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미북 정상회담 현재로선 어려워”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4-0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PHOTO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 싱가포르 합의 건너뛰고 ‘빅딜’로 직행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비핵화 문건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문건엔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반출하고 탄도미사일은 물론 생화학무기와 관련 시설을 완전히 해체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문건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사실상 리비아식 핵폐기를 북한에 요구한 듯합니다. 미국의 의도, 과연 뭐였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 대로 좀 강력한 요구인 듯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구요, 제가 듣기로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했던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그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당시 볼턴 보좌관이 정의용 실장에게 그런 생각이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이 거기에 응할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거든요. 그리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물었더니 김 위원장이 ‘미국만 협력해 주면 1년 이내에 비핵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걸 토대로 미국 쪽에서는 일단 싱가포르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이후에 미국이 몇 차례나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얘기했는데 북한이 전혀 응하지 않고 김 위원장도 이번 하노이 회담때 미국 측에서 비핵화 의사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계속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일단 조금이라도 비핵화 할 뜻이 있다고 하면 ‘스몰 딜’이라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전혀 그런 의사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서 싱가포르 합의는 없는 걸로 하고 ‘빅 딜’을 하자는 그런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국의 의도는 싱가포르 합의는 없는 걸로 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한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 요구 수용하기 어려워

<기자>문제는 북한이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서 과연 이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대로, 북한 입장에서는 싱가포르 합의는 ‘금과옥조’같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싸인한 문서이니까 북한이 그걸 무시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쩔 수 없이 싱가포르 합의를 파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지도력이 떨어진다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면 일단 싱가포르 합의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현재로선 수용이 쉽지 않을 거라는 말씀이신데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몇 달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방금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좀 어려울 듯합니다. 일단 북한은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그런 노력을 해야 하거든요. ‘우리가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하자고 설득했는데 미국이 전혀 응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이 필요할 듯합니다. 먼저 외교적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에 접근해서 설득하다가 그래도 미국이 응하지 않거나, 아니면 미국의 제재 압박이 너무 심하니까 북한 내부에서 인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하는 그런 상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직은 그런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제가 보기에 당분간은 3차 미북정상회담은 어려울 듯합니다.

, 한국 중재안 받기 어려워

<기자>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주요 의제는 교착상태인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 타개일 듯한데요, 양국 정상 사이에 어떤 논의가 오갈 걸로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듣기론 원래 한국 정부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전부터 계속해서 한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길 원하기 때문에 올 해 1, 2월 시점에 생각했던 게 있습니다. 당시 미국 쪽에서는 북한에 비핵화하라고 요구하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만 포기할 테니까 대신 제재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때 한국 정부가 하려고 했던 건 미국 쪽에 일단 영변만 비핵화하더라도 그건 큰 진전이니까 수용하자고 얘기하고 북한 쪽에는 제재완화까지는 어려울 테니까 미국이 해 줄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사회문화적 교류에 더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도는 재개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겠다고 얘기했지요. 제가 듣기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뿐 아니라 서훈 국정원장도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일단 합의는 빅 딜로 하고 이행은 북한이 원하고 있는 동시행동, 단계적인 조치로 하자’고 제안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그런 모양새를 보장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 자유조선 활동 심각히 받아들일 것

<기자> 북한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사건에 미국이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주시하고 있다는 첫 공식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미칠 파장,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이 사건 이후에 여러 사람에게서 얘기를 들었는데요 이번에 지명수배된 자유조선 조직원 중 한 사람이 2013년께 한국을 방문해서 북한인민해방전선이나 김일성동상을까는모임에서 활동하는 탈북자들과 접촉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북한 내에서 여러 테러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로 이들에게 협력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후 6년이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 후에 상황이 바뀌었지만 최근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을 보면, 북한에선 (김일성) 동상이 한국의 편의점 수보다 많다고 하니까 동상 한두개 파손하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이어나면 북한 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니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겠지요. 저도 과거에 김 위원장에 관한 기사를 썼다가 북한 측에서 ‘인간 쓰레기’라고 공격받은 적이 있거든요. 최고지도자에게 도전한다는 건 북한으로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만약 그런 걸(동상훼손) 한다거나, 지금도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FBI와 관련있다고 하면 북한 스스로도 무시할 수가 없을 겁니다. 과거 방코델타아시아 사건 때 ‘왜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고 한국 정부 관계자가 북한 측에 물어봤더니 ‘숫자(액수)가 문제가 아니고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소유자)이 문제’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최고 지도자의 계좌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했다는 거죠. 자유조선이 최고지도자를 상대로 활동한다고 하면 북한이 가만있지 않을 것 같고 거기에 미국 정부가 연계된다고 하면 더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