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긴급 설문] 미 전문가 12명 “북핵 리비아 해법 불가능”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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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장면.
사진은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장면.
ASSOCIATED PRESS

앵커: 오는 4월 말과 5월로 각각 예정된 남북, 미북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문제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를 대상으로 북핵 해법에 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직 미국 정부 관리와 학자 등 전문가들은 대체로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이란식 해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곧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식 해법’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지켜본 북한이 수용할 리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전문가들의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존 볼턴] 이번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13~14년 전에 리비아의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 주 오크리지의 안보단지 창고에 리비아의 핵 시설물을 보관하는 것과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다른 대화는 없는 것처럼 말이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운반 가능한 핵무기 완성을 위한 위장술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지명(3월 22일) 직전인 지난 3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내용입니다.

당시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에 나서는 의제와 관점은 북한의 비핵화라며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 것처럼 북한의 핵 시설물을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안보창고에 보관하는 것이 회담의 핵심 내용이며 이 외의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해법’은 핵 포기에 합의하고 핵 물질과 시설물 등을 미국에 넘겨준 뒤 비핵화 검증을 거쳐 국교 정상화, 경제적 지원 등을 받는 이른바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가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에 적용하기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비핵화 방식을 놓고 한미 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 RFA 긴급 설문조사에 응한 12명 전직관리와 전문가

-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에 적용하기 어려워” 한목소리

- 북한과 리비아 상황 다르고, 북한도 리비아식 해법 받아들이기 어려워

- 다른 모델의 적용 아닌 북한 고유의 독특한 해결방안 고민 필요


이처럼 ‘리비아식 해법’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내 전직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특보, 윌리엄 뉴컴 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미국 대표 등 12명의 미국 전직관리와 전문가들은 3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미국이 북한에 리비아식 해법을 강요할 힘이 없고, 북한도 리비아식 핵 폐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리비아와 북한의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북한과 협상에서 무조건 리비아식 해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게리 새모어 전 조정관은 ‘선 핵폐기, 후 보상’방식인 리비아식 해법이 북한 핵 폐기에 ‘탁월한 예(excellent example)’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리비아 방식을 강제할 힘이 없다고 지적했으며 데니스 핼핀 전 하원 외교위 전문위원도 핵을 포기한 뒤 권좌에서 밀려나 비참한 최후를 맞은 카다피의 운명을 잘 알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리비아식 해법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인권특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11년 자신이 북한인권특사로서 평양을 방문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난 자리에서 과거 톰 랜토스 의원과 리비아식 핵 포기를 논의했던 사례를 언급하자 김 부상이 “북한은 리비아의 사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리비아에 대한 언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 문제에 리비아식 해법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고(incredibly unrealistic) 거만한 데다(arrogant) 멍청하기까지 한(stupid) 생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도 리비아와 북한은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고, 리비아가 북핵 문제 해결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조차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은 한발 더 나아가 존 볼턴 신임 보좌관의 대북 영향력에 회의적인 견해도 밝혔습니다.

이처럼 자유아시아방송의 설문에 응한 12명의 전문가는 대체로 리비아식 해법이 북핵 협상에서 적용될 수 없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 대다수 전문가, 북핵 협상에서 포괄적 해결 방안 제시

- 리비아식 모델과 이란식 모델 결합한 방식

- 비핵화를 조건으로 외교∙무역과 투자 정상화, 민간교류 재개 등 일괄타결도 고려

- 모든 우려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안 중요, 9∙19 공동성명이 대안

- 이란식, 우크라이나식도 북한에 적용 안 돼

전문가들은 대신 북한의 독특한 상황을 고려한 포괄적인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전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 북한전문가는 사전 약속이라는 리비아 모델과 매우 상세한 조치∙검증 과정을 담은 이란식 접근 방식을 결합한 포괄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전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선임고문도 북한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응한 미북 간 외교 정상화, 사회주의 체제 개혁에 대응한 양국 간 무역과 투자 정상화, 그리고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낡은 법체계 개선에 대응한 민간교류 재개 등 3가지 일괄 타결 방안을 고려해볼 사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CNA 국제관계국장도 미국과 한국이 제재 완화와 안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잠정 동결시킨 뒤 점진적으로 핵 폐기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매닝 선임연구원도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단으로 모든 우려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인 방법을 제안하면서 2005년 9월에 합의한 ‘9∙19공동성명’의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리비아식 해법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란식 해법과 우크라이나 식 해법에 관해서도 대다수 전문가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핼핀 전문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식 해법을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으며 매닝 선임연구원도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이란식 해법은 불가능하고, 안전보장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우크라이나식 해결 방법도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결국,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다른 나라의 사례와 모델은 쓸모가 없으며 북한의 독특하고 특별한 상황에 맞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설문에 응한 주요 전문가들의 답변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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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킹 PHOTO: CSIS (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로버트 킹 (Robert King) :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2011년 방북 때 김계관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2005년 톰 랜토스 하원의원과 평양을 방문해 리비아식 핵 폐기를 논의했던 사실을 언급했던 적이 있다. 당시 리비아의 카다피가 축출당한 이후였는데, 김 부상은 카다피의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은 절대 리비아의 사례를 따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북 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리비아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리비아와 같은 결과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는 게 회담을 준비하는 데 있어 더 생산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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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인혼 PHOTO: US-Korea Institute at Johns Hopkins SAIS

로버트 아인혼 (Robert Einhorn):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 연관성이 없다. 당시 리비아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거의 시작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작은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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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브라운 RFA PHOTO/ 이상민

윌리엄 브라운 (William Brown): 조지타운대학 교수, 전 미 NSA 동아시아 국가정보조정관 선임보좌관

핵 군축에서 ‘모델’이란 단어가 적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례도 적을뿐더러 각각의 사례도 전적으로 독특하기 때문이다. 리비아나 그 밖의 어느 경우에도 유사점을 거의 발견할 수 없다.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RFA와 한 회견에서 “북한에 경제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 건 올바른 시작이다. 두 번 다시 북핵 프로그램을 ‘사는(buy)’ 노력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건 핵 개발이 가져온 체제 불안의 위험을 제거하는 게 될 것이다.

북한의 수출 능력을 사실상 종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만장일치 제재조치는 이같은 국제사회의 반감을 강력히 나타낸 표시이다. 지난 2월, 북한은 고작 900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중국에 팔았고, 어떠한 기계류나 전자 제품, 자동차, 곡물, 휘발유, 디젤, 석탄, 철강 등의 수입이 전무(zero)했다. 그래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에 간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적대행위를 끝내고 정권 안정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이 체제 안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더 많은 위험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우리는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지만, 북한과 협력해 사회주의 체제를 개혁하고, 세계 무역과 투자 공동체에 끌어들임으로써 불안정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협정을 명확히 이행할 수 있는 회담을 제안해야 한다고 본다. 외교 정상화를 대가로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 사회주의 체제를 개혁해 양국 간에 정상적인 또는 우선적인 부문의 교역과 투자를 허용하는 것, 그리고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낡은 사법제도를 없애고 민간교류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미국과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거두면 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전할 텐데, 이는 압박과 관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성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런 맥락에서 ‘모델’은 쓸모가 없다. 오직 북한의 독특하고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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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새모어 Photo: 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

게리 새모어 (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리비아 모델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와 제재 완화를 대가로 리비아의 모든 핵시설과 장비 등을 물리적으로 제거했기 때문에 리비아식 모델은 북한의 무장 해제에 관한 완벽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미국은 북한에 리비아 모델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북한과 핵 협정을 체결할 경우 제재와 경제협력, 정치적 조치를 대가로 북한의 핵 능력을 제한하는 ‘이란식 모델’에 근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란 모델조차 영변 이외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과 검증 조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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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릴 Photo: SAIS

존 메릴 (John Merrill): 전 국무부 정보분석국 동북아국장

리비아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관해 협력하는 데 주저하게 만들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의 대북정책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본다.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 정치계에서 선전(playing well)하고 있으며,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앞장서서 상대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재앙을 막고 탄핵도 넘어설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볼턴 신임 보좌관이 이를 망치게 할 것으로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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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핼핀 Photo: US-Korea Institute at Johns Hopkins SAIS

데니스 핼핀 (Dennis Halpin): 전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나는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이 리비아의 트리폴리를 계속 방문하면서 핵 문제에 관한 외교활동을 벌일 때 일한 경험이 있다. 리비아 모델은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나토 동맹국들, 그리고 미국 의회가 당시 카다피에게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라고 설득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카다피에게는 좋지 않았다. 2011년 리비아에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에 이어 내전이 발발했고,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를 제거하려 했다. 서방국가도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카다피를 공격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카다피와 그의 친척들에게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1년 10월, 배수관에 숨어 있던 카다피는 반군에 의해 길거리로 끌려 나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김정은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이후 서방국가가 카다피와 약속을 어긴 것과 카다피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리비아의 모델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또 만약,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2003년의 대량살상무기의 포기가 아닌 2011년 반군의 무장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절대적 경찰국가인 북한이 결코 김씨 일가에 대항하는 어떤 기회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카다피가 굴욕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은 김정은에게 보여줄 좋은 모델이 아니다. 자칭 ‘핵보유국’이라는 북한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 더 신중한 일일 수 있다. 또 동맹국들과 함께 김정은에 대한 봉쇄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며 강도 높게 비판한 이란식 모델을 북한에 제안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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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엄 Photo: 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

프랭크 엄 (Frank Aum):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 북한 전문가, 전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

만약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하는 리비아 모델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먼저 포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미국만 북한 여행 금지를 완화하거나 외교 관계의 개선 등 약간의 양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북한이 30년 넘게 개발해 온 핵 프로그램을 빠르게 폐기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북한은 미국에 제재 완화, 평화 체제, 관계 정상화, 에너지 지원,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 등을 포함한 상당한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나는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동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호하는 것은 리비아에 모델에 이란 모델을 합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약속 선행을 포함한 포괄적인 합의에 동의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험을 즉시 동결하고, 국제감시단이 수년에 걸쳐 의심되는 현장과 시설을 검증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비핵화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평화 협정과 정상화 회담을 동시에 추진하고, 상당한 경제, 에너지,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제재 완화와 일부 주한미군의 철수에 이르기까지 ‘행동대 행동’에 합의하는 것이다.

이 접근방식은 사전 약속이라는 리비아 모델과 매우 상세한 조치, 중재와 검증 과정을 담은 이란 접근 방식을 결합한 포괄적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에 맞춰 새로운 맞춤형 접근 방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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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뉴컴 PHOTO: US-Korea Institute at Johns Hopkins SAIS

윌리엄 뉴컴 (William Newcomb) : 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더 고도화하고 제재 완화를 위해 시간을 벌려 할 것이란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고 본다. 미북 정상회담의 협상장에서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로 가기 위한 협상의 시작부터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때 상호 간에 수용할 수 있는 명제, 조건, 회담을 위한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당장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과거 회담을 돌아보면 이같은 온건한 목표조차 매우 야심찬 것이지만, 상호 간 양보를 통해 달성해야 할 불가피한 조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출발점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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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매닝 PHOTO: Atlantic Council

로버트 매닝 (Robert Manning):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리비아 모델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오만하며 어리석은 생각이다. 카다피가 핵을 포기하자 우리는 리비아를 침략해 그를 몰아냈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오히려 리비아 모델은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해야 할 가장 큰 이유이며, 미국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는 북한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또 핵무기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단은 모든 우려를 해결하는 포괄적인 방법이다. 그 출발점은 2005년 9월에 합의한 ‘공동성명’을 다시 선언하는 것인데. 이 합의는 상호 간의 불신과 북한이 핵무기를 원하는 동기 등을 전제하면서 북한 에너지 지원, 경제 지원, 투자,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 안전 보장, 그리고 평화 협정 등을 제시했지만, 모든 사안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란이나 우크라이나식 해결도 말이 안 된다. 이란 핵 협상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 이 거래를 무효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례는 더 나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안전 보장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침략했을 때 도망쳐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신용에 큰 타격이었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모델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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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고스 Photo: CNA

켄 고스 (Ken Gause): 미국 CNA 국제관계국장

리비아 모델이 북한에 적용될 것이라고 믿는 데 매우 의심스럽다. 북한은 리비아와 달리 김정은의 정통성과 정권이 연계된 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북한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리비아 모델은 경제와 안보 인센티브에 관한 모호한 약속을 하면서 핵 프로그램의 포기를 요구하는 것인데, 국제사회는 그동안 북한 정권의 교체를 지지해왔고, 이는 북한에 교훈이 됐다.

북핵 동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한미 양국은 제재완화와 안보를 제공하고 북한은 어떠한 실험이나 확산, 도발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제재도 철회될 수 있고, 북한은 검증과 핵 폐기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차근차근 취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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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팔 Photo: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더글라스 팔 (Douglas Paal):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부회장

간략히 말하면, 리비아 모델은 북한에 적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 관리들은 리비아를 부정적인 사례로 들고 있는데, 리비아가 제재 해제를 대가로 핵과 화학무기의 개발을 포기했지만, 미국과 서방국가가 이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체제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서방국가의 리비아 공격은 카다피 정권과 독재자의 최후를 불러왔다.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면서 따라 하고 싶은 모델이 아니다. 오히려 리비아처럼 공격당하는 것을 사전에 막는 데 필요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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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쉔저 Photo: Foundation for the Defense of Democracies

조너던 쉔저 (Jonathan Schanzer):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부회장

다른 나라의 핵 폐기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핵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데 있어 어떤 두 나라도 정확히 같지 않다. 단 미국의 권력에서 나오는 위협이 핵보유국이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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