을 학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을 읽으며 당대회 학습 중인 김정숙평양방직공장 평양기료품공장 노동자들. /연합뉴스


주요 경제분야 시장경제화 없인 경제발전 어려워

<기자> 북한이 현실적 경제계획 수립을 강조했습니다. 허황된 계획 대신 과학적이고 실행가능한 계획을 짜겠다는 건데요, 어떤 배경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왔고 또 실제 이행될 가능성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 총비서가 경제발전5개년전략이 실패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그런 절박감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한다고 하면서도 그 내용을 밝히지도 않고 전혀 변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김 총비서는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발전5개년계획을 설명했는데 제가 보기엔 북한이 예전에 주장해왔던 경제계획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원래 인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4대 선행부문이라고 하면서 전력, 석탄, 금속, 철도를 강조해왔는데 김 총비서도 이번에 이 4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역으로 보면 이런 4대 선행부문 (건설)을 달성하지 못 했기 때문에 이번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겠다고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왜 이런 4대 선행부문에서 발전이 이뤄지지 못 했냐고 하면 일단 북한은 식당이나 소규모 판매업 등 민간부문에서는 시장경제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런 4대부문에서는 역시 아직도 국가가 소유하고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경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4대 선행부문같은 이런 주요 경제부문을 시장경제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런 시장경제화를 허용하면 자신들의 지배에 큰 어려움이 생길 거라며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 아래서는 아무리 과학적으로 접근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실패할 거라고 저는 봅니다.

북 외교관들, 엄격한 사상검열 속 외화벌이 내몰려

<기자>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019년 9월 몰래 근무지를 벗어나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전인 2019년 7월에는 조성길 전 주 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역시 망명한 뒤 한국에 입국했는데요, 북한 고위 외교관들의 망명 뒤 한국 정착이 이어지는 배경,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두 고위급 외교관이 망명한 상황이지만 적은 수가 아닙니다. 제가 듣기에 북한 외교관은 총 1천500명 정도인데 이 중 해외에 파견된 수는 10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이 중 2명이 최근 망명했다는 건 적은 게 아니지요. 원래 북한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1년에 1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 수도 있고 따라서 결혼 상대로도 좋은 직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북한의 경제상황이 너무 어려워 본국이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공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 대사관 정도밖에 없다고 합니다. 다른 북한 대사관들은 모두 자신들이 자력갱생을 통해 면세품 유통 등의 방식으로 외화를 스스로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도 유엔의 대북제재 탓에 너무 어려운 상화이고 김정은 체제 들어 가족 중 한 명 이상은 인질로 평양에 남아 있어야 하는 규정도 엄격히 적용되는 등 외교관들에 대한 사상검열도 심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을 촉진시키는 배경이 되지 않았나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양보할 생각 전혀 없어

<기자> 그런가 하면, 임기 마지막 해인 한국 문재인 그 동안 과거사 문제로 각을 세웠던 일본에 대해 화해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남북관계 개선도 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있다면서요?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에 접근하고 있다는 그런 시각이 많은 듯합니다. 북한이 현재 비판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이나 경제제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이해가 필요한데 한국 혼자로선 미국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북일정상회담을 하길 원하는 일본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듯하다는 그런 시각입니다. 일단 일본 내에서는 한국에 대해 냉정한 분위기이구요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서 (과거사 갈등 해결을 위해) 한국 측 행동이 필요하고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필요가 없다는 그런 입장을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한국의 책임으로 해결해 달라는 그런 주장을 계속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이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앞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일본, 올림픽 개최 100% 자신하지 못하지만 가능한 방안 모색중

<기자> 마지막으로 올 여름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구상했던 대북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지난 주 영국의 타임지가 일본 자민당 간부을 인용해 올림픽 개최가 불가능해지고 일본 정부도 내부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가 이번 주에 자민당 간부에게 취재했더니 최소한 일본 정부 내부에서 올림픽 개최를 포기한다고 결정한 바 없고 보도가 오보라고 했습니다. 물론 일본 정부와 자민당 안에서 올림픽 개최를 100% 자신하냐면 그건 아니구요. 역시 개최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개최할 수 있는 방안을 열심히 모색하고 있다는 게 실상입니다. 아사히 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올 여름 올림픽을 개최하는 게 좋겠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올 여름 일본 고위 당국자와 회담을 기대해왔는데 점점 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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