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셈법’에 미 ‘기존 해법’ 응수…대치 길어질 듯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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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새 셈법’에 미 ‘기존 해법’ 응수…대치 길어질 듯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 시에 미북 양국기가 게양된 모습.
/AP

앵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미국과 북한의 강대강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셈법 요구에 미국이 전통적인 해법을 다시 들이밀면서 당분간 미북 관계의 진전은 어려울 걸로 내다봤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 최근 (3월29일) 백악관 정례기자설명회.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 간 만남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외교적 접근에 포함될지 여부를 묻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간 만남은 없을 거라고 답합니다.

[젠 사키]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를 것이며 그의 의도는 아닐 겁니다 (I think his approach would be quite different, and that is not his intention).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려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하향식 접근 대신 전통적인 상향식 대북 외교를 추진할 뜻을 재차 강조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후보 토론에서도 북한이 핵 감축에 동의할 때만 김정은 총비서와 만남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이 핵능력을 축소하는데 동의한다는 조건하에 (김정은 총비서를) 만날 의향이 있습니다. 한반도는 핵무기 자유지역이 돼야 합니다 (I would meet North Korean leader) under condition that he would agree that he would be drawing down his nuclear capacity. The Korea peninsula should be nuclear free zone.

당시 제시한 조건이 현재도 유효한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국무부 대변인은 “아직 (대북)정책검토가 진행중이고, (정책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는) 속단하지 않겠다 (The review is ongoing and we are not going to prejudge it)”고 답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대변인도 즉답을 피한 채 “정책검토가 아직 진행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바이든, 김정은과 만날 의향 없어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전통적인 외교를 펼치기 때문에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기 힘들다고 예상했습니다.

[켄 고스] 제 생각에 바이든(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날 의향이 없어 보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정치인입니다. 그가 김정은을 만난다면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굉장한 이슈가 되겠죠.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굉장히 다른 상황입니다. 그(트럼프)는 전통적인 정치인이 아니었고 (이슈가 된다고 해도) 넘어갈 방법이 있었죠. 바이든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 (총비서)를 아예 만날 생각이 없을 겁니다 (Biden probably has no intention of ever meeting him).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려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텐데, 북한이 비핵화 관련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켄 고스] 북한이 비핵화 관련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보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북한을 방문하거나 혹은 (두 정상의) 만남을 추진할 만큼의 보상말이죠. 그래서 둘의 만남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외교적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두 정상의 만남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났던 방식으로 북한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명확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며 “미국은 북한이 국제 정세와 걸맞는 협력적인 입장을 보이길 원하며, 비핵화를 위해 힘쓰고 자국 내의 인권문제를 다루길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먼저 핵과 인권 문제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양국간 강대강 기싸움 계속 될 것

고스 국장은 양국 간 강대강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걸로 전망했습니다.

[켄 고스] (양국간의 대화는) 지금 이 시점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현재 (북한에게) 제재 완화 같은 협상안을 제안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아무런 대가없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고 싶어하지 않죠. 두 나라는 모두 자신의 전통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북한은 비핵화를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고,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논하지 않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국장도 “북미 간 긴장이 더 심화되고 있어 지금 이 시점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 주 내에 (대북정책) 방향성이 발표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압박을 강화하는 쪽으로 집중하는 것 처럼 보인다”며 “북한 역시 미사일 시험발사로 선제공격에 집중하고 있어 슬프지만 현재는 (과거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수 김 분석관도 이런 상황 아래서 북한이 또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을 계속 이어나갈 걸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그(김정은 총비서)는 아마 원하는 결과를 곧바로 얻지 못하겠지만 이러한 도발이 북한관련 사안이 계속 미국의 감시망에 걸리도록 하고 미국에게 (북한은)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계속된 압박에 미국 역시 대북제재와 압박 강화로 응수할 걸로 수 김 분석관은 예상했습니다.

전통적 외교 복귀… 미북 관계 당분간 나아지지 않을 것

고스 국장은 미국이 대북정책 재검토를 끝내고 새 정책을 공개해도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을 걸로 내다봤습니다.

[켄 고스]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이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전략적 인내의 회귀라면 미국과 북한의 대립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북관계의 진전은 (당연히) 없고,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 실험을 강행하는 상태 말이죠. 이러한 이유로 대북정책검토가 끝난 뒤에도 별다른 진전은 없을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우리가 모두 놀랄만한, 즉 비핵화만이 아닌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대북정책을 들고나오지 않는 이상 말이죠.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면서 도발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온 북한에 ‘비핵화가 먼저’라며 전통적인 외교 카드로 응수한 미국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미북관계는 타협점을 찾지 못 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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