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정책 재검토 전망]①“바이든, 대북특별대표직 없앨 수도”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2-19
Share
[미 대북정책 재검토 전망]①“바이든, 대북특별대표직 없앨 수도” 스티븐 비건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
/RFA Photo

앵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포괄적인 재검토를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룰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인권특사 인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관련 이 두 핵심 보직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도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워싱턴의 전직 관리와 학자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경우 직책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가 출범 한 달을 넘긴 가운데 국무부 내 대북정책과 관련한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인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북한 관련 특사직 인선의 진행 상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논평 요청에 “지금은 행정업무에 관해 알려줄 공지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I don’t have any administrative announcements to share at this time.)

국무부 대변인은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인력 배치 방안 검토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We look forward to reviewing staffing arrangements at the earliest opportunity.)

국무부 대변인은 현재 진행중인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북한인권특사 자리가 없어지거나, 해당 직책의 관련 업무가 기존의 다른 부서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국무부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인권특사 임명 여부를 포함해 포괄적 대북정책 검토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학자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아예 없앨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CFTNI) 선임국장은 (17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국무부 내부 소식은 접한 바 없다면서도, “대북정책특별대표직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대북정책 특별대표 인선의 경우 정권인수 과정에서 이미 이뤄졌어야 할 사안이지만 그러한 노력은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 관련 특사직 인선이 지연될수록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등 산적한 국내 현안으로 북한에 대응할 정치적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더욱 방증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인선을 의무화하는 법적 요건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같은 기존 국무부 직책에 관련 책임을 맡기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 동아태차관보 대행으로 지명된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의 경험으로 볼 때 그의 인준이 마무리된다면 그가 대신해 대북특사의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sung_kim.jpg
사진은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 지명자. 대북특사의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한편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17일) “예전부터 국무부 내에서는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필요성을 두고 종종 찬반 논쟁이 있어온 게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무부 내에 포괄적인 한반도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코리아데스크, 즉 한국과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대북정책에 관한 추가 역할 분담이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그 반대 의견이 대립해 왔다는 겁니다.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 국장 역시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맡아 온 책임이 국무부의 다른 기존 직책으로 이전되는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메릴 전 국장은 특히 미국과 북한 사이에 어떤 교류도 이뤄지지 못하는 현재 상황은 물론,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펼친 대북정책과는 다른 결의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인선하지 않는 것도 전략적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는 “특사직은 때때로 미국이 특정 사안을 중요시한다는 상징성을 과시하는 데 사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직책이 반드시 무거운 외교 업무를 맡고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없애는 게 의도하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은 매우 느려 보일 뿐 아니라 인상적인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메릴 전 국장: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 자신을 구별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다만 얼마나 기다릴 수 있습니까? 북한은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봄이 오면 날씨가 더 따뜻해질 것이고, 여러 무기시험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게 될 겁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를 북 측에 전할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릴 전 국장: 지금 당장에도 미국이 진지하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수 있습니다. 미북 간 이산가족상봉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 인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 역시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최대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민수물품 등 북한주민들의 생활에 직접 연관된 부분에서 가해진 제재가 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달리 북한인권특사 인선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의 중요성을 적극 옹호해온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직을 아예 없앨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인권특사직 역시 기존의 국무부 관리가 겸임하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북한인권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 인선을 진행하려 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다만 “우리가 모두 조금 더 인내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검토 과정 중에 향후 미 정부의 대북정책 및 관련 인선에 관한 과도한 해석을 제기하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공석인 북한인권특사 인선과 관련해서는 미국 의회에서도 조속한 인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앞서(4일) 미국 정부가 미북 간의 가능한 이산가족상봉 가능성을 여러 방면에서 모색하도록 규정하며, 북한인권특사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는 법안이 하원에 발의된 바 있습니다.

법안의 공동발의에 참여한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자유와 기본 인권 보장을 위하여 인권특사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한 절차라고 보기 때문에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가능한 한 속한 시일 안에 특사를 임명하도록 촉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영 김 의원은 “가족 상봉은 한반도의 안보와 북한의 비핵화와 더불어 너무나 중대한 관심사”라며, “북한은 도발을 중단해야 하고, 독립된 검증이 가능하고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와 특사직 인선 여부 등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 날 지 주목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