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의 현주소]<3> “북 정권 행동 바꾸는 게 목표”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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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대북제재의 의미와 효력을 설명 중인 매튜 츠바이크 전 하원 전문위원.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대북제재의 의미와 효력을 설명 중인 매튜 츠바이크 전 하원 전문위원.
RFA PHOTO/이규상

앵커: 대북제재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며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 등 태도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최근까지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대북제재 관련 입법활동을 주도했던 전직 미 의회 전문위원이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는 이제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실질적인 효력이 나타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개성공단을 대북제재 예외로 인정하는 문제는 강제노동 등 인권과 직결된 사안이어서 북한의 태도변화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회기까지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대북제재 법안 작성을 주도한 매튜 츠바이크(Matthew Zweig)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을 한덕인 기자가 직접 만났습니다.

그래픽 – 김태이

<기자> 대북제재의 현황을 본격적으로 짚어보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 나타난 대북제재의 효력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매튜 츠바이크] 대북제재는 구조적 측면에서 매우 심도 있는 폭과 범위를 갖춘, 가장 중요한 제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만이 아닌, 유럽연합(EU),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관여하는 사안임은 물론,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제재 완화 요구에 특별히 집중한 점도 제재로 인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회담에서 요구한 사안이 현실적이든 아니든 간에 북한의 기존 태도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재로 인한 반응은 상당히 느리게 돌아온다고 할 수 있고, 제재가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또 북한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는 사실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해 미국 의회와 행정부 모두 지난 2016 - 2017년 사이에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당시 미국에서는 의회가 대북제재의 방향성을 제시하면, 행정부가 곧바로 지지해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등 두 정부 기관 사이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졌습니다.

또 오바마 행정부에서 마련한 대북제재의 기반이 트럼프 행정부로 넘겨지는 과정은 매우 매끄러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반이 존재한다고 해도, 대북제재는 아직까지도 비교적 새로운 사안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집행과 제재 우회 시도를 방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제재가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기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매튜 츠바이크] 여러 요소에 작용받는 복합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딱히 짚어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제재의 효력은 한 정권의 경제 체제와 연루된 조직들이 세계 경제에 어떻게 통합되어 있는가에 달렸습니다.

과거 중국계 은행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가 북한의 돈세탁에 연루돼 파산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처럼 제재 회피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불법행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경향은 날로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재 회피는 ‘주요길목(Choke Point)’과 관련해서도 밀접하다고 할 수 있는데, 북한은 여러 주요길목에서 제재 위반 행위를 과거에 저지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다각화된 회피 방안을 마련하는 데 능숙할 겁니다.

사실상 제재의 검증은 ‘과학보다 예술(More of an art than a science)’에 가깝다고 부를 만큼 모호한 점도 없지 않습니다.

또 제재의 효력이 발휘되는 기간은 한 국가의 경제적, 국제적 지위 등 국력에도 밀접히 연관돼 있는 사안입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모여 제재 대상의 종합적 행동 변화(Aggregate behavioral change)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미 의회에서 대북제재 법안을 구상하시던 당시 북한의 고위급 간부에 대한 압박을 우선사항으로 염두에 두셨나요?

[매튜 츠바이크] 네 그렇습니다. 법안의 목적은 북한 정권의 행동 변화를 촉진시키는 데 있습니다.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장기적인 변화(enduring behavioral change)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말이죠.

저는 법안이 그런 측면에서 충분히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도 어느 정도 선까지는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은 계속해서 ‘밭을 가는(constantly tilling the soil)’ 단계에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어떤 측면에서 북한의 행동 변화를 목격했다는 말씀이신가요?

[매튜 츠바이크] 북한이 이제는 협상에 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지난 미북 협상에서 김 위원장이 강력하게 요구한 제재 완화가 제제로 인한 북한 정권의 고충을 방증하는 요소란 말씀이시죠?

[매튜 츠바이크] 네.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요구한 5가지의 제재 완화 요구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도한 요구였다고 보시나요?

[매튜 츠바이크]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협상에서 현실적인 요구를 제시할 필요가 있는 동시에 미국도 제재 완화 결정으로 인한 파급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행정부와 입법부가 다르다고 흔히 부르는 사안 중 하나는, 행정부는 지울 수 있는 연필로 글을 쓰지만, 의회는 펜으로 글을 쓴다는 점인데요. 유연성이 있는 행정부의 명령과는 달리 의회에서 나오는 사안들은 법적 구속력을 지니고, 수정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제제 완화를 명문화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기자>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예외조치는 가능한 사안인가요?

[매튜 츠바이크] 개성공단이 특히 흥미로운 점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추가로 강제노동(“US sanctions relevant to the use of slave labor”)에 관한 미국의 제재도 받고 있다는 점인데요, 미국이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반대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북한 정권의 강제적인 노동력 사용에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온 모든 제품들은 강제노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하며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강제노동의 결과물이란 인식(Rebuttable assumption)을 가진다는 말이죠. 즉,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 급여가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다고 본다는 말입니다.

미 국토안보부의 관세국경보호청에는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적발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존재하는 만큼 민감한 사안입니다. 북한만 다루는 건 아니지만 북한이 주요 대상임은 확실합니다.

인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인권과 관련해 별다른 변화가 없는 북한 정세로 봐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이러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지금으로썬 낮다고 봅니다.

북한이 행동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예외조치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기자> 의회 보좌관에 있을 당시 작성했던 북한 관련 법안과 최근 발의되는 법안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매튜 츠바이크] 우선 대북제재와 관련해 미 의회는 매우 초당적인 노력을 쏟았습니다. 북한 문제는 절대 당파적인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의회에 있을 당시에도, 저는 공화당 진영에 있었지만 대북제재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보좌관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협력했습니다.

또 지금도 양 당의 공통된 노력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범위의 초당적인 협력 속에도 여전히 견해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특히 하원에서 감독권한을 행사하려 하는 듯한데요.

과거 2013년부터 2014년까지의 하원외교위에서 대북제재의 탄력을 가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지만 비교적 이 사안에 관심이 낮았기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당시 일부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제재를 많이 받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5-2016년 사이에는 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사안이 떠올랐고, 북한은 당시까지도 눈길을 끄는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2016-2017년 시기에 들어서야 미 의회는 본격적으로 대북정책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부 특정 상하원의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입법 측면에서 북한에 투자한 노력이 성공하길 원하고 있으며, 그들이 관여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입법 내용의 차이점과 관련해서는 제가 이제 의회를 벗어난지는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가 의회에 처음 발을 들였던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도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이에 대한 미 의회의 인식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지금 현 상황에 맞는 다른 접근법이 딱히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기자> 의회에서 2016년쯤 시작됐다고 언급한 대북제재에 대한 ‘모멘텀,’ 즉 동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매튜 츠바이크] 과거 성공적으로 평가됐던 외교에서는 항상 미 의회와 행정부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외교를 위해서는 행정부와 의회의 협력이 가장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행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의회에 미북협상에 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 통일된 목소리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북정책이 당파적인 사안으로 변질되는 위험을 끌어안을 필요는 없습니다.

행정부가 지금까지 잘 해왔다거나 못 했다거나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회를 껴안고 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기자> 네. 츠바이크 연구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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