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한미일 협력 언급조차 꺼려”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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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부, 한미일 협력 언급조차 꺼려”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중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지난 30년간 대북정책 다 실패…미국은 아직 고민중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중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대북 제재와 북한에 대한 외교적 반대급부까지 다 가능하다는 건데요. 이란이나 중국 정책 등 다른 외교사안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방향조차 정해지지 않는 배경,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은 고민중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큰 고민은 미국이 과거 30년 동안 시도했던 북한 정책이 다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북한을 믿고 먼저 경수로를 제공하면서 핵동결에 합의했던 1994년 제네바합의나 중국의 영향력도 이용하고 단계적 핵폐기를 염두에 뒀던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그리고 제재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인내정책, 마지막으로 하향식 일괄타결을 염두에 뒀던 2018년 북미정상회담까지 모두 실패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미관계를 정상화시킨 다음에 비핵화하는 그런 제안도 나오고 있다고 저는 듣고 있지만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일본 내 북한에 대한 관심도 계속 떨어져

<기자> 일본 내에서는 미북관계 향방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너무 안타까운 얘기지만 일본에서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에게는 북한 문제에서 가장 관심사는 아시다시피 일본인 납치 문제였는데 원래 일본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버마 문제도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버마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버마와 유럽국가 사이에서 중재한다는 입장인 것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의회 난입 사건이나 한국의 전단금지법 등에 대해서 유럽 국가들은 비판하고 나섰는데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사태를 주시하겠다는 입장밖에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도 지금 계속해서 일본을 비난하고 있고 따라서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 관계자나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면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중국, 대미협상카드로 북한 영향권 아래 두려 해

<기자> 북한과 중국이 올들어 양국 간 밀접한 소통을 부쩍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양국 간 국경봉쇄가 일부 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의 관영매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노동당대회 축하문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바이든 미국 정부에서도 미중 관계는 크게 개선되기 힘들 듯합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관세인하 등 요구에 응할 여유가 없다고 봅니다. 중국 역시 북한을 대미 협상 카드로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려고 할 듯합니다. 따라서 코로나19로 국경봉쇄가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밀무역을 통해서라도 북한을 지원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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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新潟)현 서쪽의 사도(佐渡) 섬에 떠밀려온 목선의 뱃머리 부분에서 지난 2019년 말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7구가 나왔다. /연합뉴스


지난해 일본 해안에 떠밀려온 북 시신 ‘제로’

<기자> 지난해 일본에 떠밀려온 북한 어선과 관련한 일본 해상보안청 통계가 나왔다면서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해상보안청에 최근 문의해 자료를 받았습니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해안에 떠밀려온 북한 어선에서 시신이 발견된 사례가 없었습니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일본 해안에서 발견된 북한 어부 시신이 2017년 35구, 2018년 11구, 2019년 5구 발견됐는데 지난해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2020년에는 일본해, 즉 동해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EEZ에서 불법 조업한 북한 어선도 한 척도 없었다고 합니다. 해상보안청 쪽에서는 원인은 모르겠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코로나19 탓에 외국인과 접촉 가능성이 있는 원거리 어업이 북한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거나 아니면 선박용 연료가 부족하다는 그런 배경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미국과 일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언급됐는데 일본 쪽에서는 이 사실이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RFA도 보도하셨지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리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각각 전화회담을 했습니다. 이후 백악관과 국무성은 한미일 삼각 협력이 논의됐다고 공개했지만 일본 쪽 브리핑 자료에서는 없었습니다. 이후 모테기 외무상은 기자회견 때 질문을 받고 그런 언급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일단 브리핑 때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다 공개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요즘 제가 보기엔 한일관계는 징용판결 문제에 이어 지난 1월8일 위안부 배상 판결도 나와서 취약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한국에 양보한다거나 한국과 협력관계를 강조하는 경우 일본 여당 내 강경파나 일본 우익들에게서 심한 비판을 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 입장으로선 한미일 세 나라 간 협력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 그런 사정이 있었다고 봅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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