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제2의 류경호텔 전락 우려”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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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 어려움 속 기존 입장 당분간 계속 유지 입장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일 당과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회의를 열고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습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긴장된 정세’ ‘자력갱생’ 같은 용어들이 눈에 띄던데요, 북한의 앞으로의 행보, 어떻게 예상하시겠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네 김위원장의 발언 중에 말씀대로 ‘자력갱생’이나 ‘간고분투’같은 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말들은 보통 북한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될 거라고 예상하고 그렇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당분간 계속 유지한다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현재 경제적인 상황이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인 듯합니다. 이 때문에 군사도발은 하지 않고 대화는 계속하고 싶다는 건 분명한 듯합니다. 싱가포르 합의는 최고 지도자가 서명한 금과옥조이니까 바로 다른 방향으로 변경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 싱가포르 합의 이후에 계속 주장해온 노선은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나 저는 예상합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주장했습니다. 동의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동의합니다. 제가 듣기로도 미국 정부는 2017년 이후 추가한 대북제재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점차 어려움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도 현재 상황이 장기화하면 핵 보유국 지위를 국제사회로부터 묵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 나쁜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요한 게 저는 두 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원유, 에너지이고 다른 하나는 외화가 중요합니다. 외화가 점점 고갈되면 김 위원장과 당 간부들을 한 데 묶어주는 수단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옛날 같으면 외화가 없다고 해도 ‘공산주의가 좋다’는 사상적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김 위원장이 돈이 없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대량 탈북사태 우려…단속 강화 움직임

<기자> 그런가 하면 중국이 탈북자와 밀수 단속을 위해 북한과 접경지역에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적용한 검문소를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고 탈북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라는 분석인데요, 북중 국경지역의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탈북자들도 평양이나 지방 도시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통화하면 두 번째 고난의 행군이 발생하면 대량탈북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1990년 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사망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너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바로 탈북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심양이나 단둥같은 지역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공안 당국끼리 협력해서 같이 단속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합니다.

<기자> 북한 내부 소식인데요,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감사에 들어갔다면서요?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이 배경인 듯한데 본격적인 책임추궁이 시작된 듯합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지금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하노이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통일전선부와 외무성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단 일부에 대한 혁명화조치는 피할 수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혁명화교육이라는 건 가장 가벼운 조치로 김일성고급당학교에 보내 두 달 정도 김정일 노작이나 김일성 교시 등을 교육시키는 건데 아직 확인은 안 됐지만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김영철이나 리용호 그런 사람들은 괜찮고 그 밑에 있는 김혁철, 김성혜 등은 교육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주민동원 삼지연 개발 둘러싼 우려 커져

<기자>김 정은 위원장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당 재정을 투입해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원산과 삼지연 개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요? 어떤 배경인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말씀하신 대로 김 위원장이 4월4일에는 삼지연을, 6일에는 원산갈마관광지구를 시찰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제재가 계속된다는 얘기도 나오니까, 부족한 재원이나 외화가 낭비되지 않도록 혹시나 김 위원장이 추진해온 원산갈마관광지구 개발이나 삼지연군 개발이 취소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계속한다고 하니까 매우 실망했다고 합니다. 원산의 경우는 올 해 10월 10일 대신 내년 4월15일까지 완공한다고 하는데 세 번째 연기됐습니다. 일단 건물 외양은 건설할 수 있지만 내부 장식이나 엘리베이터 등은 중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지 못하면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결국은 완공하지 못한 평양 류경호텔같은 건물이 대량으로 발생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구요. 삼지연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원산갈마관광단지는 북한군이 담당하고 있구요 삼지연은 최룡해 조직지도부장이 주도하면서 일반 시민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도 인민반마다 몇 명씩 강제로 동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완공될 때까지는 집에도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니까 공사에 투입된 주민들 사이에서 언제나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의 해외 공관 중 본국으로 각종 물자를 공급하는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 대사관이 중국 베이징과 베트남의 하노이 등 두 곳에 불과하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그건 김정은 위원장 자신이 증명했는데요, 무슨 말이냐면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대사관은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과 하노이 주재 북한 대사관밖에 없습니다. 왜 김 위원장이 지난해 베이징에서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을까, 제가 들은 이야기는 그냥 대사관 성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베이징 대사관이 큰 공헌을 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삼지연 개발과 관련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관광수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삼지연을 방문했을 때 그냥 관광만 하는게 아니라 고급 리조트, 즉 휴양시설에서 묵거나 고급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3년 전에 북한 당국이 삼지연 고급 의료시설에서 사용가능한 의료용 침대 10개 정도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는데 결국 외무성 산하의 베이징 대사관에서 다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베이징 대사관에 의료용 침대를 더 마련하라고 지시가 내려왔고 결국 지난해까지 100개 정도의 의료용 침대를 확보해 북한에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에 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너무 고생했고 중국 관계자들에게 김일성대학 유학을 허가해 줄 테니까 대신 지원해 달라거나 하는 방식으로 애를 썼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지난해 베이징 대사관을 방문한 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최근에 북한에 의미있는 물자를 보낼 수 있는 해외 공관이 베이징과 하노이 정도밖에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난 2월에 김 위원장이 하노이 대사관을방문한 것도 앞으로도 로얄 패밀리를 위해서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이런 얘기를 해준 제 소식통은 그 때 하노이 공관원들도 복잡한 마음이었을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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